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대중음악계 숙원 '대형 공연장' 건립, '골든 타임'이 지나간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그룹 '세븐틴'(SVT)·임영웅·아이유 등 국내 톱 가수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 단독 콘서트를 잇따라 확정하면서 국내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다. 까다로운 대관 심사를 통과한 뮤지션들의 상징성을 재확인한 동시에 현저히 부족한 대중음악 공연장 인프라의 여건이 수면 위로 다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콘서트업계 상징인 올림픽주경기장이 2026년까지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한동안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수용인원은 4만~6만명가량이다. 그런데 이 정도 경기장을 채울 수 있는 뮤지션은 한정돼 있다. 반면 1만5000석 안팎의 아레나급에서 공연할 수 있는 K팝 그룹들의 숫자는 꽤 된다. 하지만 K팝 종주국임에도, 이와 관련 국내 공연장 인프라는 빈약하다.

인천 영종도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내 1만500석 규모의 K팝 전용 공연장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지난해 12월 개관과 동시에 '공연 시장의 대관 1순위'로 떠오른 이유다. '국내 1호 대중음악 전문 아레나' 타이틀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2023 멜론 뮤직 어워드(MMA)'와 '2023 SBS 가요대전' 같은 음악 축제는 물론 그룹 '샤이니' 멤버 겸 솔로가수 태민, 한류듀오 '동방신기',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 등의 콘서트가 열렸다. 최근엔 미국 팝 밴드 '마룬파이브(Maroon 5)'의 내한 공연이 이곳에서 펼쳐졌다.

다만 국내 첫 아레나 개관에도 공연 수요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체육시설로 지어져 건축음향 설계가 안 된 케이스포돔(KSPO DOME), 본래 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 같은 체육 시설을 제외하면 국내 대형 음악 공연장은 사실상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2023 글로벌 음악 보고서'에 따르면, 나라별로 가장 큰 음악 시장은 미국·일본·영국·독일·중국·프랑스·한국 순이다. 글로벌 주류로 부상 중인 K팝의 위상과 세계 7위의 음악 시장 규모에 비하면 기반시설은 형편 없는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세계 음악 산업을 이끄는 주요 국가 대부분은 라이브 음악 공연이 가능한 아레나를 음악 산업 성장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아레나급 공연장의 건립은 대형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 수요가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라이브 공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낸다.
뉴시스 제공
일례로 영국은 2007년 O2아레나 개관 후 전체 공연티켓 판매량이 약 10배 증가했다. 일본도 대형 공연장의 지속적인 공급으로 공연시장 성장률이 연평균 약 7%에 달한다.

또한 월드투어 방식의 글로벌 공연은 아레나를 보유한 세계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진행된다. 미국의 글로벌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투어를 돌면서 창조한 '스위프트노믹스' 같은 경제적 파급 효과도 인프라가 갖춰져야만 온전히 확보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아레나급 공연장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도 K팝이 '하드캐리'하고 있다. 아티스트의 해외 투어 확대, 관객 동원력 등이 팽창하면서 라이브 공연 시장은 매년 고성장이 전망된다.

국내 대표적인 대형 공연장 중 하나인 케이스포돔은 2018년 리노베이션 이후,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면 연평균 11.3% 성장한 대관 실적을 기록했다. 4대 기획사의 2019년부터 2023년까지의 공연 매출 성장률은 약 17%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같은 공연시장 장밋빛에도 1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 전문 시설을 포함해도 6곳밖에 없다. 글로벌 음악 시장 2위이자 1인당 명목 GDP가 비슷한 일본은 1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스타디움, 돔, 아레나가 약 40곳에 달한다.

K팝이 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국내 공연 인프라 투자 및 확보 노력은 물론 있었다.
뉴시스 제공
특히 경기 고양의 CJ라이브시티는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영종도 개발을 시작한 시기와 비슷한 2016년에 경기도와 사업개발협약을 체결했다. 카카오 서울 아레나도 2015년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건립사업으로 최초 사업 계획이 이뤄졌다.

CJ라이브시티와 같은 시기에 사업을 시작했지만,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먼저 개장하며 국내 1호 아레나 타이틀을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인스파이어는 2021년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투자 계획 변경 및 사업 변경을 사유로 39개월이나 완공기한 연장 승인을 받았다.

콘서트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연장 승인을 통해 사업 개발에 필요한 자금 조달 및 투자 유치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또한 단계적 개발 방식을 허용함에 따라 안정적인 자금 투입은 물론, 시장 변화와 트렌드에 맞는 사업 추진 여건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J라이브시티는 지난해 4월 공사를 중지하고 국토교통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정위에 오르는 등 여전히 답보상태다. 국내 사업자의 역차별로 여겨질 만큼 인스파이어 사례와 대조적이다. 핵심 쟁점이 되는 '완공기한 연장'에 대해 사업 계획 변경만 승인하고, 변경된 사업 계획에 맞춘 완공기한 재설정엔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K팝 '인바운드' 전략, '공연 인프라'에 달려

K-팝 산업이 전 세계로 확장하면서 해외에서 열리는 국내 아티스트의 공연과 각종 시상식이 낯설지 않는 풍경이 됐다. 다만 "정작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K-팝 공연"이라는 오명과 함께 K팝 팬덤 역차별이라는 볼멘 소리까지 나왔다.
뉴시스 제공
또 해외 아티스트의 월드투어는 '코리아패싱'이 계속되며, 국내 음악 팬이 이들 공연을 보려면 가까운 일본이나 해외로 원정을 감수해야만 한다. 지난달 일본 도쿄돔에서 네 차례나 열린 스위프트의 공연이 예다.

팝스타들의 내한공연을 주최하는 '슈퍼콘서트 시리즈'를 열어오고 있는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소셜 미디어에 "각국 정부들까지 관심을 보인 섭외 각축전에 우리는 대형 공연장이 없어서 말도 꺼내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동남아에선 싱가포르가 스위프트의 콘서트에 대한 독점 계약을 맺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가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거물 뮤지션의 내한은 관광 등을 비롯한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재팬타임즈 등에 따르면, 스위프트가 도쿄돔에서 나흘 연속 네 차례 공연해 22만명을 불러모아 도쿄에만 창출된 경제효과는 약 341억 엔(약 3018억원)에 달한다. 싱가포르 DBS은행의 경제학자 추아 한 텡은 스위프트 콘서트 유치로 싱가포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포인트(p)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개관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상징이 된 구형 공연장 스피어(Sphere)는 아일랜드 출신 세계적인 록 밴드 '유투(U2)'의 장기 공연을 열어 새로운 관광객들을 불러 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과거 국내 아티스트 및 프로듀서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아웃바운드(Out-bound) 한류'를 넘어, 해외 팬들과 아티스트를 국내로 불러오는 '인바운드(In-bound)'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가 추정하는 K-콘텐츠의 팬덤 경제 규모는 약 8조원에 달하며, 그 구심점에 '공연 인프라'가 있다는 것이다.
뉴시스 제공
CJ라이브시티와 같은 문화 인프라가 국내에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태국 등지에서 이미 대형 공연장이 건립되고 있는데, 인프라 없이 대형 팝스타의 내한공연 유치 등에 있어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J라이브시티 개장 후에는 향후 10년간 약 30조원의 경제 파급효과와 더불어, 20만명의 일자리와 매년 1조7000억원 이상의 소비 파급 등의 낙수 효과 창출이 기대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운영과 투자가 꾸준히 이뤄져야 하는 만큼, 사업이 좌초된다면 손실되는 기회비용은 수십 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J라이브시티는 전세계 1위 아레나 운영사인 美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 AEG 등 글로벌 톱티어 파트너들의 협력을 유치하며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있다. AEG는 스위프트의 공연 주최사이기도 하다.

대중음악계 관계자는 "일본은 수십 개의 대형 공연 시설을 통해 K-팝 아티스트를 비롯해 글로벌 아티스트의 월드투어를 유치하고 있지만, 정작 K-팝 종주국인 우리나라는 투어 유치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대중음악 공연장을 손에 꼽아야 할 정도"라며 "라이브 공연 산업을 통한 막대한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를 누리려면 조속한 아레나 건립 및 공연 인프라 조성에 실질적 지원을 투입할 수 있는 공연 골든 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 기사는 제휴통신사 뉴시스의 기사로 본지의 취재/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이 기사에 관한 반론은 반론요청을 이용해 주세요. [반론요청]

 
팬들의 마음을 기사로 대신 전해주는 'F레터(팬레터라는 의미)'에 많은 제보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톱스타뉴스에서는 팬들의 마음을 기사로 대신 전해주는 'F레터(팬레터)' 사연을 받고 있습니다.
스타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면서 비상하고 있는 스타의 '소울메이트'인 팬들의 진심과 그들의 감성, 그리고 시선을 담고자 'F레터'를 기획했습니다.

F레터 속에는 아픔도 있고, 슬픔도 있고, 희망과 행복도 있지만 공통분모는 '다들 나와 비슷하구나'에서 오는 정서적 위로가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하기에 보다 많은 팬들의 마음이 많은 대중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F레터'는 아티스트의 철학적 선율이 담긴 스토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팬들이 '스타를 접한 당시의 감정과 감성의 편린'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던 '순간의 감동과 추억, 그리고 그 감성'을 여러 독자에게 소개하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팬들의 관점에서 본 '나의 최애에 대한 이야기, 팬카페에 올려진 감동적인 글, 내가 그에게 빠진 이유, 내 인생의 최애 곡, 내 마음을 흔든 결정적 장면, 내 마음을 훔쳐갔던 그 시기-그 시절,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내가 스타를 사랑하게 된 이유' 등의 팬 글들을 'F레터'로 보도하고 있다. 자세한 'F레터'는 공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팬들의 마음을 기사로 대신 전해주는 'F레터(팬레터라는 의미)'에 많은 제보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