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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반올림, 중재합의서에 서명…1023일 만에 천막농성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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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노을 기자) 11년간 갈등을 겪어온 삼성 반도체공장 백혈병 피해자에 대한 피해보상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합의가 이뤄졌다. 이르면 9월 최종보상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백혈병 피해자를 대변하는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2차 조정 재개를 위한 중재합의서 서명식을 열었다.   

이번 합의는 양측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내놓은 공개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이날 서명식은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 황상기 반올림 대표, 김지형 조정위원회 위원장이 각각 대표로 참가해 중재권한을 조정위에 위임한다는 중재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에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삼성전자와 반올림간 조정이 공식 재개됐다. 이번 합의로 삼성전자와 반올림 모두 조정위가 제시하는 중재안을 무조건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함에 따라, 11년간 끌어온 양측의 갈등이 사실상 완전타결되는 수순으로 보인다. 

김지형 위원장은 “이번 중재안은 우리 사회 전체를 보고 불확실한 영역의 직업병에 대한 지원이나 보상의 새로운 기준이나 방안을 수립하는데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중재안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며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원칙과 상식에 기반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중재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위는 기존 양측의 주장과 지금까지의 연구와 관련 사례를 검토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인 중재안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조정위는 서명식 종료 이후 곧바로 중재안 마련에 착수한다.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그동안 조정위는 1차 조정 당시 양측의 요구사항과 쟁점, 조정결렬 후 양측의 주장, 삼성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반도체 관련 3사가 지급한 보상방안 등을 검토해 중재안의 큰 방향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보상안은 이르면 올해 9월 중, 늦어도 10월까지 완성될 전망이다. 조정위는 삼성전자와 반올림, 정치권 등에서도 향후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달라고 했지만 다소 시일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조정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수용가능한 최적의 중재안을 만들어야 하는 조정위원회로서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일부 사안에 대해 여전히 견해차가 크고, 세부사항으로 가면 복잡하게 얽힌 쟁점이 많다. 최종중재안이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반올림은 이번 합의에 따라 그동안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이어온 천막농성을 25일 저녁 문화제를 끝으로 중단하고 철수한다. 일수로는 1023일만에 천막농성을 마무리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이번 합의를 두고 늦었지만 진정성을 갖고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반도체 부문을 이끄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선식 전무는 “완전한 문제 해결이 발병자와 그 가족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가치있는 일이라 판단해 이번 중재 수용을 결정했다”며 “향후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인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10년이 넘도록 긴 시간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이 참으로 섭섭하지만, 이제라도 삼성직업병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다시는 이런 불행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측의 분쟁은 2007년 3월 삼성반도체 3라인에서 근무하던 황유미 씨(당시 23세)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2008년 3월 황씨와 같은 피해자들을 대변하기 위해 시민단체 반올림이 발족하면서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2012년 11월 반올림과 공식 대화를 요청했지만 뚜렷한 진전은 없었다. 2014년 12월 진보 성향의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조정위가 공식 출범하면서 2015년 7월 조정안이 마련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1000억의 기금을 마련해 160명의 백혈병 피해자 중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40명을 제외한 120명에게 보상했다. 반올림은 40명을 제외한 삼성전자의 보상안에 반발, 2015년 10월 7일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11년 동안 분쟁을 계속해오던 양측은 올해 초부터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기 시작했다. 올해 1월 조정위는 양측과 꾸준히 연락을 취하며 입장을 좁혀왔다. 이같은 노력으로 양측은 조정위의 중재안을 받아들이는 '중재방식'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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