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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독재자 프랑코, 44년 안장된 국립묘지에서 파묘 이장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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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뉴시스에 따르면 스페인을 1975년 사망할 때까지 철권 통치했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전총통이 24일 사후 44년 동안 안장되어 있던 국립묘지 격의 대영묘에서 파묘돼 다른 일반 묘지로 이장되었다.

이날 수도 마드리드 북쪽 쿠넬가무로스 계곡에 소재한 '전몰 용사 계곡' 국가추모 묘역에서 프랑코의 관이 대회당 내 매장지에서 비공개리에 다시 꺼내어졌다. 관은 헬리콥터 편으로 60㎞ 떨어진 수도 외곽 엘파르도의 주립 묘지에 다시 안장되었다.

파묘 현장에는 후손 22명과 법무장관, 법의학자 등 극소수만 참여했다. 정부는 선전 남용 방지 차 참관자들의 휴대폰 소지를 금했다. 스페인 언론은 이 비공개 행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민고루비오 주립묘지에는 프랑코의 부인 묘 등 가족 묘당이 있으며 유명한 정치가들도 여럿 묻혀있다. 그러나 이날 파묘와 이장은 프랑코와 스페인 우파에게는 큰 치욕이라고 할 수 있다. 

전몰용사 계곡의 국립묘지에서 다시 꺼내어진 프랑코의 관이 헬기로 이송되고 있다. 바실리카 양식의 대회당 전면 한가운데에 프랑코의 묘가 있었다. 3만 명이 매장되어 있으며 계곡 산 뒤에 세워진 십자가는 150m 높이의 장관을 자랑한다. AP/뉴시스
전몰용사 계곡의 국립묘지에서 다시 꺼내어진 프랑코의 관이 헬기로 이송되고 있다. 바실리카 양식의 대회당 전면 한가운데에 프랑코의 묘가 있었다. 3만 명이 매장되어 있으며 계곡 산 뒤에 세워진 십자가는 150m 높이의 장관을 자랑한다. AP/뉴시스

'전몰 용사 계곡' 추모지는 프랑코 자신이 정치범들을 강제 노역시켜 18년만에 완성한 묘역으로 1936년부터 3년간 계속된 스페인 내전 희생자 3만 명이 같이 매장되어 있다. 3만 명에는 프랑코군뿐 아니라 '반도'였던 공화파 전사들도 포함되어 있다.

공화정 5년 후 좌파 인민전선당이 집권하자 프랑코 장군의 모로코 반란으로 시작된 스페인 내전에서 사망자는 3만이 아니라 그 열 배는 족히 된다. 프랑코는 내전 승리 후 철권 통치하면서 또 수만 명을 탄압 압살해 내전부터 그의 사망 때까지 어디에 묻혀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1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프랑코가 후계 세습을 하지 않아 사후 스페인은 후안 카를로스왕의 입헌 군주정과 민주정치로 들어섰다. 국립묘지 격의 전몰용사 계곡 묘역 가장 아름다운 곳에 프랑코가 '국부라도 된 양' 위엄있게 안장되어 있는 것을 스페인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으로 여기는 스페인 국민들이 많았고 좌파 사회당 정부는 2007년부터 프랑코의 이장을 시도했다.

국가부채 위기로 사회당 정권이 물러난 뒤 보수파 국민당은 법으로 제정된 프랑코 이장을 모른 체 했으나 지난해 6월 어렵게 정권을 잡은 사회당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다시 발동을 걸었다. 프랑코 후손들과 강경 우파들이 극력 반대해 9월 대법원의 허용 판결로 뒤늦게 이날 파묘와 이장이 실현되었다.

산체스 총리는 전몰용사 계곡 묘역을 '진정한' 전몰용사에게 되돌여주는 의식이며 스페인 민주주의가 복원되는 대장정의 대단원이라고 이날 프랑코 파묘 이장에 의미를 부여했다.

스페인은 올 4월 총선 후 선두 사회당이 정부 구성에 실패해 11월10일 다시 총선을 치른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부터 스페인에서 극우 정당이 부상하기 시작하자 산체스 총리의 사회당 정부는 프랑코 묘의 이장에 한층 열성을 받쳤다. 대회당 내 프랑코 묘가 어느새 극우 세력의 위험한 '우상'과 '신전'으로 변신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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