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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폭행·폭언’ 의료 방해행위 3년간 2천건 ↑…‘형량하한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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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정 기자] 정부가 최근 3년간 2000건이 넘어선 응급실 내 의료진을 향한 폭행·폭언 등 의료 방해행위에 대해 처벌 강화를 위한 형량하한제를 추진한다. 흉기 사용 등 중대 피해가 발생시 경찰은 공무집행방해에 준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한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응급실 폭행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실효성 있는 예방적 법·제도 개선, 신속하고 효율적인 현장 대응, 응급실 이용 문화 개선 등이 이번 대책의 골자다. 

◇응급실 폭행 처벌은 ‘솜방망이’…형량하한제 추진

복지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3년여간 응급의료 방해로 총 2053건이 신고·고소됐다. 2016년 578건에서 지난해 893건, 올해엔 6개월간 582건 등으로 증가추세다. 올해도 7월 전북 익산과 경북 구미, 8월 전남 순천, 9월 해남 등에서 폭행 사간이 잇따랐다. 

정부는 응급의료법 규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형량하한제를 추진한다. 형량하한제는 ‘~년 이하’라는 상한 대신 ‘~년 이상’이라는 형량에 하한을 둬 법 위반 시 일정 기간 이상 실형을 살거나 어느 정도 액수 이상 벌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응급의료법은 폭행에 의한 진료방해 행위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인 형법상 폭력보다 강화된 수준이지만 현실에선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최근 5년간 대한의사협회에 보고된 응급실 난동사건 10건 중 실형은 2명이 전부였고 4명에겐 평균 300만원 벌금만 부과됐다. 의료진은 가해자 보복 우려는 물론 근무시간 이외 수사기관 출석에 어려움을 겪고 의료기관은 평판 등을 고려해 미온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처벌 수준을 강화하고 형량하한제를 둬 규범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버스 기사에 대한 무분별한 폭행을 막기 위해 특정범죄가중법은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 폭행 시 상해를 가하면 3년 이하 징역, 사망에 이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하한제를 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응급실은 보안인력이 없어 경찰 도착 전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복지부는 응급의료법 시행규칙상 응급의료기관 지정기준에 보안인력 최소 배치기준을 명시하고 보안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수가를 개선한다. 응급의료기관 평가 땐 응급실 폭행 대비 시설·장비·인력 확보 등 진료 환경 안전성 부문을 평가하기로 했다. 

경찰청, 지자체, 의료기관 협력으로 경찰이 24시간 상주하는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도 현재 11곳에서 수를 늘려가기로 했다. 지난해 응급실 진료방해 행위자 10명 중 7명 가까이(67.6%)가 술에 취한 환자나 보호자였기 때문이다.

◇중대 응급실 폭행사건은 공무집행방해로 구속수사

응급실 내 폭행에 대한 경찰 대응도 한층 강화된다. 엄정집행 지침과 응급의료종사자 대응지침을 마련하고 보안장비를 확충한다. 

응급실 폭행 사건 발생 시 경찰이 신속히 출동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토록 한다. 흉기를 휘두르는 등 중대 피해가 발생한 주요 사건은 형사(수사)과장이 수사지휘를 맡고 공무집행방해사건에 준해 구속수사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폭언과 막말 등 피해가 가벼운 사안도 전과나 여죄 등 상습성과 재범위험성을 철저히 수사하기로 했다.

응급의료종사자 대응지침도 마련해 폭행 예방을 위한 응급실 환자 응대 요령을 안내한다. 폭행 사건 발생 시 안전한 장소로 대피, 경찰 신고, 증거 확보, 경찰 수사 협조 등 후속조치 사항을 제시한다. 의료기관은 폭행이 발생했을 땐 폭행 가해자를 반드시 고소·고발해야 한다. 

최근 응급실 내 폭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비상연락시설(폴리스콜)을 설치한 응급의료기관 비율이 7월 20.9%에서 9월 58.2%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미설치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복지부는 응급의료기금 등 보조금을 핫라인 구축에 쓰도록 독려하고 CC(폐쇄회로)TV, 휴대용 녹음기 등 보안장비를 갖추도록 지원한다.

응급의료기관도 폭력을 예방할 수 있도록 이용자 친화적인 환경 조성에 나선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2016년 한국민간경비학회 조사결과 응급실 폭력의 원인 중 65%가 의료진의 설명 부족, 불친절, 긴 대기시간 때문이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조사에서도 지난해 응급실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는 33.2%, 만족도는 44.1%로 아직 낮은 상태다.

앞으로는 응급실 안내·상담을 전담 책임자를 지정해 응급실 이용과 진료 정보를 충분히 제공토록 한다. 안내 책자와 구역·동선 표시, 실시간 진료 현황판 등 이용자 고려 서비스 디자인을 활용해 진료 과정을 정부 차원에서 개발해 보급한다. 

응급실 이용 상담, 접수, 진료과정 등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응급실 이용자 매뉴얼’도 마련해 대국민 홍보를 이어가기로 했다. 

윤태호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응급실 내 폭행은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다른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공공의 문제”라며 “경찰청과 함께 본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응급의료종사자가 안심하고 응급실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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