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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결성 20주년’ 넬(NELL), 정규 8집 ‘COLORS IN BLACK’으로 컴백…새로운 사운드로 대중들 공감 이뤄낼까 (종합)

  • 이창규 기자
  • 승인 2019.10.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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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기자] 넬(NELL)이 익숙하지만 새로운 사운드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서 넬 정규 8집 ‘COLORS IN BLACK’ 발매 기념으로 멤버들(김종완, 이정훈, 이재경, 정재원)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비가 꽤나 많이 내리던 그날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부터 카페는 넬의 노래로 가득 차 필자를 설레게 했다.

인터뷰에 앞서 타이틀곡인 ‘오분 뒤에 봐’를 잠시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곡은 넬 특유의 섬세하고 몽환적인 사운드와 감성적인 노랫말이 담겼다.

음악을 듣고 난 뒤 김종완은 곡에 대해서 “가사는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담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주일에 몇 번씩 보던 친구들을 한 달에 한 번으로 줄다가 일 년에 한두 번 보는 수준으로 줄어들더라. 물리적인 시간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런 아쉬움, 씁쓸함을 담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넬(NELL)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넬(NELL)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의외로 타이틀곡이 사랑에 관한 곡이 아닌 것에 대해서 이재경은 “서로 회의할 때 (이)정훈이가 ‘지금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다, 그려내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현재 저희가 하고 싶은 말이 이 곡에 담긴 내용이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덧붙여 김종완은 “요즘엔 워낙 뭐든지 빨리 바뀌는 상황이다보니 저희도 대중성이 뭔지 모르겠다. 예전부터 갖고 있던 생각은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곡은 없다는 점”이라며 “그렇기에 저희가 잘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분위기나 여러 면에서 이 곡이 타이틀로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훈이도 얘기한 부분이지만, 이번 앨범에서 가장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다. 가사에 대한 공감대는 분명히 있겠지만, 대중성으로 잘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 곡을 타이틀로 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다른 곡을 타이틀로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을까. 이에 김종완은 “사실 1번 트랙인 ‘Cliche’(클리셰)를 타이틀로 하고 싶었다. 2017년쯤에 쓴 곡이라 아끼는 곡이다.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은데, 저는 그런 걸 좋아한다(웃음)”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오분 뒤에 봐’가 더 좋다고 의견이 나와서 타이틀이 그렇게 정해졌는데, 지금 와서 보니 잘 된 것 같다”며 “앨범 결과를 보고 정훈이를 탓하겠다”고 위트있는 농담을 던져 모두를 웃게 했다.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김종완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앨범의 제목에도 언급된 ‘검은색’은 김종완의 표현에 따르면 감정의 색깔이다. 이렇게 표현한 이유가 있었는지 묻자 그는 “암흑같은 시기라는 표현이 있지 않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불안감, 우울감, 슬픔 같은 것들로 인해 까맣게 느껴지는 때가 있는 것 같다. 쉽게 말해 모든 감정들의 총체적인 모임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실 엄청 어두운 앨범으로 만들자고 멤버들과 얘기를 했었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담고 싶지 않다고 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을 위해 태국에 있는 스튜디오를 한 달 동안 빌려서 음악작업을 했는데,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소개했다.

그는 “같이 음악적인 이야기도 하고 작업하다보니 조금은 다른, 다양한 색의 음악이 많들어지더라. 가사를 쓰면서 검정색 안에도 다양한 색깔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것도 없는 블랙홀처럼 갇혀있는 느낌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색이 있다고 이해를 하면 받아들이기 쉬울 것 같다. 희희낙락 밝은 앨범은 아니지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어두운 앨범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럼 그 다양한 색이 담긴 이번 앨범에 특별한 스토리 라인도 존재하는 것일까. 이에 김종완은 “9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일부러 색이 다 다른 곡을 넣었다. 20곡 넘게 녹음을 했는데, 추려서 넣은 게 9곡”이라며 “스토리나 사운드의 연결은 지난 앨범보다는 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재원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정재원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그는 이어 “가사가 대화체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뭔가 얘기하는 듯한 가사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굉장히 사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는 앨범이다”라고 말했다. ‘Cliche’에 대해서는 ‘연인의 이별에 관한 곡’이라면서 “굉장히 직설적으로 연인에게 느끼는 감정과 대화를 나타낸 곡”이라고 소개했고, 2번 트랙인 ‘일기오보’는 “‘모든 걸 내려놓을 때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미쳐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4번 트랙 ‘All This Fxxking Time’은 악몽을 계속 꾸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이어 “음악을 들으면 한 상황을 떠올릴 수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음악의 시각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번 앨범은 가사를 들으면서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떠올릴 수 있도록 작업했다”고 앨범 작업에 신경 쓴 부분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5번 트랙인 ‘무홍’은 유일하게 이정훈의 이름이 작곡 명단에 올라 있는 곡이다. 때문에 기존 김종완의 작업 방식과 달랐던 부분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이정훈은 “작업하는 데 있어서 다른 점은 없었다. 제가 갖고 있던 테마가 있어서 작업해보자고 한 뒤 발전시켰을 뿐, 다른 곡과 다를 바 었없다”고 답했다.

덧붙여 이재경은 “곡의 템포가 빠르다. 정훈이가 음악 만드는 걸 들어보면 신나고 설레는 걸 잘한다”고 스포(?)를 남겼고, 김종완은 “특별히 공연에서 재밌게 부를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만든 곡”이라고 밝혔다. 이재경은 “아마 ‘Ocean of Light’ 이후에 공연 때 떼창을 할 수 있는 곡이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평했다.

이정훈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이정훈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그렇다면 이번 정규 앨범이 나오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이유가 있었을까. 김종완은 “사실 저희는 그 정도로 오래된 줄 몰랐었다. 외부 작업이 많기도 했고, 공연 끝나면 다음 공연을 준비하고, 그 뒤에는 싱글 작업을 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올해는 앨범을 꼭 내자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고, 다행히 결과물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종완은 “이번에 작업하면서 많이 이야기한 부분이 내년에도 앨범을 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작업하면서 만든 곡도 많지만,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혹시나 히든 트랙이나 백마스킹은 없는지 궁금했는데, 이재경은 “히든 트랙은 없지만, 백마스킹은 곳곳에 숨어 있다”고 전했다.

이후 김종완이 타이틀로 내고 싶어했다던 ‘Clishe’를 듣게 됐다. 필자는 ‘Separation Anxiety’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가사 내용은 전혀 달랐다.

다시금 음악적 변화를 시도한 것이냐는 질문에 김종완은 “음반을 만들 때 의식을 하고 만드는 편은 아니고,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에만 충실한 편이다. 사운드적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건 분명 있고, 그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지만, 변화는 자연스러운게 아니었을까”라고 답했다.

이재경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이재경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이어 “그렇지만 이번 앨범 같은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해서 밀어붙인 건데, 뮤지션으로서 긍정적인 변화를 준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앨범을 발매하기 전 2~3년여 동안 한꺼번에 많은 일을 겪게 됐다는 그는 “개인적으로 이래저래 생각이 많았다”며 “다 뭔가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관계나 모든 것들이 말이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제가 ‘Cliche’를 좋아하는 이유도, 제목을 그렇게 지은 이유도 너무나 다양한 좋은 일들이 끝날 때는 진부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그런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태국서 작업하는 동안 느낀점은 뭐였을까. 김종완은 “저는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의심이 없었다. 그런데 가서 느낀 점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음악을 좋아하고 더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넬(NELL)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넬(NELL)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그는 “한 달 정도를 머물렀는데, 최소한 하루에 10~12시간은 작업했다. 음악을 만들면 그날 밤에 맥주를 마시면서 만든 노래를 듣고 서로 얘기하곤 했는데, 지친다거나 하는 압박감 없이 즐겼다. 그런 감정을 느낀 게 ‘Stay’ 이후 처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루는 스튜디오 엔지니어가 같이 요트 타러 가지 않겠냐고 물어봤는데, 작업하는 게 너무 좋았어서 가기 싫다고 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혹시 다음 앨범 작업도 그렇게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다시 가보고 싶긴 하지만, 다른 곳도 재밌지 않을까 싶다. 스튜디오가 아니더라도 영감을 얻기 좋은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을 팬들이 어떻게 들어줬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김종완은 “언제부턴가 그런 게 많이 없어진 거 같다. 열 명이 들으면 다 다르게 느끼더라. 그래서 어떻게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말은 무의미할 거 같다”면서도 “9곡을 듣는 시간동안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쁠 거 같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재경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인생에 소리없이 들어온 음악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어떤 시기가 됐을 때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곡이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정훈은 “저는 맘에 드는 누군가의 앨범이 나왔을 때는 이동하는 시간을 즐긴다”면서 “하루에 뭔가 힐링하는 타임이 되는 느낌이 든다. 하루를 보내고 힐링하는 시간이 되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오분 뒤에 봐’가 타이틀의 가치를 갖고 있는 곡이라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이번 앨범을 통해 하고픈 활동에 대해서 김종완은 “아직 회차를 조율 중이라 정확히 말씀을 드리진 못하겠지만, 연말 크리스마스 공연은 이번에도 진행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재경은 “계획에는 들어가 있지 않지만, 전국 지방 투어도 돌고싶다. 버스킹도 할 예정”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줬다.

끝으로 김종완은 “저희가 생각보다 음반 발매를 하는 데 소홀했던 편이라 기다려주신 분들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넬(NELL)은 분명 과거 ‘Stay’, ‘Thank You’, ‘기억을 걷는 시간’ 등을 발표할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그 달라진 모습도 분명 넬이었다. 과연 이들이 이달 컴백하는 YB, 데이식스(DAY6) 등과의 대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년 만에 발매되는 넬(NELL)의 정규 8집 ‘COLORS IN BLACK’은 10일 오후 6시에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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