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컴백' 크러쉬 "5년반만 정규 앨범, 써둔 일기 바탕으로 앨범 만들었다" (종합)

(톱스타뉴스 권미성 기자) 절대적인 음원강자 크러쉬가 5년 6개월 만의 정규 2집으로 돌아왔다.

앨범 발매일인 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정규 2집 앨범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From Midnight To Sunrise)’ 발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앨범 제목과 동명인 노래와 더블 타이틀곡 '위드 유'(With you)와 '얼론'(Alone)에 이어 '선셋', '잘자(feat.Zion.T)'까지. 총 수록 12곡을 차례로 들으면 마치 한 사람의 하루를 돌아보는 듯하다.

크러쉬는 3년이라는 시간이 담겼다고 전했다. 그는 "수록곡 모두 일기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 3년간 쓴 일기에서 발췌한 내용도 있다. 그렇게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한 노래들을 다시 꺼내서 작업해 앨범에 담았다"고 밝혔다.

앨범명은 크러쉬가 3년 전 산책을 나섰을 때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아침과 밤이 공존한 오전 6시에 크러쉬는 당시 본 풍경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크러쉬는 "동쪽에는 해가 떠 있었고, 서쪽은 아직도 깜깜한 밤이었다. 그 경계에 서서 사색에 잠겼다. 나는 지금 인생의 어디쯤 와있는가에 대한 물음표가 생기면서 이 앨범을 만들려고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이후 음악에 대한 가치관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꼭 다이내믹하고 힘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음악의 잔향이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음악 역시 잔잔하게 흘러간다. 특히 타이틀곡 'alone'은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조용히 위로를 전하는 노랫말이 돋보이는 곡이다.

이에 대해 크러쉬는 "제가 외롭고 아프고 슬플 때, 저를 위로해주고 지탱해주고 치유해준 건 음악이었다. 그 과정을 겪고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제 음악으로 위로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곡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친누나인 싱어송라이터 노브(nove)도 작곡에 참여했다.

동료 가수 딘(DEAN)이 피처링한 '웨이크 업'(Wake Up), 자이언티와 함께 부른 '잘자' 등도 있다.

많은 이들의 손길이 닿았기 때문인지 그는 이번 앨범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크러쉬는 "여태까지 음악을 내면서 단 한 번도 '이건 좋은 음악이다'라고 이야기한 적 없다. 그런데 이 앨범은 정말 좋은 음악이다. 한 곡 한 곡 만들면서 감동을 받았고, 트랙 순서대로 정주행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크러쉬는 이번 앨범에 90년대 R&B에 기반을 둔 ‘얼론(Alone)’과 ‘위드 유(With you)’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그는 “타이틀곡은 앨범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앨범에서 애정하는 두곡이었기 때문에 더블타이틀곡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얼론’은 혼자있는 시간 동안 외로움, 아픔, 슬픔들 이런 여러 감정들을 느끼면서 그때의 나를 위로해주고 지탱해줬던건 음악이었다. 그런 과정들을 겪고나서 보니 그러면서 이 노래를 만들게 됐다. ‘위드유’는 굉장히 자비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이 노래는 앨범이 나오기 전에 선공개 뮤직비디오 했었다. 배우 이제훈과 이주영이 연기를 해주셨다. 그 노래도 그렇고 어론도 그렇고 90년대 정서를 담고 있다. 이 앨범이 나의 일기장과도 같은 앨범이다. 실제로 일기에서 많이 영향을 받은 가사지가 아닌가 싶다. 실제 일기에 적혀있던 걸 발췌하기도 했다. 가사집 안에 부연 설명이 많다. 반려견을 6년 정도 키우다 보니 그런 마음이 들었다. 나중에 아빠가 되면 어떨까, 아이에게 어떤 아빠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크러쉬는 90년대 감성을 꺼내든 이유에 대해 “저는 원래부터 좋아하는 장르가 R&B이고 그런 음악을 하는 가수인데, 90년대 미국에서 R&B가 황금기였다. 옛 것에 조예가 깊어지고 그때 당시 음악에 영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많이 녹아져 있는게 아닌가 싶다. 평소에 LP 모으는 게 취미인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3년 전부터 90년대 음악을 듣기 시작했고 점차적으로 더 과거 80, 70년대 음악까지도 찾아 듣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