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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헌트’ 이정재, 배우와 감독 사이…새로운 도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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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은혜 기자) 배우 이정재가 감독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영화 ‘헌트’는 이정재에게 새로운 문을 열어준 작품이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헌트’ 개봉 라운드 인터뷰에 참석한 이정재는 연출가이자 배우로서 보낸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헌트’에서 이정재는 안기부 해외팀 차장 박평호를 연기했다. 동시에 그는 이 작품의 각본가이자 연출자로 참여하며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긴장돼요.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요. 반면에 또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 정성을 다 쏟아 부었어요. 더는 제 머리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고 나올 수 없을 정도로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없어요.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만 기다리고 있어요”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헌트’는 제75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을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됐다. 그러나 칸에서 공개됐을 당시 ‘헌트’는 로컬 색이 짙은 내용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이정재 감독 역시 이러한 평가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칸 당시 30% 정도의 외신이 로컬 색이 진하다고 평가했어요. 특히 80년대 한국 정치사회를 몰라서 이야기를 쫓아가기 어렵다는 분들도 계셨고요. 사실 시나리오를 처음 쓸 때 ‘1020 세대 관객이 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써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저도 그렇지만 어린 친구들은 더 모르실 것 같아서요. 한국의 1020 세대, 외국 관객들에게도 어렵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30%면 꽤 높은 비율이잖아요. ‘이 정도 노력은 부족했구나’ 싶어서 칸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각색했어요. 각색한 대사로 편집본을 다시 수정했고, 배우들에게 후시 녹음을 수정된 대사로 부탁했어요. 줄거리가 크게 바뀐 건 아니라 내부에서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라고 생각하지만. 영화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2시간 동안 한 컷이 바뀌어도 그 후 펼쳐지는 이야기의 느낌이 크게 바뀌었다고 느끼거든요. 그렇지만, 칸에서 그런 경험을 하다 보니까 국내 버전을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더 많은 분이 공감하고 재미있게 봐주길 바라며 수정했죠”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정재의 노력은 그대로 통했다. ‘헌트’는 국내 언론 시사회 이후 리뷰 등을 통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올여름을 겨냥한 빅4 중 다크호스라는 호평도 이어졌다.

“좋은 글을 많이 써주셔서 놀랐어요. 놀라움 이상으로 이분들도 정우성과 이정재가 나오는 영화를 기다리셨다는 생각도 했고요. 우성 씨와 밥을 먹으면서 ‘그래도 우리가 허투루 살지는 않았구나’ 이런 말을 했어요. 저희가 현장에서 열심히 촬영하고,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하는 것들, 관객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들을 봐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헌트’의 원안은 ‘남산’이다. ‘남산’은 이정재 감독을 만나며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겪었다. 이정재는 주경과 유정 캐릭터에도 과감한 변화를 주며 조금 더 입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없던 캐릭터도 새롭게 만들었다.

“‘남산’ 시나리오 주제, 인물 구도가 달랐어요. 방주경 캐릭터는 두 신에서만 짧게 등장했고, 평호와 만나는 장면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평호의 심리,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중요한 인물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경이를 새로 만들었어요. 그런 사람이 정도에게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철성이를 새로 만들었고요. 대학생 유정과 평호의 관계가 ‘남산’에서는 잠자리도 갖는 연인이었어요. 그런 관계를 다 지우고 동료처럼 만들었죠. 동료지만 내 길을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고요. 인물 관계도가 굉장히 많이 바뀌는 과정에서 제목도 ‘헌트’로 바꿨어요”

시나리오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박평호 원톱’이었던 캐릭터 설정은 ‘박평호 김정도 투톱’으로 변화했다. 단순 조연이었던 김정도의 캐릭터의 비중이 확연히 늘어났다.

“정도는 완벽한 조연 중 분량도 적은 역할이었어요. 우성 씨랑 연기하려면 투톱 구조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했고요. 사실 50대 50으로 비율을 맞추기가 어려워요. 누군가 49가 되면 캐스팅이 어렵거든요. 특히 비슷한 캐릭터라면요. 우성 씨가 가진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사 같은 것들이 있었지만, 이 영화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는 강한 목표가 있었고, 그래서 제가 정도를 연기했어도 똑같이 연기했을 거에요. 평호와 정도는 굉장히 다른 인간들이지만, 이루려고 했던 목표는 평화나 화합으로 같던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누가 연기했어도, 표현이 다르게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정재는 과거 김성수 감독의 영화 ‘태양은 없다’에서 배우 정우성과 호흡을 맞췄다. 이후 23년 만에 영화 ‘헌트’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정재는 동료 배우이자 감독으로 정우성과 함께하게 된 것이다.

“우성 씨는 워낙 잘생기고 멋진 사람이에요. 누가 찍어도 멋지고 잘생겼어요. 그 얼굴이 어디 가겠어요? 중요한 건 그 캐릭터가 가진 생각과 표현이 멋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우성 씨 캐릭터가 가진 신념, 자신만의 목표, 목적이 건강해 보여야 했어요. 어떻게 하면 정우성의 생각과 마음이 더 멋지게 보일까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정재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 이정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오징어게임’ 이후 ‘헌트’가 공개되며 그의 새로운 도전에 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진 상황이다. 때로는 높아진 기대감 속 새로운 도전이 걱정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 때문에 부담이 됐다기보다는, 제가 연기 생활 약 30년을 잘하고 있는데 굳이 이런 이야기를 써서, 내 커리어를 스스로 망치는 건 아닌가 하는 공포는 여러분은 상상하지 못할 거예요. 쓰면 쓸수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왜 서로 나뉘어서 분쟁하는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꼭 옳은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해본다면 그 공포를 조금 더 이겨낸다면 어떨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이정재는 ‘헌트’를 통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앞으로도 이정재는 자신이 딛고 선 땅을 다지며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연출했다고, 각본을 썼다고 해서 자신감이 생긴다는 건 좀 다른 이야기 같아요. 다음 작품이 무엇이 될지, 어떤 연기를 하게 될지 모르니까요. 연기자는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얼마나 좋은 작품이 올까에 대한 기대도 있거든요. 복합적인 생각이 들어요. 자신감 있게 뭔가를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기도 해요. 다만, 사람이 얼마나 열심히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체험을 한 것 같아요. 다음에는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배우 이정재의 장편 상업 영화 데뷔작인 영화 ‘헌트’의 개봉일은 이달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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