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차명계좌를 통해 세금을 포탈하고, 일가 주택 공사비용을 회삿돈으로 대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검찰이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시한부 기소중지란 피의자의 건강 상태 등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 그 사유가 없어질 때까지 일시적으로 수사를 중지하는 처분을 말한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검사 최호영)는 이 회장이 현재 조사가 불가능한 건강 상태인 점을 고려해 조세포탈 및 공사비 횡령 혐의에 대해서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그룹 임원들의 차명계좌를 통해 삼성 그룹 주식을 보유·매매하는 과정에서 지난 2007년과 2010년 양도소득세 등 총 85억5700만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차명주주들에게 주식을 분산하는 방법으로 대주주에게만 부과되는 주식 양도소득세, 지방소득세를 포탈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이 회장이 222개의 차명계좌를 통해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계좌추적 등 보강수사를 거쳐 전·현직 임원 명의 235명의 차명계좌 260개를 추가로 적발했다.
검찰은 지난 2006년 12월31일 이전 양도분 및 2008년과 2009년의 경우 조세포탈 범행 공소시효가 지난 점, 삼성 특검에서 기소한 범행과 관계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일부 포탈 범행에 대해서는 기소가 불가능하다고 봤다. 아울러 종합소득세의 경우 배당금과 이자에 대해서는 금융실명법이 적용돼 종합소득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점을 고려해서 기소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전 재산관리팀 총괄 임원 전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이 회장에 대해서는 의료진 확인 등을 거쳐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 회장은 또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일가 주택 공사 비용 33억원을 삼성물산 자금으로 대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