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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 박보영, "뽀블리? 감사…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 (종합)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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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수현 기자) 데뷔 후 1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한결같이 사랑받는 배우가 있다. 박보영은 최고의 자리에 올라봤지만 여전히 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배우였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박보영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거대한 지진이 모든 콘크리트를 쓸어버린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아파트 안과 밖에 살아남은 이들의 사투를 그리는 작품이다.
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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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은 간호사이자 민성(박서준)의 아내 명화 역을 맡았다. 그는 눈앞에 죽음이 도사리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다친 이들을 돌보는 따뜻한 마음과 강인함을 지닌 캐릭터다.

명화는 이타심이 강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박보영은 답답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며 "재난 상황이 발생하고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겪는다. 명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념을 가지고 가기 때문에 평평하게 보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유일한 인물이니 잘 그리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게 저희 영화의 매력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냐에 따라서 캐릭터 해석이 달라진다"라며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보영은 엄태화 감독이 명화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선명한 그림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촬영할 때 다른 배우에게는 디테일한 디렉션을 안 줬다고 들었는데 저한테는 디테일하게 주셨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감독님은 엄청 섬세하시다. 디렉션을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요'가 아니라 '명화라면 이렇게 했을 것 같은데 어때요?'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라고 회상했다.

이번 작품은 박보영이 '너의 결혼식'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그는 "이번 작품 촬영은 2년 전에 했는데 개봉이 1년 밀렸다. 시간이 그렇게 빨리 흘렀나 싶긴 하다. 많이 하고 싶은 마음은 늘 있기 때문에 의도한 건 아니었다. 복귀라는 단어가 그렇긴 하지만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작품이 '콘크리트 유토피아'여서 만족스럽다"라고 이야기했다.
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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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박보영은 "시나리오 봤을 때 한숨도 많이 쉬었고 세 번 정도 멈추면서 봤다. CG와 편집이 다 돼 있는 상태에서 마주했을 때 내가 느꼈던 것들이 영화에 잘 담긴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라면서 "이 영화를 너무 하고 싶었던 건 결국 명화의 마지막 대사 때문이었다"라고 밝혔다.

박보영은 "마지막 장면을 봤을 때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대사를 듣고 관객들이 생각하는 게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자 명화의 마지막 대사는 영화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엔딩이 크게 느껴졌기에 잘하고 싶었다는 그는 "긴장도 하고 욕심도 부려서 테이크도 많이 가고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했다. 대사를 바꿔보기도 하고 없애기도 했다. 감독님도 메시지를 직접 던질 것인가 관객 해석으로 줄 것인가 끝까지 고민하셨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고민과 노력을 많이 했다는 그는 엔딩에 대해 "그게 정답인지는 모르겠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2006년 데뷔해 경력이 긴 배우지만 연기 앞에서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병헌의 연기를 현장에서 봤을 때도 감탄했지만 스크린으로 보니 배로 와닿았다고. 박보영은 "극단적인 장면을 찍을 때 저는 예열이 필요한데 선배님은 예열 같은 게 필요 없으시더라"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박보영은 "선배님은 연기를 너무 잘하신다. 그런 선배랑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지만 막상 마주해서 같이 하니 무력감 같은 게 느껴졌다. 선배님은 늘 정답을 찾으시고, 정답이 많은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한 걸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병헌 선배뿐 아니라 김선영 선배한테도 많이 느꼈다. 다들 연기를 잘하셔서 좋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오는 것들이 있어서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결과적으로 나는 이병헌이 아니다. 나는 아직 병아리고 열심히 하다 보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선배님들도 여전히 작품을 마주했을 때 긴장하고 걱정하신다는 말을 들으니까 위안이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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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는 박보영의 새로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는 영화 속에서 감정이 고조되는 장면에 대해 "감독님이 새로운 얼굴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시도했는데 낯선 얼굴을 발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과 다른 모습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을까. 박보영은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 얼굴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건지 아는데 그걸 깨고 싶은 게 배우로서의 욕심이다. 그전에도 알게 모르게 도전은 많이 했다. 이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갑자기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드린다고 해서 그걸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제가 갖고 있는 얼굴과 표정에서 최대한 많은 변주를 주면서 스며드는 작전을 해봐야되지 않나 생각한다"라면서 "명화에게 낯선 얼굴이 있긴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안 봤던 얼굴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과거에는 동안 이미지와 '뽀블리'라는 별명이 싫었다는 그는 이제는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강점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라고. 서른 중반에 가까워지며 성숙해지는 과정이 보인다는 박보영은 배우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경험과 표현할 수 있는 게 늘어난다. 얼굴에 세월이 묻어나기 시작하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진다고 생각한다"라고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감을 표했다.
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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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은 아직 안 해본 장르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문을 한 번씩은 두드려보고 싶다. 아니라는 걸 맞닥뜨려야 한다. 깨지고 박살 나서 슬퍼도 그게 다 밑거름이 되고 성장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부분이 강점이고 약점인지도 알게 되고 새로운 제 모습이 꽤 괜찮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서 아직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가 계속 연기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박보영은 "이 직업을 선택했고 저의 기준이 있기 때문에 그 기준은 어느 정도 넘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다. 스스로에게 만족한 적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언젠가 연기를 하고 나서 '이번에 진짜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고 내가 없이 오로지 캐릭터로만 보일 때까지는 계속 그 마음을 갖고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박보영은 "저희 영화가 재난과 오락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고 오셨으면 좋겠다. 그런 걸 상상하고 영화를 마주하면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고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제가 시나리오를 덮으면서 했던 경험을 관객분들도 해보셨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작품을 함께하게 돼서 행복하다며 작품이 필모에 남겨진다 게 기쁜 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보영 스스로에게도 굵은 글씨로 남아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오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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