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황선용 기자) 화려한 큰 무대보다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한 인물이 있다. 김희선, 그 이름은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스타이자, 드라마 ‘다음생은 없으니까’에서 경력단절 여성 조나정으로 돌아온 배우다.

17일 밤 10시, TV조선 월화미니시리즈 ‘다음생은 없으니까’ 3회가 방영됐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으로 분당 최고 시청률 2.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방송 전후로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10 시리즈’ 부문 3위를 달성하는 등 국내외 화제성을 입증했다.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매일 같은 하루, 육아 전쟁과 쳇바퀴 같은 직장생활에 지쳐가는, 40대 세 여성이 더 나은 ‘완생’을 바라보며 좌충우돌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김희선은 극 중 아들 둘을 키우는 전직 쇼호스트 조나정 역을 맡아 경력을 단절당한 뒤 재취업에 도전하는 현실적인 엄마로 분했다.

김희선 / 서울, 최규석 기자
김희선 / 서울, 최규석 기자

김희선의 이번 연기는 단순한 드라마 복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김희선 스스로도 6년간의 공백기를 거쳤던 배우로서, 극 중 나정의 감정선을 누구보다 깊이 있게 드러낸다. 드라마 속 조나정이 쇼호스트 시절의 전문성을 살려 유치원 벼룩시장에서 수제 수세미를 완판하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1분에 4000만 원 매출을 올리던 완판녀”라 불렸던 과거의 내공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방송에서는 남편(윤박 역)과 동창, 후배 등 주변 인물들로부터 무시와 견제를 받으면서도, 일과 육아의 균형을 포기하지 않고 좌절과 용기를 오가는 숨은 서사가 촘촘하게 펼쳐진다. 불합리한 면접 탈락, 면전에서 당하는 무시는 물론 일에서 ‘줌마룩’으로 대표되는 현실적 굴욕까지 솔직하게 그려진다. 김희선은 과장 없는 생활연기와 진정성 있는 감정선, 그리고 능청스러운 코미디까지 더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17일 방송에서는 나정이 벼룩시장에서 작은 성공을 경험하며 스스로의 능력을 재확인하고, 파이널 쇼호스트 면접시험에서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들을 위해 직접 만든 수제 비누를 소개하는 현실적인 프레젠테이션을 보여준다. 경쟁자보다 화려하지 않은 모습, 커리어 단절의 상처를 숨기지 않는 당당함이 시청자와 심사위원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낸 순간이다.

늘 변함없이 아름다웠던 김희선의 외모는 극 초반 “줌마룩”, 파격 파마 등 망가짐까지 불사하며 현실감을 더한다. “아직 자신있다”는 미니스커트 소화, 14만 원대 ‘패션 테러리스트’ 의상마저 과감히 소화하며 캐릭터와 한 몸이 된다. 이런 변신의 이면엔, ‘100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미인’이라는 수식어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깊이로 성장한 배우 김희선의 저력이 있다.

김희선 / 서울, 최규석 기자
김희선 / 서울, 최규석 기자

드라마 속에서는 김희선, 한혜진, 진서연의 찐친 케미도 빛난다. 세 친구는 ‘미녀 삼총사’ 단톡방에서부터 서로의 스타일을 점검하며 ‘메이크오버’ 시간을 즐기는가 하면, 실패와 굴욕을 함께 헤쳐 나가며 국내 여성 시청자들에게 ‘워맨스’로 통하는 진한 연대감을 전달한다.

김희선은 기자간담회에서 “아이를 낳고 집에서 6년 동안 시간을 보냈던 경험을 그대로 캐릭터에 투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육아와 가사에 묶여 “세상은 무지하게 바뀌었지만, 나는 멈춰 있었다”고 속상함을 토로하는 대목 역시 실제 경력단절 여성들의 마음과 맞닿아 있다. 그런 속상함을 이겨내고, 작지만 현장에서 성공의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들이 매회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무심한 듯하지만 다정한 남편, 가족과의 갈등, 친구들과의 의기투합 등 다양한 관계의 면면 속에서 김희선은 흔들리면서도 성장하는 여성의 복합적인 내면을 특히 섬세하게 연기하고 있다. 파워풀한 커리어우먼의 모습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현실형 스타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이 드라마는 “해보기 전엔 모르는 거지, 왜 미리 겁부터 먹고 그래?”, “상처받은 마음은 직면해야 풀린다” 등 대사로, 중년 여성의 성장과 도전, 삶에 대한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김희선은 경단녀 엄마의 설움과 동시에 재기와 도전의 용기를 배우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모두 체현해 보여준다.

이처럼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김희선의 과감한 연기변신, 생활밀착형 리얼리티, 그리고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과의 자연스러운 케미스트리, 준비된 현실감 있는 대사와 연출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방송과 동시에 각종 OTT·검색·화제성 순위를 휩쓸고 있는 김희선의 존재감은 여전히 견고하다. 배우로서,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김희선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또 한 번 ‘변화’와 ‘완성’을 덧입는다. 경력단절, 워킹맘, 중년 여성이라는 사회적 상징까지 포용하며, ‘다음생은 없으니까’에서 다시금 우리 모두의 다음을 응원하고 있다.

TV CHOSUN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매주 월, 화 밤 10시에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