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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쓰백’ 이지원 감독, “한지민, 촬영 기간 동안은 부모님보다도 존재감 더 컸다”

  • 김민성 기자
  • 승인 2018.10.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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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기자] ‘미쓰백’ 이지원 감독이 배우 한지민에게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영화 ‘미쓰백’을 탄생시킨 이지원 감독을 만났다. 

‘미쓰백’은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백상아가 세상에 내몰린 자신과 닮은 아이 지은을 만나게 되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지민-김시아-이지원 감독-이희준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한지민-김시아-이지원 감독-이희준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메가폰을 잡은 이지원 감독은 지난 2007년 영화 ‘우아한 세계’ 각색에 이어 단편영화 ‘그녀에게’를 연출했다. 그런 그가 ‘미쓰백’으로 첫 장편영화 신고식을 치룬다.

이에 오는 11일 개봉 앞둔 소감을 묻자 “언론 시사회 때는 긴장을 많이 해서 아침에 토까지 했다. 긴장된 것도 있었지만 후반 작업이 길어지면서 오랫동안 작품을 붙잡고 있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많은 고통을 겪어서 그런지 아이를 강 건너보낸 느낌이 들었다. 심적으로 마음이 아련하고 허해서 아침부터 힘들었다. 이제 정말 ‘미쓰백’을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첫 데뷔작이기에 많은 감정들이 교차했지만 언론 시사회 때 완성된 영화를 보고 후회는 전혀 없었다고 답한 이지원 감독.

“아쉬운 점은 워낙에 많다. ‘다시 찍었어야 했다’는 장면도 있었고 ‘미련 없이 찍었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도 있었다. 저는 장면을 보면서 그날의 감정이 다 보이고 어떻게 치열하게 만들었는지가 다 생각났기 때문에 후회가 되지는 않았다.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배우들도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봐서 어떻게 봐줄까 떨렸는데 잘 봐준 것 같아서 다행이다. 스태프들도 영화를 너무 좋아해 주는 걸 보고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우리 영화 만들어준 사람들에게 폐만 안 끼쳤으면 좋겠다” 

이지원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이지원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앞서 이 감독은 ‘미쓰백’을 작품으로 만든 계기에 대해 지난날 옆집에 살던 아이가 고통받는 것을 보고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지 못한 죄책감에서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직접 목격한 건 아니라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고통받고 있었던 것 분명했다. 영화 속 주미경 캐릭터가 옆집에 살던 가해자라고 추측되는 사람의 느낌을 투영한 것이다. 겉으로는 단정해 보이고 항상 웃고 다니지만 집에서는 아이에게 밤마다 고통스러운 감정이 들도록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그 아이가 ‘어디서 또 고통받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밟힌다. 가해자를 응징을 하고 싶었던 순간도 컸다. 그게 영화에 고스란히 투영된 것 같다”며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다시 한 번 밝혔다. 

하지만 사회적으로도 민감한 이슈인 아동학대 소재를 다루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터.

이에 이 감독은 “아동학대 실상을 재연하는 것은 기획 단계부터 고민이 많았고 굉장히 공을 들였다. 물리적인 폭력을 재연하는데 그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물리적인 폭력보다는 상황에 대한 경각심과 공포심을 일깨워주려고 했다. 촬영 장면에서도 아이가 구타를 당하는 장면보다는 그것을 보고도 방치하는 일곤의 모습에 집중했다. 이런 방법으로 폭력보다는 그것을 방관하고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사람들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답했다.

이어 “실제 사례들 일부는 영화에 다 녹여냈다. ‘센터가 노래방 숫자보다도 적다’, ‘형량이 얼마 안 된다’ 등등. 하지만 영화 속에 담지 못한 것은 고통을 받던 아이가 발견이 돼도 그 이후의 삶 또한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릴 때 당했던 트라우마와 함께 센터가 없어서 오갈 데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었다. 발견을 했는데도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이 많았다는 게 충격이었다. 그래서 아동학대에 크게 분노하며 살인과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처벌 수위도 그에 맞게 강화돼야 하지만 아직 개선이 안 되고 있다”며 현실적인 개선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시아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김시아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또한 이 감독은 영화 속에서 학대로 고통받는 지은 역을 맡은 아역배우 김시아에게 트라우마가 남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상담 선생님께서 가장 주력했던 것이 지은이라는 캐릭터와 시아를 분리시키는 작업이었다. 더불어 시아의 개인적인 고민까지 상담을 해주셨다. 그러다 보니 시아 자체가 영화를 찍으면서 오히려 더 건강해졌다. 시아가 4남매 중에 맏이라 그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그 부분이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촬영이 없을 때는 늘 밝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스태프들도 시아를 많이 예뻐해줬다. 덕분에 시아가 촬영하면서 저한테 촬영이 너무 즐겁다고 말하더라. 촬영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기존 ‘청순’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한지민을 세상과 마음의 문을 닫은 거친 여자 ‘백상아’로 완벽하게 변신시켰다. 하지만 처음부터 한지민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지민 씨를 캐스팅한 것은 사실 저에게는 굉장한 모험이었다. 어쩌면 한지민 씨는 백상아 캐릭터와 가장 거리가 먼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마주친 한지민을 보고 ‘되겠다’는 제 직감을 믿었다. 저는 배우를 캐스팅하면 캐릭터에 배우를 구겨 넣기보다는 배우를 관찰하고 느낀 것을 시나리오에 많이 투입한다. 어떤 배우라도 캐릭터에 완전히 다 들어올 수는 없다. 때문에 배우와 캐릭터의 간격을 좁혀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지민 씨와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작업을 하면 할수록 더욱 틀린 선택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한지민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한지민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덧붙여 이 감독은 한지민과 함께 작업하면서 남다른 애정과 사랑을 쏟았던 사실도 함께 고백했다.

“캐스팅할 때 갭이 큰 배우였지만 이 영화가 끝날 때 서로에게 한 페이지가 인상 깊게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서로 후회가 없는 작품이 목표였다. 그렇기 때문에 촬영 기간 동안에는 지민 씨한테 집착하고 사랑했다. 어쩌면 남자를 사랑한 것보다 더 사랑했던 것 같다. (웃음) 지민 씨에게도 많이 얘기했었는데 단순히 한 배우의 변신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앞으로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정말 진심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모두 알고 있는 지민 씨의 연기가 아니라 또 다른 한지민의 2막이 열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계기가 시작된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백상아는 제 자신도 투영을 많이 한 캐릭터라서 사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지민 씨를 촬영 기간 내내 너무 많이 괴롭혔다. 촬영이 있는 매일 아침마다 길게 메시지를 보내고 그날에 맞는 음악까지 선곡해서 보내줬다.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레 연애 감정이 생기더라. ‘미쓰백‘을 찍을 때 나에게 가장 컸던 사람은 한지민 밖에 없었다. 어느 때는 부모님보다도 그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격렬한 연애가 끝난 느낌이었고 잔상이 많이 남았다”며 각별했던 감정을 전했다.

또한 흥행 스코어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무비토크 때 박경림 씨가 공약을 해달라고 하셔서 130만이 넘으면 눈썹을 밀기로 했다. 배우가 공약을 해야지 왜 감독이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웃음) 그런데 눈썹 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상업 영화감독으로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이 1차 목표고 2차로 눈썹 밀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어 보였다.

한지민-김시아-이희준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한지민-김시아-이희준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마지막으로 세상 어딘가에 있을 상아와 지은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이냐고 묻자 “그 아이들이 고통을 받으면서 무슨 생각, 어떤 감정을 느낄지 제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자기 스스로의 삶을 찾아서 지은이가 탈출하고 상아도 지은이를 위해 자신의 삶을 탈피하듯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인생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여성 신인 감독, 신생 제작사, 여성 원탑 영화라는 부담감과 많은 위험 요소를 가지고 개봉을 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은 이지원 감독.

그는 다시 한 번 끝까지 기다려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이 영화를 통해 약자와 여성에 대한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 ‘미쓰백‘은 오는 10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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