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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영동 여고생 살인 미스터리 재조명…범인은 공사장 인부?

  • 이정범 기자
  • 승인 2019.06.2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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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 기자] 2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는 “[1173회] 사라진 손목, 잘려진 손톱 -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 편을 방송했다.

‘그알’ 측은 이번 방송 전에 아래와 같이 예고한 바 있다.

지난 2001년 3월, 충북 영동군의 한 신축 공사장 지하창고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 시멘트 포대에 덮인 채 발견된 시신의 신원은 공사장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정소윤(당시 만 16세) 양이었다.  

전날 저녁 아르바이트하던 가게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행방이 묘연했던 정양이 하루 만에 차가운 주검이 되어 돌아온 것. 아르바이트 당시 입고 있던 교복도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착용한 채 발견된 정양. 그런데…. 발견된 시신은 충격적이게도 양 손목이 절단되어 있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방송 캡처

#사라진 손목, 잘려진 손톱. 범인이 숨기고 싶었던 것은? 

절단된 양손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시신발견 다음 날 인근 하천에서 발견됐다.

‘걔가 얼마나 잘못했는가 몰라도 손을 왜 자르냐고….’

-정소윤 양 부모님 인터뷰 中

그리고…. 발견된 소윤이의 손은 손톱이 짧게 깎여있었는데…!

‘일단 손톱이 있더냐고 내가 물었거든. 길어져 있는 상태였는데 왜 손톱이 짧더냐고 물었어요. 이렇게 깎여져 있냐고.’

-정소윤 양 부모님 인터뷰 中

손톱 꾸미는 걸 좋아해 늘 손톱을 길게 길렀다는 정소윤 양…. 범인이 소윤이의 손목을 절단한 이유는 무엇이며 손톱이 짧게 깎여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범인은 무엇을 감추고 싶었던 걸까?

당시 경찰은 공사현장 인부와 학교 친구 등 57명에 달하는 관련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사건 초기, 최초 시신 발견자인 공사장 작업반장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그는 살인과 관련된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결국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고 결국 이 사건은 18년이 지난 현재까지 장기미제로 남아 있다. 

#18년 만에 나타난 제보자, 우연의 일치인가? 단 한 명의 목격자인가?

공소시효를 1년여 앞둔 지난 2014년 12월 13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라진 손목, 영동 여고생 살인 미스터리(966회)’를 통해 이 사건을 알린 바 있다. 당시 방송을 통해 간절히 제보를 요청했던 제작진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메일. 사건이 일어났던 그 날, 자신이 정소윤 양과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목격한 것 같다는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내용. 몇 번의 설득 끝에 만난 제보자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자신이 사건 현장 부근에서 마주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가 공사장 옆 가게에서 일하던 한 여성에게 말을 걸었고, 가게에서 나온 여성이 그 남자와 함께 걸어가는 것까지 목격했다는 것.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방송 캡처

‘며칠 전에 봤던 공사장 아저씨….’

‘…옷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계절감이 조금 안 맞네, 이 날씨에 왜 저런 옷을 입고 있었지?’

‘가방 좀 메고 있었다 뭐 그 정도. 등산 가방 비슷한 건데….’

-제보자 인터뷰 中

공사장 아저씨, 날씨에 맞지 않는 옷차림, 등산 가방…. 제보자가 본 그 남자는 과연 누구일까?

#범인을 지목하는 단서들. 그리고 사라진 인부 한 명

전문가들은 사건의 범인이 공사현장이 익숙한 인물. 즉 공사장 관계자일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거기(공사장 지하 창고)를 전혀 모르는 외지(외부)의 사람이 들어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요. 적어도 거기에 와서 뭔가 한번 해본 사람….”

-서중석 전 국과수 원장/ 사건 당시 부검의

“이 사건의 범인은 당시에 공사를 했었던 인부들 중에 하나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당시에 완벽하게 이 공사장 인부들에 대한 조사를 다 했느냐? 그렇지 않은 부분을 다시 한번 찾아봐야 된다라는 거죠.”

-김진구 프로파일러

#조사에서 빠진 한 명의 인부. 그리고…. 그가 떠올리는 그날의 기억.

제작진은 당시 수사기록을 어렵게 입수해 원점에서부터 검토하던 중 현장 인부들 가운데 어떠한 조사도 받지 않고 사라진 인부가 한 명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건 당일, 눈을 다쳐 고향으로 간다며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는 목수 김 씨. 그의 이름 외에는 어떤 정보도 기록되지 않은 텅 빈 수사기록지. 경찰이 사건 당일 저녁 사라진 김 씨에 대한 조사를 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력한 범인으로 공사장 관계자를 지목한 전문가들. 그리고 조사에서 누락된 한 명의 인부. 

이름과 고향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김 씨를 찾아 나선 제작진. 그리고…. 끈질긴 추적 끝에 어렵사리 김 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는 과연 그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이번 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장기 미제로 남아 있는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을 재조명하고 18년 만에 나타난 제보자와 새로운 단서들을 들여다보며 2001년 멈춰버린 범인의 흔적을 다시 추적해본다.

이수정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제보자의 기억은 제법 신뢰성이 있었다. 이에 제작진은 제보자의 기억을 바탕으로 범인을 추적해봤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범인이 손목을 자른 것은 증거를 없애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완전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건 아니라도 생각이 거기까지 미칠 정도의 사람이긴 했다는 것.

그리고 한 전문가는 절단된 손에 발생한 표모피 현상을 보고 손이 발견된 시간이 버린 시간 기준으로 30시간이 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했다. 피해자의 손이 표모피 현상이 완전히 진행되진 않았다는 것. 이 이야기는 수사가 진행되던 와중에 손을 잘라 유기했을 수 있다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그알’과 만난 프로파일러는 당시 인부 중 한 명이 범인일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만약 당시 목수들 중 제대로 수사하지 안 된 사람이 있다면 그를 찾아봐야 한다는 것.

‘그알’은 취재 도중 알리바이상 공백이 가장 커 보이는 김 목수를 찾아다녔다.

그가 갔다는 인력사무소들까지 샅샅이 찾아다닌 ‘그알’.

결국은 김 목수와 직접 대면하는 데에 성공했다.

김목수는 당시 눈 부상이 심각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하면서, 다른 인부가 사건이 일어났었다고 설명을 해줬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인부들이 김목수의 눈 부상이 그정도로 심각하진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수정 교수 역시 제작진과 처음 만난 것치고는 너무 장황하게 설명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시에 얼마나 다쳤느냐가 김목수의 알리바이에 신빙성을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방송 캡처

제작진과 만난 김목수는 자신의 베낭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고 평소 겨울에도 옷을 두껍게 입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증언은 제보자의 기억과도 일치되는 면이 있었다. 제보자가 범인으로 기억하는 사람 역시 베낭을 메고 있었고, 옷을 가볍게 입고 있었기 때문.

그알 측은 한쪽에 안대를 끼고 곡괭이질을 하는 실험을 했었는데, 다소간 어려움은 있었지 정확한 곡괭이질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았다.

서류상 다친 기록과 기억상의 다친 날짜가 일치하지 않는 김 목수.

이수정 교수는 상해를 과장해서 말해야 할 필연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 지적했다.

방송 막바지 김 목수는 프로파일러와 대화 중 아주 의미심장한 말 하나를 했다. 바로 강간.

제작진에 따르면 그들은 김 목수와 다수 만나면서 이 말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이 사건의 성격이 강간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는 것.

그런데 김 목수는 이 사건 이야기를 하면서 강간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사진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는데, 제작진이 보여준 사진은 그런 단어를 떠올리긴 다소 무리가 있는 사진이었다.

제작진은 김 목수의 모자이크를 해서 보여줬는데, 얼굴의 떨림이 있었다는 건 분명히 전달했다.

경찰이 아닌 그알에서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사는 다 한 셈.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들은 이 사건과 다시 마주하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역으로 이 사건을 취재하고 있던 제작진에게 단서가 있냐고 물어보는 경찰.

모두가 잊고 편안하게 사는데 왜 다시 들추냐고 물어보는 경찰.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다.

 

“그 질문을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당신, 경찰이 하면 안 되죠”

 

‘그알’은 사회, 종교, 미제사건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 탐사하는 저널리즘 프로그램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저녁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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