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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 "지적할 부분 없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작품" (종합)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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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수현 기자) 배우 이병헌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통해 '연기의 신'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를 증명했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거대한 지진이 모든 콘크리트를 쓸어버린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아파트 안과 밖에 살아남은 이들의 사투를 그리는 작품이다.
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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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주연 배우로서 영화를 어떻게 봤을까. 그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자 정서는 웃긴데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고, 긴장감이 커져가는데 그 사이에 피식 거리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며 "완성된 걸 보고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다. 시나리오를 보고 상상했던 게 극대화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는 시퀀스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영탁이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플래시백 되고 다시 돌아와 영탁을 비추던 앵글이 빠지는 시퀀스, 중간에 금애가 생뚱맞게 공익광고처럼 카메라를 보며 설명하는 시퀀스가 특히 좋았다"라며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작품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장르는 단연 블랙코미디다. 이병헌은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내가 이런 블랙코미디를 좋아했었지'라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했다. 되게 신선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블랙코미디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어떤 영화가 유행하면 몇 년을 가는데 그 속에서 블랙코미디를 오랫동안 못 봤던 것 같다. 너무 신나서 결정하고 이야기적으로 좋은 영화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후반 작업이 어떻게 받쳐주는지가 완성도를 결정하는데, 후반 작업이 길었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완성도 있게 잘 만들어졌다."라며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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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2021년 촬영을 마쳤지만 여러 사정으로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관객을 만나게 됐다. 이병헌은 개봉이 미뤄진 상황에서 엄태화 감독이 끊임없이 고민하고 편집을 거듭한 끝에 지적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졌다며 모든 공을 엄태화 감독에게 돌렸다.

그가 본 엄태화 감독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병헌은 "말이 없고 디렉션도 없고, 그래서 막막한 감정을 가졌을 배우들도 있었을 것 같다. 디테일하게 디렉션을 주는 감독도 많은데 엄태화 감독은 반대의 경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센스와 아이디어가 있는 감독이라고 덧붙였다.

여러 장면 중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이병헌의 '아파트' 가창 씬은 테스트 컷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었다. 이병헌은 "보통 리허설하고 첫 테이크를 들어가는데 엄 감독은 특이하게 리허설도 카메라를 돌리면서 했다.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효과를 발휘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작품에서 이병헌은 황궁 아파트 주민 대표를 맡게 된 김영탁을 연기했다. 그는 권력을 손에 쥔 후 숨겨둔 욕망을 분출하며 변화해가는 인물이다. 김영탁이라는 인물은 첫 등장부터 모두를 압도한다. 이병헌이 연기하면서 가장 확신이 서지 않았던 장면도 첫 등장씬이었다.

그는 엄태화 감독이 기괴한 소리를 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주문을 해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또 후반부 영탁이 대사 중 헛구역질하는 장면은 온전히 이해하고 표현해 내기까지 시간이 많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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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어떤 식으로 캐릭터의 행동을 받아들였을까. 그는 "절대 악이었던 사람이라면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익숙하거나 생각을 하고 행동할 수 있지만 끈을 놔버린 감정 상태와 원래 영탁의 괴리감이 있고 그게 헛구역질로 표현됐다고 생각했다. 원래 자신이라면 상상도 못 할 행동을 하고 있다는 괴리감이 몸에서 나온 증상처럼 보인다고 해석하고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병헌과 엄태화 감독은 영탁이 특이한 인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불행하긴 하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야 감정 이입이 쉽다고 생각해 거기서부터 인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의 연기에서는 배우 이병헌보다는 캐릭터 그 자체가 짙게 보인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일부러 '또 다른 사람을 연기해야지' 혹은 '이번에 이거 했으니까 다음에 다른 거 해야지'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그런 노력을 할 바에 차라리 맡은 캐릭터에 더 깊이 있게 들어가고 캐릭터를 연구하는 데 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그런 반응에 놀랄 때가 있다. 내가 달라 보이는구나. 맡은 캐릭터에 젖으려고 애를 쓰고 가깝게 가려는 노력을 하다 보면 어떤 인물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그리는 인물에 대해 "모든 인물이 주변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절대 악이나 절대 선이 있는 게 아니고 모두 선과 악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인물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감정과 갈등들이 보이는 게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영탁에게도 하나 남은 감정이 끊어지는 순간, 극단적인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고 자기가 저지르기도 하는 점점 변화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게 영화의 재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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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의 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병헌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사소한 디테일까지 표현했다. 영화에서 영탁이 자신의 이름을 쓰는 장면은 특히 돋보였다. '미음'부터 쓰는 영탁의 행동은 이병헌이 직접 생각해낸 아이디어였다.

그만큼 캐릭터를 깊게 분석하고 몰입했던 이병헌은 모니터 중 '나한테 이런 눈빛이 있었나' 하는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적인 연기를 할 때는 배우도 연기하기 힘들다. 극단적인 감정을 연기할 때는 상상을 하면서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게 힘들었다"라며 "그런 연기를 하고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전까지는 늘 불안하다. 과연 내가 이 정서를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나. 설득력이 없어서 사람들이 감정 이입 했다가 빠져나오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시사회 후 관객의 반응을 보니 잘 전달된 것 같다는 안도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는 "다음 작품을 보고 싶은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연기를 더 잘하고 못하고 이런 게 아니고 제일 듣고 싶은 얘기는 '저 사람 다음 작품 나오면 또 봐야지', '다음 작품 빨리 또 나왔으면 좋겠다' 그렇게 기대되는 배우. 그게 되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바람대로 많은 사람들이 이병헌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는 차기작 '오징어 게임 2'에 대해 "계속 궁금해하셨으면 좋겠다"라며 "촬영장에 한 번도 안 가봤다"라고 말을 아꼈다.

작품 보는 눈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관객들의 기대감이 자신감과 부담감을 모두 주지만 자신감을 더 많이 준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배우들이 '나는 재밌게 읽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재밌게 볼까' 이런 불안감이 있을 거다. 다행히 다수의 사람들과 같은 코드를 가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재밌어서 작품 참여했는데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재밌게 보면 대중의 시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도 든다"라고 전했다.

이번 작품 역시 관객들이 이병헌과 같은 시선에서 영화를 바라봐 줄까.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오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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