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연준 의장에 ‘케빈 해싯’ 부상…미 10년물 국채 금리 4%로 하락

(톱스타뉴스 이가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의 뒤를 이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해싯 위원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실제로 이끌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 같은 인식이 인선 논의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예상 밖 인사를 선택해 온 전례를 언급하며, 공식 지명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인선이 확정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무엇을 결정할지는 결정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며 “지켜봐 달라”고 말해 인선 방향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해싯 위원장은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이 처음 거론될 때부터 꾸준히 유력 인사로 이름이 오르내렸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설계한 핵심 참모로 알려져 있다.  

채권시장에서 기준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해싯 위원장의 연준 의장 유력설이 전해진 뒤 4%로 내려갔다. 이 수준은 지난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구조를 갖고 있어, 10년물 금리 하락은 해당 만기 국채 가격이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해싯 위원장의 연준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됐고, 이 기대가 미 국채에 대한 매수 수요를 자극한 요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 금리 전반을 끌어내리는 방향으로 작용해 국채 가격에는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투자자들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장기화할 경우 채권 수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 미리 채권을 매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해싯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경우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한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차기 연준 의장 인선 작업을 진행해 온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해싯 위원장을 포함해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5명을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5명의 매우 뛰어난 후보자를 갖고 있으며, 그들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후보군을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가운데 차기 연준 의장 단수 후보를 크리스마스 전에 발표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전망해, 연말을 전후해 인선 방향이 가시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