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도 태도 달라"…전소니-이유미 '당신이 죽였다', 장르물에 담은 여성 구원 서사 (종합) [현장]

(톱스타뉴스 김효진 기자) 캐스팅부터 화제를 모은 '당신이 죽였다'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전소니, 이유미, 장승조, 이무생, 이정림 감독이 참석했다.

'당신이 죽였다'는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정림 감독은 "비슷한 트라우마를 가진 두 여자가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지옥 같은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 살인을 결심하고 서로 연대하지만, 계속해서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일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설득이 굉장히 필요한 선택들을 두 여주인공이 한다. 그 선택을 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당신이 죽였다'는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나오미와 가나코'를 원작으로 한다. 이정림 감독은 "사실 소설이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영상화 소식이 당연히 없었고, 워낙 작가님 팬이라 예전에 책을 읽었는데, 읽으면서 두 여자의 삶에 같이 분노하고 슬퍼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감정들이 밀려왔다. 이후 영상화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나에게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글을 읽었을 때 정말 좋은 글이어서 '이걸 진짜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촬영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제목에 대해 이정림 감독은 "원작 제목도 굉장히 좋아한다. 이름이 곧 그 사람의 삶을 뜻하니까. 그래서 8부작으로 만든 시리즈물이어서 이름을 각 화의 소제목으로 따왔다. 작가님과 상의해서 '당신이 죽였다'라는 제목을 하게 된 이유는, 이 제목이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너', '나', '우리' 이런 뜻이 모두 포함돼 있다. 정말 당신을 죽였을 수도 있고, 방관하는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그것을 지켜보는 우리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8부까지 다 보고 나면 제목에 대해 모두가 한 번쯤 깊게 생각해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당신이 죽였다'는 '애마', '은중과 상연'에 이어 넷플릭스에서 또 한번 선보이는 여성 서사 중심 작품이다.

전소니는 '당신이 죽였다'만의 차별점에 대해 "우리 이야기에는 장르 특유의 쫄깃함이 있다. 끊을 수 없는 엔딩을 만들어서, 이 안에서 이들이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지 조마조마하면서 지켜보게 되는 마음이 생긴다. 그게 우리 작품만의 매력이다. 부가적으로는 제가 주짓수를 열심히 했다"라고 밝혔다.

이유미는 "장르적 특성이 있다 보니 두 배우에게 처해진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흔하지 않은 선택과 결정을 내리는 순간들이 있다. 그로 인해 느껴지는 다름이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강조했다.

극중 전소니는 백화점 명품관 VIP 전담팀의 유능한 대리로, 자신도 겪었던 지옥에서 친구를 구하기 위해 희수에게 남편 살해 공모를 제안하는 조은수 역을, 이유미는 촉망받는 동화 작가였지만 남편 노진표의 반복되는 폭력으로 인해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희수 역을 맡았다.

장승조는 조희수의 남편이자 탁월한 능력으로 모두에게 인정받는 투자증권 회사의 성공한 부지점장 장승조 노진표 역을, 이무생은 남들은 모르는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는 진강상회의 대표 진소백 역을 맡았다.

캐스팅에 대해 이정림 감독은 "정말 좋았다. 당연히 기쁜 마음이 제일 컸다. 작품 캐스팅 전후로 배우들과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캐릭터나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일치했기 때문에 촬영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이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고,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어떤 마음을 잘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에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전소니는 연기에 중점을 둔 점으로 "이들의 선택이 어느 정도 보시는 분들에게 설득력 있길 바랐다. 제가 이해하고 싶었던 은수는 누군가를 위해 용기 내고 결단력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점이 이 여자를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은수도 망설여온 시간이 더 길었을 거다. 제 자신에게도 트라우마가 있었던 시간 동안 저지르지 못한 나 자신을 향한 한심함과 답답함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자신을 희수에게서 다시 발견했을 때, 이제는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그래서 그 마음, 지금까지 하지 못해서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마음이 은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이유미는 "카메라 앞에 서 있는 희수를 완벽히 진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게 저의 첫 번째 목표였다. 희수로서의 감정을 잘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심적으로 많이 연약해져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그 연약함 속에도 강함이 존재한다고 생각했고, 그 약함과 강함이 은수를 만나면서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하며 연기했다"라고 밝혔다.

장승조는 "외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지점들이 많았다. 헤어, 서 있는 태, 목소리, 웃음소리 등 다양한 것들에 많이 차별화를 주려고 했다. 대본이 잘 짜여 있어서 대본에 충실하게 연출님과 상의하면서 잘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무생은 "헤어스타일 같은 경우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서 정했다. 더 중요한 건 어두운 과거에 갇혀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순간순간 심연에서부터 표출되어 온 두려움이 있다. 그걸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라며 "그런 상황에서 은수와 희수를 만나게 되면서 진소백이라는 인물 역시 자신의 트라우마에서 한 발짝 멀어지고자 하는 용기를 갖게 됐다. 그런 지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결국 은수와 희수의 어른으로서, 인생 선배로서 같이 일하는 데 있어서 그들에게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감을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 감독님과 작가님과 고민을 많이 나눴다"라고 말했다.

전소니는 이유미와의 호흡에 대해 "이유미라는 사람이 건강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더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런 분위기가 저한테 좋은 영향을 줘서, 같이 하면서 항상 든든하게 느꼈다. 그래서 은수가 희수에게 가지는 마음이, 제가 유미를 볼 때 느끼는 마음과 비슷해서 따로 어떤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유미는 "언니를 처음 봤을 때부터 따뜻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져서 빨리 친해지고 싶고, 촬영할 때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쉬지 않고 모든 질문을 쏟아내면서 언니와 대화하다 보니 큰 질문이 아니어도 서로를 알아가게 됐고, 촬영장에서 만나면 정말 재미있고 같이 무언가를 해나가는 그 자체가 즐겁고 믿음이 가는 행복한 시간이었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이에 전소니는 "처음 같이 봤을 때 감독님, 작가님, 저, 유미 이렇게 넷이 있었는데 작가님이 저랑 유미랑 닮았다고 하셨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장승조는 "이분들과 같이 작업하는 그 시간들이 참 좋았었다. 약간 뭉클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무생은 "저 역시도 그랬다. 감독님께서 슛 들어가고 '다시 한번 갑시다'라는 말을 거의 안 하신다. 처음에는 '와,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효율성에 대해 뼈저리게 느꼈다. 제작진 여러분들도 느끼셨을 거다. 그만큼 머릿속에 커트가 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대세 감독님이 되신 거다. 시너지 효과로 진행되니까 배우들도 할 때 더욱 집중해서 딱 하게 된다. 그만큼 사전에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런 것들이 잘 맞아떨어져서 이런 작품이 나왔다"라고 자신했다.

폭력 수위에 대해 이정림 감독은 "텍스트로 보는 것보다 시각적으로 접했을 때 훨씬 충격이 크고 자극이 된다는 걸 이 드라마를 시작할 때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걸 잘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좀 있었다. 그래서 촬영감독님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진짜 필요한 몽타주만 넣되 그 안에서도 유심히 보면 신체와 신체가 닿는 순간은 거의 없다. 앵글에서 한 명을 벗어나게 한다거나, 전후 상황을 보여줘서 처참한 분위기를 내는 방식으로 최대한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가정폭력과 관련된 수업을 들었고, 그때 정말 많이 배웠다. 실제 생존자분들을 만나면서 '그분들도 이 드라마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균형을 잘 잡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야기의 중심 소재가 가정폭력이라는 건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최대한 이 인물들이 하게 되는 선택이 설득력 있게 다가가도록 노력했다. 은수나 희수라는 인물에 감정적으로 올라타면, 보면서 힘든 과정이 있을 수 있고 불편할 수밖에 없는 장면도 많지만, 한 번 희수와 은수에게 감정이 이입되면 '이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이야기를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속상하다. 그래서 음악감독님과 함께 드라마가 너무 처지지 않게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많이 노력했다. 또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더해가며 전체적인 이야기를 잘 끌어가고자 했다"라고 전했다.

장승조는 "폭력성을 가진 인물을 표현하기 이전에 처음 책을 봤을 때는 두 사람을 그 상황에서 끄집어내고 구해주고 싶었다. 폭력성을 가진 인물을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그 마음이 더 앞섰다. 그런데도 그 인물을 표현함에 있어 이 드라마가 가진 긴장감을 보여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욕심을 가지고 임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전소니는 원하는 대중 반응에 대해 "우리가 항상 이야기를 만들면서 가장 고민하고 고심하는 부분이다. 내가 원하는 바를 정해두는 것보다 이 이야기를 고민 없이 즐겁게, 진짜 즐기면서 재밌게 보시고, 이게 끝난 뒤에 이 작품이 남기는 질문에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위로가 될 수도 있고, 내 일상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일 수도 있고, 용기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 딴에는 제 삶 안에서 그런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자랐다. 이야기를 하면서도 보시는 분들에게 어떤 계기를 만들어드릴 수 있을지가 궁금하고, 저만의 기대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유미는 "사실 저도 '어떻게 봐달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없는 작품이다. 우리가 최선을 다했으니 이걸 보고 인생에서 이 작품을 보는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정말 다양한 국가에서 방영되니까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공감해주는 드라마 시리즈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무생은 "사실 어떤 메시지도 참 중요하지만, 또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이 작품이 장르물이라는 거다. 스릴러적인 서스펜스를 보시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눠주셨으면 좋겠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탄탄한 극본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보면 좋겠다. 우리도 배우들끼리 그 과정에서 재밌게 느끼며 작업했다. 장르적 재미를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는 오는 7일(금)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