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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리뷰] 이창동 감독의 과감한 스토리텔링이 빛난 영화 ‘버닝’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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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승주 기자) ‘박하사탕’, ‘시’ 등 섬세하고 서정적인 영화를 연출해왔던 이창동 감독이 과감해진 스토리텔링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이창동 감독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사회의 이면을 섬세하게 보여주며 남다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 같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들이 여타의 영화들과 차별되는 점은 단순히 하나의 이야기만을 다루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 속 인물들의 만남을 시작으로 그들의 관계를 그려내지만, 캐릭터들이 지닌 사연을 넘어 현재 우리들이 겪고 있는 시대의 문제와 위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버닝’은 이창동 감독이 젊은 세대들의 이면에 눈을 돌린 작품이다. 이창동 감독은 “지금 젊은이들은 자기 부모 세대보다 더 못살고 힘든 최초의 세대다. 지금까지 세상은 계속 발전해왔지만 더 이상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없다., 요즘 세대가 품고 있는 무력감과 분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버닝’을 만들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번 영화 ‘버닝’ 역시 이창동 감독이 가진 스토리텔러로서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는 세 청춘의 미스터리한 이야기에 현 시대의 자화상과 인물들을 탁월하게 표현해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 정체불명의 남자 벤, 종수의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 등 세 사람의 만남과 그들 사이에 벌어지는 비밀스럽고 강렬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종수와 해미의 삶에 불쑥 들어온 벤이 두 사람의 인생에 균열을 일으킨다. 자신의 취미를 비밀스럽게 고백하는 벤, 흔들리는 종수, 벤이 고백했던 날 이후 사라진 해미까지 이창동 감독 작품에서는 접한 적 없었던 미스터리한 스토리를 힘있게 밀고 나간다. 

이창동 감독의 여섯 번째 연출작인 ‘버닝’은 그간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물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가 될 것으로 더욱 기대를 높인다. ‘버닝’은 유아인, 스티븐 연, 이창동 감독의 강렬한 첫 만남으로 더욱 화제를 모으는 작품. 특히 유아인과 스티븐 연이 ‘버닝’의 여정을 함께 해 캐스팅 단계부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유아인은 “장인정신으로 한땀 한땀 찍어내며 최대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현장에서 작업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아주 영광스러웠다”며 이창동 감독과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스티븐 연 역시 “이창동 감독은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직감과 세상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 분이 연출한 ‘버닝’에 출연한 건 무척이나 멋진 경험이다”고 밝히며 이창동 감독에 대한 신뢰와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렇듯 ‘버닝’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조합,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 스티븐 연의 만남만으로도 연일 화제인 가운데, 전작들과는 완전히 다른 아우라를 내뿜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버닝’은 평범한 듯한 세 사람의 일상에서 시작한다.

택배 기사로 일하고 있는 이종수(유아인)는 소설을 쓰려고 하는 청년이다. 어느 날 그는 가게에 배달을 갔다가 어릴 적 동네 친구 신해미(전종서)를 우연히 만난다. 종수는 해미가 진행한 행사에서 손목시계에 당첨되었다가 해미와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의 근황을 물은 뒤 그날 밤 같이 술을 마신다. 해미는 아프리카 여행을 갈 계획을 말하며 ‘내가 아프리카로 여행을 갈 동안 고양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하고, 종수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한편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종수의 아빠가 공무집행을 하러온 공무원을 공격해 상해를 입히는 바람에 경찰에 구속되자, 종수는 파주시에 있는 아빠의 빈집을 잠시 맡는다. 종수가 파주의 집에 들어간 첫날 밤부터 전화기로 계속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지만, 종수가 받으면 아무말 없이 끊기거나 받기도 전에 끊어지기 때문에 누가 전화를 하는지 알 수 없다.

해미가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 뒤, 종수는 그녀의 부탁대로 해미의 고양이를 돌보기 위해 며칠마다 해미의 집에 간 다음 사료통에 사료와 물을 채워넣고 고양이는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비워진 사료 그릇과 배설물의 존재가 고양이가 있음을 믿게 한다.

며칠이 지나고, 종수는 여행에서 돌아온 해미로부터 공항에 마중 나와달라는 전화를 받는다. 종수는 공항에서 해미, 그리고 해미가 아프리카에서 사귄 남자 벤을 만난다.

며칠 뒤, 해미에게서 ‘벤과 너희 집으로 간다’는 연락을 받는다. 세사람은 종수 집 마당에 모여 벤이 사온 와인과 샌드위치를 먹으며 대화를 나눈다. 이 때 해미는 “내가 어릴 적 우물에 빠졌는데, 종수가 구해주었다”는 이야기를 해주며, 이 사실을 잊고 있는 종수에게 서운함을 표현한다. 분위기가 익어가자 셋은 대마를 하며 노을 지는 풍경을 바라본 다음 약에 취한 해미는 상반신을 탈의한 채 손으로 새 모양을 만들더니 춤을 춘다.

이어 벤은 종수에게 자신의 비밀스런 취미를 고백하는데 그 취미는 낡고 오래돼 쓸모없어진 비닐하우스를 방화하는 취미. 

종수는 벤이 의심스러워 지속적으로 벤을 미행한다. 

종수 아빠의 재판은 재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 받으면서 종결난다. 벤에 대해 의심을 완벽히 버리지 못한 종수는 벤의 집 앞에서 계속 그를 감시한다. 그러다 종수는 벤에게 그 사실을 들키지만, 그는 웃으며 종수를 자신의 집에서 열리는 포틀럭 파티에 초대한다. 종수는 벤의 집 안으로 들어가고, 그 곳에서 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고양이를 발견한다. 또한 전에 화장실에서 보았던 위화감을 준 서랍 안에, 자신이 해미에게 주었던 핑크색 손목시계와 같은 모델의 시계가 들어있는 것 역시 발견한다.

그때 벤의 집에 연주가 방문하고 현관문을 연 사이 고양이가 탈출해버리는 사고가 발생하는데, 종수는 고양이를 찾은 끝에 주차장 구석에 숨은 고양이를 발견한다.

며칠 후, 종수는 벤에게 “해미를 찾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벤을 구석진 들판으로 유인한 종수는 그를 칼로 찌른 후 벤의 시체를 그의 포르쉐에 넣은 다음, 벤의 피가 묻은 자신의 옷가지를 벗어서 같이 넣는다. 이후 방화를 시키고 자신의 트럭을 타고 살인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온다.

‘버닝’ / CGV 아트하우스

‘버닝’은 최고의 제작진들도 합세했다. ‘마더’, ‘설국열차’, ‘곡성’ 등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홍경표 촬영감독은 캐릭터의 심리를 담아내는 섬세한 촬영뿐만 아니라 생동감 넘치는 카메라 워킹으로 호평을 받으며 한국 영화평론가협회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촬영상 등을 수상한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촬영감독이다. 그런 그가 ‘버닝’을 통해 이창동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았다.

‘버닝’을 보고 나면 세 젊은이들에 대한 인상과 함께 각인 될 부분이 바로 그들이 살았던 공간이다. 파주 만우리를 대표하는 종수, 용산 후암동의 해미, 반포 서래마을의 벤까지 그들이 사는 공간 모두 실재하는 장소들을 섭외하며 탄생한 공간이다. 앞서 종수의 집에 대한 탄생비화가 있었다면, 용산 후암동 역시 뜻 깊은 장소다.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가면 4층짜리 빌라의 가장 꼭대기 층에 자리한 작은 방은 해미와 고양이가 사는 안식처다. 작은 창문 사이로는 서울을 상징하는 남산 타워가 비친다. 이 작은 공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카드빚을 갚는 해미의 고달픈 삶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만, 아프리카 여행을 꿈꾸는 낭만적인 해미의 성격 또한 느낄 수 있다.

공간의 대표성, 개성을 캐릭터에 잘 묻어나게 만들어낸 이창동 감독의 마법은 ‘버닝’에서 유달리 빛을 발한다.

유아인과 전종서, 스티븐 연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버닝’은 2018년 개봉작으로 총 528,435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또한 ‘제 30회 팜스프링스 국제영화제’에서  FLOS: 오스카 출품 외국어영화 부문의 후보로 올랐고 ‘제 24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버닝’은 30일 오전 03:50분부터 채널 CGV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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