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포커스] 영화 ‘오케이 마담’, 알만한 이야기와 액션 속 소소한 웃음 찾기

(톱스타뉴스 이은혜 기자) ※ 이 글에는 일정 수준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한줄평: 뻔하지만, 의외의 재미 발견 가능

영화 ‘오케이 마담’(감독 이철하)은 코미디와 액션이 결합한 이야기다. 비행기 내부라는 공간 배경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은 은은한 재미를 선사한다.

‘하이재킹(Hijacking)’이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각 인물들은 상황을 해결해내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한다. 인질도 등장하고, 노련한 협상가들도 활약한다. 누군가는 세상을 떠나고, 누군가는 영웅이 된다.

일반적인 ‘하이재킹’ 영화와 달리 ‘오케이 마담’은 사소함과 평범함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 평범함과 사소함이 비행기라는 좁은 공간과 비행기 납치라는 자극적 소재를 만나 의외의 재미를 만들어 낸다.

영화 ‘오케이 마담’은 북한을 탈출한 공작원 ‘목련화’와 비행기를 납치한 테러리스트 리철승(이상윤 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동시에 하와이에 가게 된 평범한 부부 이미영(엄정화 분)과 오석환(박성웅 분)을 보여준다.

엄정화와 박성웅은 등장과 동시에 엄청난 케미를 보여준다.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애교와 몸짓 역시 두 사람은 무리 없이 소화해낸다. 여기에 딸까지 등장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화복한 가정을 그려낸다.

이 귀엽고 화목한 가정의 이야기는 비행기가 납치되며 변화한다. 엄정화와 박성웅 두 사람이 서로에게 숨기고 있었던 진실들이 공개되고 일순 긴장이 흐른다. 그러나 그 긴장은 곧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치로 바뀌며 스크린에 흐르는 분위기를 바꿔낸다.

이처럼 영화 ‘오케이 마담’은 액션과 코믹이라는 두 장르 사이에서 제법 괜찮은 줄타기를 해낸다.

이상윤을 비롯한 테러리스트들 역시 마찬가지다. 무섭기만 할 것 같은 테러리스트들은 코미디 영화 속 인물들답게 어딘지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웃음 포인트들을 만들어낸다.

이 밸런스는 액션신에서도 돋보인다. 엄정화와 이상윤 등이 직접적인 액션을 선보이며 무게를 잡는다면, 박성웅과 정현민(배정남 분), 사무장 김혜은 등의 배우들은 화려한 입담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직접적으로 몸을 사용하는 액션신의 경우 적극적인 공간 활용이 인상적이다. 비행기 내부 곳곳에 위치한 좌석의 활용, 각 수납 공간이 열리고, 분리되는 방식 등이 액션신에 사용된다. 또한 사소한 술병과 콜라 캔부터 비행기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공간들이 등장하며 흥미를 자아낸다.

영화 ‘오케이 마담’의 흥미로운 지점은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들의 특성들 때문이다.

어디에도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어디에나 있는 ‘오케이 마담’ 속 인물들은 현실 세계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한다. 국회의원과 보좌관, 재벌가 안주인과 며느리, 톱스타와 영화 감독, 신혼부부 등의 인물들은 해학적이고 은근히 현실을 풍자하는 모습들로 영화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특히 ‘사소한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이들의 얼굴이 무척이나 익숙하다는 것에서도 사소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등장과 동시에 웃음을 자아내는 ‘기절남’ 김남길은 영화 마지막까지 신스틸러로 활약한다.

그러나 ‘오케이 마담’은 예상 가능한 전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쉽다. 영화 속 그려지는 여러 번의 반전 역시 클리셰적 범위에 머물게 되며 큰 놀라움을 선사하지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