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9월 27일 KBS1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창업 성공 확률 10%의 치열한 음식 장사 경쟁 속에서 나온 공유주방의 72시간을 담았다. 서울 강남구 한복판에서 간판도 없는 특이한 식당을 찾았다. 식탁도 의자도 없이 주방 열 개만 나란히 붙어 있다. 마치 푸드코트에 온 듯 메뉴가 다른 식당 열 곳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것이다.
이곳은 일반 식당과 다르게 손님이 방문하지 않는 배달 전문 식당이다. 관리자는 요리를 하는 사장님 대신 각 주방으로 들어오는 주문을 처리한다. 홀이 곧 손님들의 집이 되는 공유주방. 사장님들은 일반 가게를 개인적으로 운영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가장 고민이 클 것이다. 공유주방은 장소만 제공해주고 판매액의 일정액 수수료만 주면 일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부부가 20년의 장사 끝에 공유주방을 선택한 경우가 있었고, 요식업에 처음 도전하는 사장님도 있다. 창업 메뉴는 닭튀김인데 경쟁이 치열한 메뉴라서 각오가 남다르다. 장어집 사장님은 하던 장사까지 접으면서 공유주방을 선택했다. 75평과 140평의 식당을 차리던 그는 고임금 정책과 주5일 근무라는 시대의 흐름을 읽었다고 확신했다.
처음에는 배달 전문점을 선택했으나 세팅을 혼자 하거나 배달 앱의 시스템, 홍보 기법 등 어려운 일이 많았다. 그러다 그 대안으로 공유주방을 선택했다. 전문적인 홍보와 마케팅이 그를 매료시켰다. 특히 매우 적은 임대료 덕분에 과감히 공유주방을 선택했다. 주방 한 칸만 지불하면 나머지는 여러 사업자들과 분담해서 투자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공유주방 업체들이 생기고 있는데 배달이나 마케팅 등 도움을 받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한다. 공유주방에 입주한다고 해서 쉬운 일이 아니다. 배달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속도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조리가 늦어지면 그만큼 배달이 지연되니 조리사나 배달 기사도 마음이 급하기 마련이다.
조리 시간 15분, 배달 시간 15분. 업계에서는 이 30분이 이상적인 음식 배달 시간이라고 한다. 사실 30분은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다. 배달 한 건으로 기사들이 쥐는 돈은 3천 원. 더 빨리 더 많이 뛰어야 돈을 벌기 때문에 배달 앱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제작진은 태국 음식 사장님을 우연히 만났다. 그는 영어 교사라는 이색 경력이 있었다. 팟타이를 사랑한 나머지 요리사를 선택한 것이다.
점심 주문이 쏟아지면 커다란 실수들이 쏟아지기도 한다. 요리사가 음식을 늦게 만들면 배달하는 사람들도 손해기 때문에 분위기가 안 좋아지기도 한다. 역삼, 선릉, 대치, 논현 등은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오피스텔이 많다 보니 문 앞에 음식을 놓고 가라는 주문이 많다. 대부분 여성이 혼자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KBS1 ‘다큐멘터리 3일’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