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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살아남은 아이’ 신동석 감독, “‘위로’는 어렵지만 가능한 일...그 선택과 행동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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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희주 기자) 신동석 감독이 첫 장편 연출작 ‘살아남은 아이’로 관객을 찾았다.   

최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영화 ‘살아남은 아이’의 신동석 감독을 만났다.

영화 ‘살아남은 아이’는 아들이 죽고 대신 살아남은 아이와 만나 점점 가까워지며 상실감을 견디던 부부가 어느 날 아들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살아남은 아이’를 연출한 신동석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출신으로 단편 ‘물결이 일다’(2005), ‘가희와 BH’(2006)로 전주국제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이름을 알렸고, 첫 장편 연출작인 ‘살아남은 아이’로 작년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신인 감독 국제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 섹션에 초청되어 국제영화평론가협회(FIPRESCI)상을 수상했다. 

또한 신동석 감독은 영화 ‘살아남은 아이’로 국내 개봉 전부터 세계 유수영화제에서 초청 및 수상을 하며 그 작품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CGV아트하우스 / ㈜엣나인필름 제공
CGV아트하우스 / ㈜엣나인필름 제공

신동석 감독은 “이 영화가 어디서 투자를 받아서 시작한 영화가 아니고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아서 제작한 영화라서 개봉이 확실치 않았다. 그래서 배급 같은 부분이 정해지지 않았을 때 찍었는데, 배우분들이 그런 상황을 아는데도 흔쾌히 허락했다”라며 “사실은 작은 영화일수록 영화제에서 선을 보이고 반응이 좋아야 국내에서 개봉이 원활해진다. 또 이렇게 (배우들이) 좋은 연기를 하고 애썼는데, 뭔가 보답을 해드리고 싶은데 영화제나 이런 데서 좋은 반응이 있어서 저에게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라며 개봉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끄는 제목에 대해 감독은 “처음에 영화 시작할 때는 기현이, 즉 아들이 살려낸 아이를 뜻해 ‘살아남은 아이’인데, 그러고 나서 영화를 끝까지 보면 다른 의미로 들리게 되는 제목”이라며 “제목을 다른 의미로 받을 수도 있는, 이중적인 제목”이라고 밝혔다.

죽음 이후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 ‘살아남은 아이’. 신동석 감독이 ‘죽음’이라는 것에 깊은 고찰이 생긴 계기는 무엇일까.

“20대 초반에 주변 지인들이 연달아 죽어서 그게 좀 약간 한꺼번에 밀려오는 느낌이었다. 굉장히 우울하기도 하고 감정의 기복도 심하고 남들이 상투적으로 위로하는데 화도 나고 저 역시도 뭔가 ‘내가 남들에게 위로한답시고 상처를 덧나게 한 적이 많았겠다’고 생각했다”

영화에는 기현 역을 맡은 신예 배우 성유빈과 최무성(성철 역), 김여진(미숙 역) 등 베테랑 배우들이 출연한다.

영화 속 진실의 키를 가진 기현에 대해 그는 “처음에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해서 공감을 못 하는 캐릭터였다가 이 부부에게 애정을 받고 또 애정을 느끼면서 그때서야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 캐스팅에 대해 “(세 배우 모두) 연기를 너무 잘하고 세 배우의 조합이 훌륭할 거라고 생각했다. 뭔가 최무성 배우는 무뚝뚝한데 속은 따뜻하고, 김여진 배우는 연약하지만 속은 강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세 배우의 조합이 잘 어울릴 거라 생각을 했다. 직관에 가까웠는데 실제로도 잘 어울렸다”라며 배우들의 연기를 극찬했다.

CGV아트하우스 / ㈜엣나인필름 제공
CGV아트하우스 / ㈜엣나인필름 제공

‘살아남은 아이’라는 제목에서 오는 영향도 상당하다. 유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세월호를 환기시키기도.
 
감독은 “처음에 시나리오 쓰고나서 의식을 직접 하진 못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돌렸을 때, ‘세월호가 연상된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조심스러웠다”라고 말했다.

강렬하고도 먹먹한 여운을 남긴 엔딩에 대해 감독은 “시나리오 초고와 똑같다. 마지막에 한 컷을 더 찍은 게 있다. 그 컷을 넣을지 말지 고민했는데 그 컷이 있으면 조금 희망적일 수 있다. 근데 이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싶은 건 ‘완벽한 화해나 용서는 없을지라도 이 세 사람의 노력이 무의미 한 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든 거다. 딱 드러나는 지점까지만 이야기 하는 게 맞다고 느껴져서 엔딩 컷을 정했다”라며 결말에 얽힌 비하인드도 전했다.

그는 결말 이후에 대한 질문에 “이후의 이야기는... 사실 저도 한 번쯤은 생각을 해봤다. 어떻게 살아갔을지. ‘연락하며 살아갔을까? 가족처럼 지냈을까? 아니면 아예 남남으로 살았을까?’ 등 여러 생각을 했는데 잘 모르겠다. 상상이 안 되고 그런 계획을 세우기엔 힘든 거 같다. 어쨌든 이 사람들이 이 사건을 계기로 다 살아가기로 한 거니까 그저 전처럼 돌아가서 그냥 살아갔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CGV아트하우스 / ㈜엣나인필름 제공
CGV아트하우스 / ㈜엣나인필름 제공

인터뷰의 끝에서 신동석 감독은 ‘살아남은 아이’로 전하고픈 메시지를 전했다.

“사실은 어떤 고통을 가진 사람을 위로한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같다. 진심을 담지 않으면 어려운 일인데 그래도 가능하긴 한 거 같다. 위로는 가능하다. 작은 위로라도 누구에게 전할 수 있다고 하면 어려운 일일지라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선택과 행동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다. 또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다. 이분들이 연기를 잘한다는 건 알고 있겠지만 정말 이 빛나는 연기를 직접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처럼 ‘죽음’ 이후 남은 이들의 현실, 그리고 애도와 위로에 관한 이야기. 신동석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영화 ‘살아남은 아이’는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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