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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주 변호사, 검사들의 실태 다시 밝혀…검찰개혁은 시대적 과제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9.2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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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전직 검사였던 이연주 변호사가 다시 검찰 내부의 실태를 폭로했다.

이연주 변호사는 김홍영 검사의 억울한 죽음을 언급하며 과거 검사 임관 직후 여검사에게만 변사체 검시를 가라는 지시를 받고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가 경험하게 된 공포스러운 일화를 전했다.

상명하복의 검찰 조직에서 검찰 내부의 성희롱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언론에 제보했는지 색출하는 것이 검찰의 분위기였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연주 변호사는 "성희롱이란 말이 발명되지 않았던 때"였다며 "잠들 때 아침이 어김없이 올 것이란 사실이 두렵고, 검사장실에 검사장이 있다는 재실등이 켜져 있으면 혹시 부를까봐 가슴이 불안하게 뛰고, 이런 걸 뭐라고 불러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2012년 그 전직 검사장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을 보고 할 수 있는 한껏 비아냥을 날려주었습니다"라며 검사 조직의 문화가 어떠했는지를 밝혔다.

이어 "지역의 변호사가 룸살롱에서 검사들을 접대했을 때, 눈 앞에서 검사들이 유흥접객원을 희롱하는 것을 보며 저 검사들이 검찰청에서 여직원이나 여검사들을 볼 때 과연 다르게 볼까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싫다는 자리에 데려가 놓고서는 나중에는 흥건하게 노는 데 방해가 되었는지 분위기도 모르고 남아있다고 구박을 주었습니다"라며 룸살롱에서 접대 받는 자리에 여검사를 억지로 데려가 모욕했던 일화도 전했다.

이주연 변호사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79회 '미투', 두 검사 이야기
이주연 변호사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79회 '미투', 두 검사 이야기

"압도하던 불안과 두려움, 가슴 한 켠에서 올라오는 분노를 회피하고 회피해서 돌아온 길은 한 젋은 검사의 죽음과 무죄를 무죄라고 했다고 징계를 받은 다른 검사, 성추행 피해를 언론에 알렸다고 검찰 내에서 만신창이가 된 다른 한 검사입니다"에서는 김홍영 검사, 임은정 검사, 서지현 검사가 연상되기도 한다.

이연주 변호사는 "검찰이 외부의 사람을 처벌하는 것으로써만 정의과 옳음이라는 자리를 선점하지 않고, 그 내부에서부터 옳음을 찾았으면 합니다. 선택적 정의와 선택적 처벌은 정의가 아니라 권력의 전횡과 남용일 뿐입니다"라며 검찰 조직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주연 변호사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79회 '미투', 두 검사 이야기
이주연 변호사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79회 '미투', 두 검사 이야기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와 조국 장관에게 주어진 가장 어려운 숙제 중 하나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 사법부와 검찰은 일제의 고등검찰에게서 물려받은 못된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권력에 야합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국민 위에 군림해 왔다.

그 오랜 기간 군림해 오던 검찰이 개혁의 대상이 되면서 그동안 누려왔던 것들을 잃게 되는 상황에서 저항이 없을 것인가.

검찰의 저항은 당연히 예상되는 것이며, 모든 검사가 그렇지는 않겠으나 정치검찰이 과거 보여줬던 행태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던 검찰수사와 피의사실 공표 문제는 조국 장관 임명을 전후로 그대로 반복 재현되고 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던 윤석열 검사는 결과적으로 '검찰 조직에 충성한다'는 것만을 보여주고 있다.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매주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는데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검찰은 국민을 상대로 공권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기관이므로 엄정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의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검찰의 조국장관 가족수사에 대해 국민의 절반 가까운 49.1%는 과도하다는 답변을 했다.

이주연 변호사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79회 '미투', 두 검사 이야기
이주연 변호사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79회 '미투', 두 검사 이야기

검찰 내부 비리에 대해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임은정 부장검사는 지난 20일 "임모검사의 위조사건과 관련해 부산지검 측에서 경징계 사안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기각했다는 것을 들었다"며 "검찰에서 검사들의 내부 비리에 대해서는 거의 수사와 징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제 식구 감싸기는 1-2년 된 문제는 아니다"라며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해 먼저 날을 세웠다. 

임은정 검사는 "그 사람들에 대해 수사도 안하고, 그 사람들이 지금 현직에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너무 심각하다. 검찰의 선택적 수사, 선택적 분노, 선택적 정의에 대해 너무 개탄스럽다. 검찰 내부에서 침묵하고 있는 검찰 내부의 조직적 비리에 대해 계속 검찰 내부에서 문제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까지는 저라서 계속 문제제기하고 있다"라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음을 알렸다.

임은정 검사는 "국민들이 정치권에서 검찰 개혁에 대해서 외력을 행사해 주지 않으면 검찰권은 지금처럼 내부 비리에 침묵하고 은폐하면서 오염된 손으로 사회를 수술할 것이다"라며 검찰개혁의 필요성과 국민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하는 이연주 변호사의 글 전문

좋아하는 시가 있습니다. 천둥이라는 제목의 “너는 너의 인생을 읽어보았느냐. 몇 번이나 소리 내어 읽어보았느냐”는 짧은 시입니다. 최근 김홍영 검사의 죽음과 관련해서 모 방송국 제작진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돌아오는 길에 줄곧 그 시를 떠올렸습니다.

그것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드라마 “시그널”에서처럼 내가 그 때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다른 사람들의 고통이 덜어졌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져서 입니다.

그 시절 가슴에 돌이 얹힌 듯이, 공중을 유영하는 듯이 두려움과 막막함, 불안감이 압도했습니다. 왜 내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이런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순간에 검사의 위계질서가 파악된 것은 그 해 봄의 일입니다.

임신한 여검사를 생각한답시고 임관한 직후인 초임 여검사 셋을 불러다 놓고 시체를 보고 부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변사체 검시를 대신 가라고 하는 선배검사에게 저희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임신한 여검사를 위한 배려는 청 전체에서 마련해야 하지 않느냐. 임신과 출산은 세대를 이어가는 사회적 기능을 하는 건데 여성이 도맡아야 하는 무슨 천형인 것처럼 여검사에게만 맡기는 것은 불합리한 것 같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우리 셋은 지극히 합당한 의견이라고 생각했지만 돌아온 말은 “이 못돼 처먹은 가시내들. 이기적인 새끼들”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제안이 거부당한 분노에만 압도되어 있었고, 우리들의 생각은 그저 이기적이고 못된 발상일 뿐이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배려를 당한 그 검사도 저희에게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자기는 충분히 해낼 수 있는데, 쓸데없는 고려를 하여 조직에 쓸모없는 사람취급을 하냐면서. 노여움은 항상 약한 우리를 향한 것이었습니다. 같은 공판검사실에 있던 그 제안을 한 청 수석 검사는 저 멀리서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선배에게는 감히 항의하지 못하고 우리들에게 못돼 처먹은 분노를 발산하던 그 검사는 검찰조직의 말 잘 듣는 어린 양이 되어 2016년 김수남 검찰총장 앞에서 캔디캔디, 로보트 태권브이 주제가에 맞춰 앙증맞은 율동을 추고, 2017년 소속 검찰청의 차장검사 성희롱 문제가 불거지자 앞장서서 진화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언론에 누가 제보했는지를 색출하고, 보도한 기자에게 “저희 차장검사님 너무나 좋은 분이신데, 오해가 있었을 뿐입니다”라는 해명전화를 하도록 시켰습니다. 제보자 색출에 쫄린 피해 여검사들은 서로 색출전을 벌이고, 종국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받겠다고 나섰다고 하니 이게 실화냐 방화냐 싶은 이야기입니다.

그 때는 아직 성희롱이란 말이 발명되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잠들 때 아침이 어김없이 올 것이란 사실이 두렵고, 검사장실에 검사장이 있다는 재실등이 켜져 있으면 혹시 부를까봐 가슴이 불안하게 뛰고, 이런 걸 뭐라고 불러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2012년 그 전직 검사장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을 보고 할 수 있는 한껏 비아냥을 날려주었습니다.

지역의 변호사가 룸살롱에서 검사들을 접대했을 때, 눈 앞에서 검사들이 유흥접객원을 희롱하는 것을 보며 저 검사들이 검찰청에서 여직원이나 여검사들을 볼 때 과연 다르게 볼까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싫다는 자리에 데려가 놓고서는 나중에는 흥건하게 노는 데 방해가 되었는지 분위기도 모르고 남아있다고 구박을 주었습니다.

하급자의 의사 따위는 물을 것도 없었고 감정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거칠 것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눈치를 보고 분위기를 읽고 거스르지 않도록 무한의 주의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압도하던 불안과 두려움, 가슴 한 켠에서 올라오는 분노를 회피하고 회피해서 돌아온 길은 한 젋은 검사의 죽음과 무죄를 무죄라고 했다고 징계를 받은 다른 검사, 성추행 피해를 언론에 알렸다고 검찰 내에서 만신창이가 된 다른 한 검사입니다.

저의 인생을 읽어보고 부끄러워 남기는 글입니다. 검찰이 외부의 사람을 처벌하는 것으로써만 정의과 옳음이라는 자리를 선점하지 않고, 그 내부에서부터 옳음을 찾았으면 합니다. 선택적 정의와 선택적 처벌은 정의가 아니라 권력의 전횡과 남용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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