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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알파고 등장으로 은퇴 결심… 바둑 향한 근본적인 회의감 들어” (김어준 뉴스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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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6살 때부터 바둑을 시작해 30년 이상 프로 기사를 해오던 한국 바둑의 전설 이세돌 9단이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구글의 알파고와 첫 패배이자 첫 승리라는 기록을 남겨 화제를 낳았다. 11월 27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는 이미 알파고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혀 앞으로 인공지능의 세계가 어떻게 펼쳐질지 가늠하게 했다.

알파고와 대결하기 전 전야제에서부터 그 불안감은 커졌다. 구글 대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절대 인공지능이 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자신이 질 확률이 높다는 의문 속에 대결에 나선 이세돌 9단은 초반에 실수를 하면서 패배를 인정했지만 두 번째 경기부터 알파고가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게다가 당시 대결한 알파고는 완성 버전이 아닌 베타 버전이었다.

이후에 커제 프로 기사와 대결한 알파고는 마스터 버전으로 더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현재는 알파고 제로 버전이 나왔는데 베타 버전과 1,000판을 하면 모두 이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 베타 버전에 마지막 승리할 때 버그 덕분이었다고 솔직히 밝혔다.

그가 은퇴를 선언한 결정적인 계기는 역시나 인공지능 때문이었다. 이세돌 9단에게 바둑이란 승패를 떠나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작품과도 같았다. 자신보다 고수를 만나면 그의 기품을 배워가며 예술로 승화하고 싶었다. 하지만 인간의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바둑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들었다.

바둑의 일인자, 최고로 바둑을 잘 두는 존재로 여겼던 자신은 이제 인공지능에게 단 한 판도 이길 자신이 없어지게 됐다. 이세돌 9단은 “이제 바둑을 인공지능한테 배운다. 지금 대결해도 한 판도 못 이긴다. 오히려 몇 판 대결하면 제가 (인공지능을) 따라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알파고는 현재 제작자도 그 의도를 알 수 없을 만큼, 앞을 내다볼 정도로 경지에 다다랐다. 버그가 나오더라도 수정하기 힘든 이유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은퇴 대국을 인공지능과 하기로 결정했다. 마땅한 우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그의 복잡한 심경이 느껴진다. 과거 세계대회에서 “질 자신이 없다. 수가 보이는데 어쩌란 말인가?”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로 한국 바둑의 전설이었던 그는 이제 바둑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을 계획 중이다.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바둑을 두면 상대방의 성격이 보인다고 하는데 사실일까? 이세돌 9단은 “바둑을 둬 보면 80%는 성격이 드러나고, 나머지는 정반대로 보이기도 한다. 자신이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바둑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점잖은 분들이 과격하게 바둑을 두는 것을 프로 기사들은 느낄 수 있다. 평소 숨겼던 성향을 드러내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마추어와 바둑을 두면 승패와 상관없이 그의 성향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이세돌 9단은 열두 살에 프로 기사가 되면서 지난 24년간 14차례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를 호령했다. 이제 나이 36세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바둑 기사로서 손색없는 실력을 여전히 뽐내고 있다. 그를 찾는 무대도 많지만 지난 19일, 한국기원에 프로 기사 사직서를 제출했다. 내년 총선 비례대표 출마설 등 온갖 추측도 나오고 있지만, 이날 방송에서 그는 게임과 경제 등 평소 취미로 여기던 것들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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