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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수사 성차별 규탄”…7일, 6만 여성 혜화역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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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희주 기자) 7일 서울 도심에 성 편파 수사를 규탄하기 위해 여성들이 한 달 만에 다시 ‘결집’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서 조직된 여성단체 ‘불편한용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혜화역 앞에서 주최측 추산 6만명(경찰 추산 1만9000여명)의 여성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촬영 편파수사’ 3차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지난 5월 홍대 미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에서 경찰이 피해자가 남성이란 점을 의식, 여성 피의자를 신속히 구속하는 등 이례적으로 강경한 수사를 펼쳐 편파수사 아니냐는 논란에서 시작됐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운영진은 “불법촬영을 비롯한 성범죄에 대해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규탄하고 실질적 대책 수립을 요구하며 사회 전반적 성차별에 항의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일상적인 불법 촬영을 비롯해 언제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대상화 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피해자가 됐을 때 국가로부터 정당한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무력감에 시달려왔다”라며 “오늘 시위로 7월 더위보다 더 뜨거운 우리의 분노와 의지, 용기를 보여주자”고 독려했다.

 이들은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남성무죄 여성무죄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 “수사원칙 무시하는 사법 불평등 중단하라”, “여성 경찰 9대1로 만들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각자 ‘이런다고 바뀐다고? 이러면 바뀝니다’, ‘지금 여기 세상을 바꿀 여성들’이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준비해 들기도 했다.  몰카 편파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개사한 노래도 불렀다.

 진행된 삭발식에서는 1명이 머리를 자르고 3명이 삭발을 했다. 8년 동안 머리를 길렀다가 단발로 머리를 자른 한 시위 참가자는 “머리가 길지 않아도, 뚱뚱해도 괜찮다”라며 “괜찮은 사람 되기 위해 머리 자르는 것 전시하고자 여기 왔다”고 했다. 

 삭발식에 미용사로 참여한 여성은 “딸과 함께 참가했는데 이렇게 멋지고 독똑한 자매들이 많아 든든하다”라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 기쁘고 젊은 친구들이 마음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을 합치겠다”고 했다. 

 이들은 집회 마지막 순서로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수만명 여성은 남성 위한 성적대상 아닌 동등 대상으로 존중받고자 이곳 혜화역에서 모였다”라며 “우리 분노 외침을 단지 성별갈등 남성혐오 원한으로 치부하는 것은 국민 기본권 요구하는 우리 목소리 부정하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압도적으로 높은 남성경찰의 비율이 편파수사가 일어난 주요원인”이라며 “고위급에 남녀 비율 5:5를 보장하고, 남경과 여경 채용 비율 ‘9:1’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부는 남초 사이트 내 불법촬영물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몰카 판매자, 구매자, 영상유포자를 모두 구속하라”며 “불법 촬영 처벌시 피해자 수 기준으로 처벌수위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또 “입법부는 ‘성폭력처벌법 제2장 제14조 1항에 적시된 ‘성적욕망, 수치심 유발할 수 있는’ 이라는 조건을 ‘불쾌감을 유발하는’으로 수정하고 동의하지 않는 사진촬영을 처벌할 수 있는 범위 및 조건을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성차별 편파수사’를 부정하는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유세를 펼쳐 우리의 표를 가져갔다”라며 “기득권 남성으로서 겪어보지 못한 일을 두고 함부로 단언해 피해자의 존재를 지운 경솔한 발언을 사죄하라”고 비판했다.

 이날 시위는 ‘생물학적 여성’에게만 참석이 허용됐다. 지난 1~2차 시위 때와 마찬가지로 참가자 대부분은 빨간 옷을 입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다. 개인 인터뷰는 시위의 목적이 왜곡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집회는 시작 1시간여 만에 2만여명이 운집, 오후 6시 기준 6만명이 참석하며 마무리됐다. 이날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총 800여명의 여성들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창원, 전주 등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해 상경했다. 앞서 지난 5월19일 1차 집회에는 1만2000여명이 참여했고, 6월9일 2차 집회에는 2만2000명이 참석한 바 있다. 

뉴시스
뉴시스

이날 집회 신고 구역인 혜화역 1번 출구에서부터 이화로터리까지는 총 4개 차로가 통제됐다. 구간별로 무대를 보여주는 스크린 4대도 설치됐다. 

 집회가 이뤄지는 맞은 편에서는 경찰이 이번 시위를 비판하는 남성들을 통제하며 실랑이도 벌어졌다.

 앞서 몰카 시위를 비판한 적 있는 한 인터넷방송 BJ는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입을 막고 있다”라며 “집회 측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행사하면서 다른 사람의 자유권을 침해할 수 있는 거냐”고 항의했다. 해당 BJ의 인터넷 방송 시청자로 추정되는 50여명의 남성들도 함께 대치하다 경찰이 통행을 허가하며 실랑이는 일단락 됐다.

 한편 이날 오후 5시부터는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16개 단체로 구성된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낙태죄 폐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여성들을 처벌함으로써 책임을 전가하는 대신, 장애나 질병, 연령, 이주, 가족상태, 경제적 상황 등 다양한 조건이 출산 여부에 제약이 되지 않도록 사회적 여건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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