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종합] “일본 아베 총리는 거짓말쟁이… 정치인 하면 안 돼” ‘벚꽃을 보는 모임’ 스캔들 파문 (김어준 다스뵈이다)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12.14 13:35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병훈 기자] ‘벚꽃을 보는 모임’을 통해 국가 세금으로 자신의 지지자들을 대거 접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가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일본 내 시민단체에게 고발까지 당했고, 최근에는 아베 총리의 지인 50여 명이 그의 거짓말을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 여론 조사에 따르면 벚꽃 스캔들에 대한 아베 총리의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대답이 7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91회에 출연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아베 총리를 개인적으로 아는 50여 명을 인터뷰하는 저널리스트가 있다”며 어릴 적 아베 총리의 집안에서 가정부 일을 하던 여성의 증언이 최근 일본 내 인터넷 신문에 올라왔다고 밝혔다. 호사카 유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가정부가 기억하는 아베 총리의 어릴 적 모습은 한 마디로 ‘거짓말쟁이’였다. 성실했던 형과는 달리 항상 거짓말을 했다는 아베 총리는 정이 없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했다. 정치인에게 꼭 필요한 공감 능력이 없었다는 의미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가정부가 숙제를 했냐고 물으면 아베 총리는 해맑게 웃으며 그렇다고 했지만, 학교에서 숙제를 안 해 온다고 전화가 왔었다. 매일 거짓말해서 아버지 아베 신타로가 아들은 정치인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까지 주변에 했다”고 설명했다.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은 평화주의자로 알려졌다. 

가정부였던 여성은 아베 총리가 고집이 굉장히 세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항상 화를 내는 스타일로 기억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아베 총리가 벚꽃 스캔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대처를 하고 있다며 가정부의 증언을 뒷받침했다. 일본 정부는 벚꽃 모임에 참가한 명단을 요구하는 취재진에게 파쇄했다고 해명해 빈축을 샀다. 취재진의 요구가 나오고 1시간 이후 폐기한 사실도 드러났지만, 일본 정부는 마치 우연의 일치인 것처럼 해명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관방장관은 지난 4일, 오전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벚꽃 스캔들 관련해 공문서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관련 공문서를 이미 폐기했다고 했지만, 이 답변이 나온 지 한 시간 이후 대형 파쇄기로 없애버린 사실이 드러났다. 전자문서 자료도 삭제했다고 해명했지만, 백업 파일이 최대 8주 동안 남아 있는 것도 드러났다. 스가 관방장관은 이런 논란 속에서도 자료 제공 의무가 없다는 답변만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2 ‘지식채집프로젝트 베짱이’ 방송 캡처
KBS2 ‘지식채집프로젝트 베짱이’ 방송 캡처

아베 내각 지지율은 벚꽃 스캔들 이후에 급락하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42%로 지난달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벚꽃 스캔들 관련 자료를 파기한 아베 정부의 설명에 대해서도 앞서 밝힌 것처럼 응답자의 72%가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관련 공문서가 폐기됐다는 변명은 사학법인 스캔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아베 총리가 이번 벚꽃 스캔들에서는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벚꽃 모임은 본래 각 지역구에 기여한 주민들을 상대로 초청하는 대형 행사로, 일본 국민들이라면 한 번쯤은 초청받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한다. 신주쿠 교엔 왕실에서 사용했던 벚꽃을 보는 모임으로 시작한 이 행사는 1950년대에 수상이 주재하는 모임으로 변경됐다.

전세 버스와 식사, 술, 선물까지 국민의 세금으로 제공받고, 기타 정부 사람들과 사진까지 찍으니 우리에 비하면 청와대에서 주재하는 행사와 비슷한 셈이다. 초청장도 총리의 이름으로 발송되니 평생 보물로 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런 대형 행사에 아베 총리가 자신의 지역구 사람들을 접대에 활용했으니 일본의 전 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베 정부는 벚꽃 모임이 열리기 전 아베 총리 후원회가 5성급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전야제를 개최했는데, 850여 명이 각자 5,000엔을 내 진행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호텔 누리집에 나온 파티 플랜을 통해 최소 가격이 1인당 1만1000엔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혈세 낭비 논란에도 휩싸였다. 호사카 유지 교수가 전한 바에 따르면 뉴오타니호텔은 관련 영수증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단계 업체인 ‘저팬 라이프’ 회장이 아베 총리의 초청장으로 투자자 모집 광고에 이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의료용품을 사서 대여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방식이었는데 저팬 라이프는 2017년에 부도를 맞았고, 아베 총리는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아베 총리의 오랜 측근인 하규다 문부과학성 장관이 매년 골프 대회를 진행하면서 선거 유권자들에게 식사와 물품 등을 제공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참가비 5,000엔 이외에 하규다 장관 사무실에서 돈을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일본 내 자칭 보수 매체들도 아베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지난 7일 마이니치는 아베 총리의 잇따른 각료 사임 사태와 벚꽃 스캔들로 인해 야당의 정치공세가 격화하면서 개헌 절차를 정하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의 이번 임시국회 통과가 사실상 어렵게 되자 내년에 새 헌법이 시행되도록 하겠다는 애초의 목표를 접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2017년 5월 3일 일본 헌법기념일을 맞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리는 2020년을 일본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개정 헌법 시행 목표 시기를 2020 도쿄 올림픽 이전에 할 것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야당은 국민투표법 개정안의 심의뿐만 아니라 개헌 논의 자체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입각한 스가와라 잇슈(菅原一秀) 경제산업상과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법무상이 비위 논란 속에 연이어 낙마하고, 설상가상으로 벚꽃 스캔들까지 터지자 개헌 논의는커녕 자칭 보수 매체로부터도 외면까지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아베 총리가 최장 총리도 갱신했고, 사학법인 스캔들에 이어 연이어 스캔들이 터지니 이제는 자칭 보수 진영에서도 물러날 때로 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금 일본에서는 ‘포스트 아베가 아베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을 부정적으로 보는 모양이다. 아베 기관지로 통했던 산케이에서도 벚꽃 스캔들에 대해 낱낱이 밝히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추천기사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