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배채윤 기자) 안양 정관장 아레나를 찾은 팬들의 시선이 2쿼터 내내 한 선수에게 쏠렸다. 고려대 출신 가드 문유현이 볼을 잡을 때마다 함성이 터졌고, 간결한 드리블과 빠른 패스가 이어질 때마다 기대감이 커졌다. 비공식 데뷔전 성격을 띤 연습 경기에서 문유현은 2쿼터에만 6점을 올리며 안양 정관장의 81-67 승리를 이끌었다.
문유현은 25일 경기도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농구 대표팀과의 연습 경기에서 안양 정관장의 공격 흐름을 주도하며 81-67 완승에 힘을 보였다. 안양 정관장은 1쿼터를 2점 차로 뒤진 채 마쳤지만, 2쿼터부터 투입된 문유현이 분위기를 바꾸며 승부를 뒤집었다.

안양 정관장은 1쿼터 종료 시점까지 대표팀에 밀리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점수 차는 2점에 불과했지만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고, 대표팀의 수비 압박에 고전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그러나 2쿼터 시작과 함께 볼 핸들러로 나선 문유현이 코트를 넓게 활용하며 템포를 끌어올리자 흐름이 급격히 바뀌었다. 이후 안양 정관장은 대표팀 수비를 공략하며 점수 차를 벌렸고, 연습 경기를 14점 차 승리로 마무리했다.
경기 흐름을 바꾼 장면은 2쿼터 초반에 나왔다. 문유현은 화려한 백 드리블로 나가사키에서 활약 중인 대표팀 에이스 이현중의 압박 수비를 뚫고 빠르게 상대 코트로 넘어갔다. 이어 렌즈 아반도의 3점슛을 이끌어내는 패스를 전달하며 첫 번째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들었다.
문유현은 넓은 시야와 간결한 패스로 동료들의 득점을 연달아 도왔다. 외곽에 자리 잡은 박정웅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해 3점슛을 어시스트했고, 코트 곳곳에 포진한 동료들에게 공을 배분하며 남자 농구 대표팀의 지역방어를 흔들었다. 안양 정관장은 문유현을 중심으로 한 패스 게임을 바탕으로 대표팀 수비 조직을 무너뜨렸다.
2쿼터 막판에는 개인 피니시 능력도 증명했다. 문유현은 먼 거리에서 과감하게 던진 3점슛을 성공시키며 연습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2쿼터에서만 6점을 올린 문유현은 득점뿐 아니라 경기 흐름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안양 정관장의 역전을 지휘했다.
올해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안양 정관장에 지명된 문유현은 아직 정규리그는 물론 2군 리그인 D리그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남자 농구 대표팀을 상대로 치른 비공식 데뷔전에서 1순위 신인다운 기량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문유현은 대표팀과의 연습 경기를 준비하는 동안 팀 전술과 역할에 적응하기 위해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문유현은 대표팀 소집에 따른 휴식기 동안에 대해 감독과 코치의 요구사항에 많이 적응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배들이 코트 안팎에서 잘 도와주고 팀 분위기가 좋아서 편하게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트에서 보여준 플레이와 같은 시야를 인터뷰에서도 드러냈다. 문유현은 손발이 잘 맞아서 코트를 최대한 넓게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비공식 데뷔전이자 첫 실전이라 긴장이 있었지만, 긴장될수록 단순하게 자신이 잘하는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자 농구 대표팀이 시도한 지역방어도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문유현은 평소 드리블과 패스를 항상 준비해왔고 관련 영상들을 보며 참고해왔다고 설명했다. 2쿼터에서 6점을 넣고 마쳤지만 더 득점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면서도, 선배들의 찬스가 더 좋아서 패스를 선택했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유현은 고려대 2학년이던 지난해 11월 안준호 감독이 이끌던 남자 농구 대표팀에 발탁돼 호주와의 2025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예선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가드다. 이번 연습 경기에서는 대표팀을 상대하는 입장으로 코트에 섰다.
문유현은 아직 대표팀에 뽑힐 실력이 아니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자평하면서도, 대표팀 형들과 함께 뛰어보니 너무 재미있었고, 빨리 경쟁에서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며 앞으로를 향한 의욕을 보였다.
이제 관심은 정규리그 데뷔와 신인왕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같은 신인 가드진 간 경쟁 구도도 형성됐다. 이번 신인 가운데 드래프트 전체 8순위로 수원 kt에 입단한 동갑내기 가드 강성욱은 지난 19일 이미 정규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초반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강성욱은 드래프트에서 문유현과 양우혁에게 지명 순위가 밀렸지만, 드래프트 직후 발언으로 경쟁 구도를 분명히 했다. 강성욱은 자신을 앞순위로 지명하지 않은 팀들에 대해 이를 갈고 뛰겠다고 말하며, 문유현과 양우혁을 포함한 동기들을 프로에서 만날 때마다 더 이기려고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유현은 강성욱의 데뷔전을 직접 봤다고 전했다. 데뷔전을 보면서 기분이 미묘했다고 말하며, 자신도 빨리 데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강성욱이 앞선 순위로 뽑힌 가드들보다 잘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문유현은 드래프트 동기 중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더 나아가 자신의 5년 위 선배들과 5년 아래 후배들 중에서도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연습 경기에서는 가족 같은 맞대결 장면도 나왔다. 4쿼터에 문유현은 남자 농구 대표팀에 소집된 형 문정현과 맞대결을 펼쳤다. 한 장면에서 문유현은 문정현에게 파울과 함께 득점을 허용하는 앤드원 플레이를 내줬다.
문유현은 해당 장면에 대해 형이 4쿼터에 출전하기도 했고, 기를 살려주려고 일부러 득점을 허용했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이어 형의 힘이 확실히 좋다고 인정하면서, 다음에 막을 때는 당하지 않기 위해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 맞대결에서는 일대일 상황에서 직접 득점에 성공한 뒤 형을 째려보겠다고 언급하며 농담 섞인 경고를 건네, 형제 간 경쟁 구도 속에서도 여유 있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습 경기에서 문유현은 비공식 데뷔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존재감을 선보였다. 2쿼터 6점과 다수의 어시스트, 대표팀 지역방어 공략, 이현중과의 매치업 돌파 등 구체적인 장면을 통해 1순위 신인으로서의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정규리그 데뷔와 신인왕 경쟁, 그리고 동기·선배·후배 가드들과의 승부가 이어질 KBL 무대에서 문유현이 어떤 성장을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2025/11/25 19:52송고  |  reporter@topstar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