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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다크 챕터' 위니 리, "성폭력,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경각심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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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3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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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장편소설 '다크 챕터' 출간 기념 간담회

"성폭력 사건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서양 세계에서 살아가는 동양계 사람이 이런 일을 겪었지만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위니 리는 26일 서울 중구 순화동 순화동천에서 열린 장편소설 '다크 챕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크 챕터'는 가디언이 선정한 '2017년 독자가 뽑은 최고의 소설'이다. 성폭행 피해자인 저자는 자신의 아픈 경험을 소설에 어렵게 담았다.

그녀는 2008년 벨파스트 힐즈를 하이킹하던 중 15세의 범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삶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수치스럽고 불명예스럽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굴하지 않고, 성폭행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고통스럽게 재현하고 꿋꿋하게 써내려갔다.

'다크 챕터' / 위니 리
'다크 챕터' / 위니 리

위니 리는 "한국에서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활발한 것을 여러 기사를 통해 접했다"며 "이런 시점에 출간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주 목요일까지 한국에서 머무를 예정"이라며 "여러 행사를 통해 성폭력 사건 피해 생존자, 페미니스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피해자들과 연대를 형성하고 정서적 공감대를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성폭행 피해자들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겪은 여성들을 대변하는 단체 클리어 라인스 페스티벌(Clear Lines Festival)의 공동설립자이자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 생존자로서 여성 운동을 하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저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연극, 음악 등의 여러 예술을 통해서 아픔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성폭행의 순간뿐만 아니라 성폭행을 당한 후엔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 치열한 법정 투쟁까지 담아내며 긴장감을 더했다.

위니 리는 "약간 바꾼 부분이 있지만, 소설의 대부분은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성폭력의 잔인함을 강조하기 위해 법정 장면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소설 속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법정에서 만나 다툼이 일어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가해자가 자백해서 유죄 선고를 받았고 법정 싸움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성폭력 관련된 재판을 많이 목격했는데, 결과적으로 피해자 손을 들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이 일이 피해자들한테 잔인한지 그 경각심을 주고 싶어서 소설에 법정 싸움을 포함시켰어요."

그녀는 하버드 대학에서 민속학·신화학을 전공하고 런던골드스미스 대학에서 문예창작학 석사를 취득했다.

현재 영국에서 거주하면서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미디어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성폭력에 대한 공개적 담론과 소셜미디어(SNS)의 역할, 영향 등을 연구 중이다.

그녀는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피해 사실을 혼자 마음에 담아두지 말라고 조언했다.

또 가해자가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 용기 내어 신고하고, 성폭력 피해자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치유하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 이후에 친구들한테 이 이야기를 털어놨는데, 힘들어하는 저를 많이 응원해줬습니다. 이 일을 당하고 나서 영화제작자 일을 못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들었어요. 영국에 실업 급여를 신청해서 받았고 의학적인 도움, 심리 치료를 받았어요. 여행도 하면서 마음을 치유했습니다."

성폭행을 당한 이후 사회가 폭력의 희생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낱낱이 밝힌 작품이다. 그녀는 그녀는 성폭력은 육체를 넘어 한 사람의 영혼을 파괴한다며 가해자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니 리는 "나한테는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지만, 성폭행 가해자가 피해자와 원래 알던 사이도 많다"며 "직장이나 가정 등 본인들이 매일 보는 사람들한테 이런 일을 당하면 불편한 감정만 갖고 있다. 나중에 자신이 당한 게 성폭행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뒤늦게 말하면 해결하기 어려운 사례를 많이 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성폭행 가해자들이 자신이 범한 일이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피해자 인생을 바꿔놓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시에 성폭력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사회에서 바라보는 기준, 이미지때문에 시간이 많이 흐른 뒤 피해 경험을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미투 운동이 그랬듯 피해자들 목소리가 커져서 하나의 힘을 형성해야 합니다. 성과 관련된 교육이 어릴 적부터 제대로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성이 '노(No)'라고 이야기할 때 정말 노(No)라고 인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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