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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미쓰백’, 잔혹한 아동학대의 실체…그 안에서 맞잡은 두 손

  • 김민성 기자
  • 승인 2018.10.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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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기자] 현실은 잔혹하고 또 잔인했다. 영화 ‘미쓰백’으로 본 아동학대의 실체가 그렇다.

‘미쓰백’은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백상아가 세상에 내몰린 자신과 닮은 아이 지은을 만나게 되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어린 시절 알코올중독자인 어머니 밑에서 학대를 당하다가 버림을 받고 성폭력을 피하기 위해 저항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전과자라는 꼬리표였다.

이러한 과거 탓에 백상아(한지민 분)는 세상과의 벽을 만든 채 홀로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영화 ‘미쓰백’ 포스터
영화 ‘미쓰백’ 포스터 / 리틀빅픽쳐스 제공

지난날 백상아에게 수갑을 채울 수밖에 없었던 형사 장섭(이희준 분)이 오랜 시간 동안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지만 그에게서는 작은 웃음기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 백상아에게 자꾸 눈길이 가는 어린아이 한 명이 생긴다.

백상아의 이웃에 사는 지은(김시아 분)은 친부와 계모 사이에서 고통스러운 학대를 받고 한겨울에도 얇은 원피스 하나만 입은 채 거리를 방황한다.

지은을 보면서 백상아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떄문에 먹을 것과 옷을 사주기는 하지만 지은의 삶에 더 이상 개입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은의 친부와 계모를 보면서 백상아의 분노는 극에 치닫게 되고 결국 지은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영화 ‘미쓰백’ 스틸컷
영화 ‘미쓰백’ 스틸컷

하지만 전과자라는 꼬리표를 가진 한 여성에게 놓여진 현실은 그리 녹록지가 않았다.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모두 걸었지만 되려 아이의 유괴범으로 몰리게 된 것.

‘미쓰백’은 이러한 상황들을 통해 잔인한 현실과 부조리한 사회를 다시 한 번 꼬집는다. 

백상아는 성폭행을 당하지 않기 위해 흉기를 썼지만 판사라는 배경을 둔 가해자를 어찌하지 못하고 결국 ‘살인미수’라는 죄를 받는다. 그런 억울한 누명 때문에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아이조차 제대로 지킬 수가 없다.

어떤 죄를 저질렀느냐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눠지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의 배경과 권력으로 판가름이 나는 세상. 그렇게 피해자는 또다시 피해자가 된다.

영화 ‘미쓰백’ 스틸컷
영화 ‘미쓰백’ 스틸컷

이에 백상아는 지은의 손을 맞잡음과 동시에 세상과 맞서기로 결심하고 그동안 내지 못했던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르고 있는듯 했다.

영화 속 백상아와 지은의 상황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실제로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이기에 더욱 피부로 와닿는다.

메가폰을 잡은 이지원 감독은 “지금도 어디선가 지은이 같은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지은이와 같은 아이들이 발견돼 손을 잡아주고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밝힌 바 있다.

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처럼 단순히 슬픔, 분노의 감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지은이가 내 아이였다면?’, ‘내 주변에서도 저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라는 시각과 함께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또한 배우 한지민의 파격 변신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청순’, ‘천사표 연예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탓에 ‘미쓰백’에서의 백상아 모습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거친 피부와 머릿결, 틈만 나면 피워대는 담배, 사람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어딘가 비뚤어진 시선까지. 한지민은 백상아 그 자체였다.

영화 ‘미쓰백’ 스틸컷
영화 ‘미쓰백’ 스틸컷

한지민뿐만 아니라 6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아역배우 김시아의 섬세한 감정 연기 또한 돋보인다. 

첫 연기이자 데뷔작이지만 극 중 캐릭터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고 이해하기 위해 평소 지은이의 입장에서 매일 일기를 쓰고 촬영장에서는 굶주린 상태를 유지하려 밥도 먹지 않았다는 그의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이어 지은이의 친부, 계모로 열연한 백수장, 권소현의 연기 또한 너무나 리얼해 보는 이들의 분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실감나는 연기에 한지민마저 “대본에 없던 욕이 나왔을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력과 ‘아동학대’라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소재로 극장가를 찾아올 ‘미쓰백’.

이번 가을,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선사함과 동시에 ‘미쓰백’이 한국 영화판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한편, 영화 ‘미쓰백’은 오는 11일 개봉이며 러닝타임 98분, 15세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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