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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스탠리 큐브릭 20주기, 극장서 관람하고픈 영화들 : ‘닥터 스트레인지러브’-‘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풀 메탈 재킷’

  • 이창규 기자
  • 승인 2019.03.0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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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기자] 1999년 3월 7일. 영화계의 한 거장이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 인물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는 모든 장르에서 두각을 보이던 천재 중의 천재였지만, 특유의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필모그래피가 그리 풍부하진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영화는 수많은 시네필들을 통해 소비되고 있으며, 분석되고, 사랑받고 있다.

그의 이름은 스탠리 큐브릭.

그의 20주기를 맞아 대표작 중 극장에서 관람하고픈 작품 3편을 선정했다.

첫 번째 작품은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스틸컷 / 네이버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스틸컷 / 네이버영화

1964년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는 러닝타임이 92분에 불과할 정도로 굉장히 짧은 블랙코미디다.

핵전쟁을 통한 상호확증파괴의 모순을 희화화한 작품인데, 미국과 소련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에 제작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작품은 공군기지와 펜타곤 전쟁 상황실, 그리고 폭격기 B-52의 내부를 오가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전쟁광 잭 D. 리퍼 장군에 의해 수소폭탄을 실은 B-52가 소련으로 향하면서 사건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미국 대통령 머핀 머플 리가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한다.

여기서 소련이 ‘지구 최후의 날 기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폭격기를 다시 돌리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인류는 멸망의 길을 걷는다.

블랙 코미디라서 굉장히 웃길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대놓고 웃을 수 있는 장면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사를 곱씹어보거나 상황을 잘 이해해야 웃을 수 있는 블랙 유머가 많기 때문.  큐브릭 감독의 취향이 담긴 것일 수도 있지만, 사실 작중 분위기와 해당 유머가 잘 맞는다.

큐브릭 감독의 다른 대서사시를 제쳐두고 이 작품을 극장에서 관람하고픈 영화로 꼽은 이유는 사실 결말부의 장면 때문이다.

수많은 작품서 패러디된 그 장면만큼은 대형 스크린에서 감상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두 번째 작품은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 포스터 / 네이버영화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 포스터 / 네이버영화

역대 최고의 SF 영화로 손꼽히는 본 작품은 1968년 개봉했다. 아서 C. 클라크가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 인간이 달에 가기도 전에 아날로그 기술만으로 우주 공간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내 지금까지도 수많은 영화팬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나 인류의 조상이 던진 뼈다귀가 우주선으로 바뀌는 매치컷, 스타게이트 시퀀스 등 수많은 명장면을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역대 최고의 악역 중 하나로 꼽히는 HAL 9000은 그 존재만으로도 위압감을 준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스카이캐슬’서도 쓰인 음악이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주요 테마곡으로 쓰였는데, 지금까지도 수많은 작품에서 패러디될 정도로 익숙한 음악이기도 하다.

평단의 찬사를 받고, 시네필들에게 필수적인 작품으로 꼽히긴 하지만 진입 장벽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에 이르는데, 대사가 거의 없다. 대사가 없는데다 우주 공간에서는 그 흔한 배경음악도 잘 나오지 않는다. 그냥 이 정도에서 끝나면 좋으련만, 영화의 흐름 자체가 굉장히 느리기 때문에 금방 지루해지기 일쑤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갖고 있는 매력은 바로 ‘모호함’이다. 연출자인 스탠리 큐브릭조차 작품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 작품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평론가들과 관객들이 저마다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 어떤 해석도 정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한 번쯤 감상해보고 평가를 내린다면 또 하나의 정답을 만들 수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스타게이트 시퀀스를 극장에서 보게 된다면,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러닝타임과 작품의 해석이 고통스러울 수는 있지만, 한 번쯤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꼽을 작품은 ‘풀 메탈 재킷’.

‘풀 메탈 재킷’ 포스터 / 네이버영화
‘풀 메탈 재킷’ 포스터 / 네이버영화

1987년에 개봉한 본 작품은 베트남 전쟁에 참여했던 구스타프 하스포드의 ‘쇼트 타이머즈’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반전을 소재로 했지만, 전쟁의 광기와 부조리함에 포커스를 맞춰서 군대 문화를 예리하게 비판한 작품이다. 이로 인해 대표적인 전쟁 영화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다만 전쟁영화라고는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올리버 스톤의 ‘플래툰’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큐브릭 특유의 사실주의가 가득 담겨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씁쓸함을 느낄 수도 있다.

특히나 이병 레너드 로렌스(빈센트 도노프리오 분)가 정신적으로 망가지면서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은 안타까움을 전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낼 때에는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본 작품은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교훈을 준다. 전쟁이 계속되어선 안된다는 내용이다. 굉장히 간단한 내용이지만, 여전히 인류는 그걸 지키지 못하고 있다.

전쟁을 바라지 않은 그의 바람이 부디 이제라도 지켜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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