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성희 기자) 11월 24일 일요일 극장가는 전체 관객 99,588명으로 10만 명 선을 간신히 밑돌며 숨 고르기를 했다. 그럼에도 박스오피스 상단 구도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1월 24일 박스오피스 1위는 '위키드: 포 굿', 2위는 '나우 유 씨 미 3', 3위는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 차지했다. 어제 관객수는 각각 30,184명, 29,410명, 8,301명으로 집계됐고, 누적 관객수는 567,567명, 1,042,690명, 3,284,606명까지 올라섰다. 세 편이 모두 이미 누적 50만∼300만 관객대를 형성하며 중·장기 흥행 국면에 진입한 모양새다.
무엇보다 박스오피스 1위 '위키드: 포 굿'의 추세가 인상적이다. 11월 19일 개봉 이후 불과 엿새 만에 누적 56만 명을 넘겼고, 어제도 3만 명을 동원하며 선두를 사수했다.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과 동명 뮤지컬을 바탕으로 한 실사 영화 시리즈의 두 번째 파트로, 원작 뮤지컬 2막에 해당하는 오즈 세계관의 후반부를 137분 러닝타임 안에 촘촘하게 담아냈다. 엘파바와 글린다, 두 마녀의 우정과 선택이 정치적 음모, 동물 탄압, 노란 벽돌길을 둘러싼 세계관 설정과 섞이면서 판타지·뮤지컬·액션·어드벤처 장르의 스펙터클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각각 엘파바와 글린다를 맡아, 우정과 갈등, 존경과 오해가 교차하는 관계의 감정선을 노래와 퍼포먼스로 끌고 가고, 양자경과 제프 골드블룸, 조나단 베일리 등 조연진이 오즈 정치의 그늘을 입체적으로 채운다. 여기에 한국판 성우진으로 박혜나, 정선아, 고은성 등 실제 뮤지컬 무대에서 익숙한 배우들이 참여해 팬덤 관객층의 수요를 자극했다. 어제 기준 스크린 효율 29.3%(매출액 점유율에서 스크린 점유율을 뺀 수치)를 기록해, 현재 배정된 스크린 대비 매출 기여도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상영 포맷도 2D부터 IMAX, 4DX, SCREENX, Dolby Cinema, MX4D까지 풀 라인업을 가동하고 있어, 포맷별 수요를 폭넓게 흡수하는 구조다.
2위 '나우 유 씨 미 3'는 범죄·액션 마술 시리즈의 세 번째 편으로, 개봉 13일차인 11월 24일에도 29,410명을 모으며 꾸준한 관객 유입을 이어갔다. 누적 관객수 104만 2,690명, 누적 매출액 99.3억 원, 스크린 효율 26.9%로 집계돼, 프랜차이즈 3편으로서는 안정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Now You See Me: Now You Don’t'라는 부제를 단 이번 작품은 루벤 플레셔 연출 아래 제시 아이젠버그, 우디 해럴슨, 데이브 프랭코, 아일라 피셔 등 기존 '포 호스맨' 멤버들이 재결성되고, 저스티스 스미스, 로저먼드 파이크, 모건 프리먼 등이 합류해 팀플레이의 스케일을 키웠다. 한때 부패한 재벌과 검은 자금을 마술로 응징하던 이들이 다시 소환돼, 무기 밀매와 자금 세탁의 관문으로 제시된 '하트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치밀한 트릭을 펼치는 구조다. 2.39:1 화면비의 2D 포맷(해외 Dolby Vision·Atmos)으로 완성된 112분 러닝타임은 빠른 편집과 음악감독 브라이언 타일러의 리드미컬한 스코어와 어우러져, 프랜차이즈 특유의 '보여주고 사라지는' 쾌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표1] 11월 24일 박스오피스](https://cdn.topstarnews.net/news/photo/202511/15885388_1785482_4031.jpg)
3위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은 9월 24일 개봉 이후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어제 관객수는 8,301명에 그쳤지만, 누적 관객수는 328만 4,606명, 누적 매출액은 345.9억 원에 달한다. 후지모토 타츠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첫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TV 애니메이션 1기에 이어 레제를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를 스크린으로 확장했다. 소년 덴지가 악마견 포치타와의 계약을 통해 '체인소 맨'으로 다시 태어나고, 수수께끼의 소녀 레제와의 만남을 통해 사랑과 전쟁, 인간성과 폭력의 경계에 서게 되는 과정을 다크 판타지와 액션, 코미디 호러, 로맨스를 뒤섞어 풀어낸다. 토야 키쿠노스케와 이자와 시오리를 비롯한 성우진이 캐릭터의 감정과 광기를 밀도 있게 표현하고, 요네즈 켄시와 우타다 히카루가 참여한 주제가·엔딩곡이 작품의 정서를 강렬하게 각인시킨다. 다만 스크린 효율은 7.1% 수준에 머물러, 누적 규모에 비해 현재 스크린 배분 효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장기 상영 국면에서 스크린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박스오피스 중위권에서는 예술영화와 장편 데뷔작들이 의미 있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4위 '국보'는 어제 6,639명을 모으며 누적 64,971명, 스크린 효율 5.4%를 기록했다. 요시다 슈이치 원작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전후∼고도경제성장기 일본을 배경으로 가부키라는 전통 예능과 한 인간의 운명을 집요하게 따라가는 175분짜리 역사 드라마다. 요시자와 료가 온나가타 배우 타치바나 키쿠오를 연기하며, 요코하마 류세이, 타카하타 미츠키, 테라지마 시노부, 와타나베 켄 등이 세대와 계보를 가로지르는 인물들을 촘촘히 채운다. 실제 가부키 배우가 코칭에 참여하고, 화면비 2.39:1의 시네마스코프 화면에 무대와 분장을 사실적으로 옮긴 미장센이 더해져, 예술영화 팬층을 꾸준히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 현지에서의 흥행과 각종 영화제 수상 이력, 그리고 '진짜 가부키를 보고 싶다'는 수요를 공연장으로까지 확장시킨 파급력 덕분에,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이어가고 있다.
5위 '세계의 주인'은 3,905명을 추가해 누적 관객 132,014명, 누적 매출액 12.8억 원, 스크린 효율 3.7%를 기록했다. 윤가은 감독의 세 번째 장편으로,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에 홀로 반대하는 열여덟 살 여고생 이주인의 선택을 따라가는 청소년 성장 드라마다. 반장이자 모범생, 또래 사이의 '인싸'로 통하는 주인이 집단의 흐름과 다른 선택을 하면서, 친구 수호와의 관계가 틀어지고 익명의 쪽지가 날아드는 과정이 미세한 긴장감 속에 전개된다. 서수빈이 데뷔작부터 주인공 이주인을 맡아 사춘기 특유의 불안과 자기방어, 그리고 신념을 지키려는 내적 진동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장혜진이 담임교사로 등장해 소녀의 내면을 비추는 어른의 초상을 비감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토론토 국제영화제를 포함한 다수 해외 영화제 초청 이력과 더불어, 국내 관객층에서도 '나답게 살아가는 일'에 대한 공감대를 자극하며 완만하지만 끈질긴 흥행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어 6위 '나혼자 프린스'(어제 3,283명, 누적 39,158명, 스크린 효율 2.4%), 7위 '프레데터: 죽음의 땅'(어제 3,148명, 누적 412,794명, 스크린 효율 2.2%), 8위 '퍼스트 라이드'(어제 2,278명, 누적 731,402명, 스크린 효율 1.5%), 9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어제 1,501명, 누적 5,648,287명, 스크린 효율 1.2%) 등 장르와 국적이 다른 작품들이 하단을 채웠다. 관객수 1,000명 이하 작품은 통계상 순위에 포함되지만, 실제 시장 영향력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분기점이 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날 박스오피스의 실질적인 상위권은 1∼9위 구간이 중심축을 형성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실시간 예매 시장에서는 내일과 다음 주 개봉작이 일찌감치 전선(戰線)을 형성했다. 예매 점유율 1위는 11월 26일 개봉을 앞둔 '주토피아 2'로, 예매 관객수 253,369명, 예매 점유율 60.8%를 기록했다. 개봉 전부터 이미 좌석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선점한 셈이라, 본격 개봉일 이후 박스오피스 판도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표2] 실시간 예매 점유율](https://cdn.topstarnews.net/news/photo/202511/15885388_1785483_4043.jpg)
2위는 현재 박스오피스 1위인 '위키드: 포 굿'(37,623명, 9.0%), 3위는 '나우 유 씨 미 3'(17,626명, 4.2%)가 차지해, 상영 중인 톱2 작품이 예매 시장에서도 견고한 선호도를 이어갔다. 4위는 하정우·공효진·김동욱·이하늬 주연의 신작 '윗집 사람들'로, 예매 관객수 14,322명, 예매 점유율 3.4%, 개봉일은 12월 3일이다. 5위에는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13,302명, 3.2%)이 올라, 기존 팬덤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극장판의 재관람 수요도 확인됐다. 이 흐름을 이어 6위에는 허성태·조복래·서민주 주연의 '정보원'(10,022명, 2.4%, 12월 3일 개봉), 7위 '국보'(7,039명, 1.7%), 8위 '극장판 주술회전: 시부야사변 X 사멸회유'(5,793명, 1.4%, 12월 3일 개봉), 9위 '한란'(5,639명, 1.4%, 11월 26일 개봉), 10위 '석류의 빛깔'(4,845명, 1.2%, 11월 26일 개봉)까지, 이른바 '개봉 대기열' 작품들이 상위권을 가득 채운다. 오늘(11월 25일) 당일 개봉하는 작품은 실시간 예매 순위 상단에 포착되지 않았고, 내일(26일)과 다음 주 초(12월 3일) 개봉작들이 미리 선점한 좌석을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최근 관객수 추이를 보면, 11월 17∼24일 사이 박스오피스 흐름이 주말·신작 효과에 따라 크게 요동친다. 11월 17일 108,077명, 18일 106,646명 수준에서 머물던 일일 관객수는, 19일 '위키드: 포 굿' 개봉 효과와 함께 209,899명으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어 20일 139,108명, 21일 195,886명으로 등락을 반복하다가, 22일 375,149명, 23일 317,414명으로 주말 프리미엄이 극대화됐다. 이후 24일에는 다시 99,588명으로 내려앉으며 평일 수준으로 수렴했다. 같은 기간 톱5 구성을 보면, 19일 이후 '위키드: 포 굿'과 '나우 유 씨 미 3',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국보'가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며 시장을 견인했고, '세계의 주인', '프레데터: 죽음의 땅', '나혼자 프린스', '퍼스트 라이드' 등이 날마다 중위권에 교대로 포진했다. 이로써 전체 관객 수요가 일부 프랜차이즈와 굵직한 화제작에 집중되는 가운데, 한국 독립·예술영화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스크린 수에서 점진적인 관객 축적을 이어가는 이중 구조가 보다 선명해졌다.
![[그래프] 일일 관객수 추이](https://cdn.topstarnews.net/news/photo/202511/15885388_1785484_4053.jpg)
국적별 매출액 점유율을 보면, 11월 24일 기준 미국 영화가 67.2%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일본 영화가 18.4%로 뒤를 이었다. 한국 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은 13.4% 수준으로, '세계의 주인'과 같은 토종 드라마, '나혼자 프린스', '퍼스트 라이드' 등의 상영분이 합쳐진 결과다. 이 밖에 중국 0.3%, 독일 0.3%, 이란 0.1%, 이탈리아 0.1%, 루마니아 0.1% 등 기타 국적 작품들은 소규모 아트버스터나 특별 상영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장르별 관객 점유율을 뜯어보면, 최상단은 '위키드: 포 굿'이 이끄는 판타지·뮤지컬·어드벤처가 30.3%를 차지했고, '나우 유 씨 미 3' 등으로 대표되는 범죄·액션이 29.6%로 바짝 뒤를 쫓았다.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을 포함한 애니메이션·액션·어드벤처 계열이 8.4%, 순수 애니메이션이 4.5%로 집계돼, 애니메이션 장르가 합산 기준으로도 10%를 넘는 비중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드라마(12.4%), 코미디·멜로/로맨스(3.3%), SF·액션(3.2%), 코미디·드라마(2.3%), SF·드라마·미스터리·스릴러(0.9%), 애니메이션·가족·판타지·어드벤처·드라마(0.7%) 등 세부 장르가 골고루 포진해,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다양한 장르 포트폴리오가 미리 깔려 있는 편성 구조를 확인하게 한다.
결국 11월 24일 박스오피스는 '위키드: 포 굿'과 '나우 유 씨 미 3',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으로 이어지는 톱3가 여전히 전체 시장을 이끌고, 예매 시장에서는 내일 개봉하는 '주토피아 2'와 내주 개봉을 앞둔 '윗집 사람들', '정보원', '극장판 주술회전: 시부야사변 X 사멸회유' 등이 기세를 끌어올리는 이중 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난 하루였다. 스크린 효율이 높은 작품들에 대한 상영관 확대와, 롱런 체제로 접어든 작품들의 상영관 조정이 맞물리면서, 11월 마지막 주와 12월 첫째 주 극장가 재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2025/11/25 07:41송고  |  reporter@topstar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