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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번에도 믿고 봤다’…배우 이보영이 말하는 ‘마더’ ②
  • 안윤지 기자
  • 승인 2018.03.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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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지 기자] “‘김혜나, 잘 들어. 지저분한 아이는 공격받아’ 라는 대사에 꽂혀서 이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우리 아이(이보영의 딸 지유)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다”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배우 이보영을 만났다. 이번 인터뷰에서 이보영은 tvN ‘마더’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도 돌아봤다.

‘마더’는 동명의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상처받은 아이 혜나(허율 분)를 구해내기 위해 그 소녀의 엄마가 되기로 한 강수진(이보영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보영은 강수진 역으로, 비극적인 상처를 갖고 있으나 이를 극복하며 진정한 혜나의 엄마가 된다. 

그는 “어제(인터뷰 당일 기준 14일) 15부를 봤는데 돌아가는 장면에서 속울음이 났다”며 “아직까지 종영 실감은 안나고, 한 일주일쯤 지나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보영 / tvN ‘마더’ 제공
이보영 / tvN ‘마더’ 제공

엄마가 되고, 다시 엄마를 만나 딸이 된

이보영은 ‘마더’에서 혜나를 만나 엄마가 됐고, 이후 엄마 영신을 만나 다시 딸이 됐다. 실제로도 엄마의 입장이니 엄마 강수진 역에 더욱 이입이 갔을 듯싶다.

하지만 예상외로 그는 “아직 (실제로) 엄마가 된지 30개월 밖에 안 돼서”라며 엄마 강수진으로 연기할 때 너무 어려웠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이혜영 선배님의 엄마와는 잽도 안 된다”며 영신의 모습을 회상했다. 이보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도 영신의 대사였다. 

“영신의 대사 중에 ‘엄마가 애기 때부터 처음부터 봤으면 좋았을텐데’라는 게 있다. 나도 그랬다. 촬영을 시작하고 2주 동안 아이를 보지 못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집에 가보면 말이 늘어있고, 행동이 달라져있더라.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한 취재진이 이 말을 듣고 실제로는 어떤 엄마냐는 질문을 건넸다. 그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나쁘지 않은 엄마” 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보영은 “일도 원 없이 했고, 심적으로도 여유가 많이 있다”며 “아이가 더뎌도 ‘때 되면 하겠지’하는 마음이 있다. 이런 마음이 계속 가야 할텐데…” 라고 했다.

이보영 / tvN ‘마더’ 제공
이보영 / tvN ‘마더’ 제공

사회에서 강요한 엄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간 사회 혹은 미디어에서 노출된 엄마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최선을 다함’ 그리고 지극히 아이를 돌보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였다. 특히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 ‘말아톤’이 말한 엄마는 전통적인 모성애를 보여주는 컨텐츠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마더’ 속 엄마는 앞서 말한 엄마와 달랐다. 엄마는 돌보기 위한 존재도 아니고, 헌신적인 존재도 아니었다. 아이 또한 엄마의 소유물이 아니었다. 그저 사람 대 사람으로, 주체화된 사람으로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였다.

이보영은 과연 ‘마더’ 속 엄마에 낯설어했을까, 공감했을까.

“기존과 크게 바뀐 생각은 없다. 애를 키우며 늘 고민했던 부분이었다. 애를 낳고 막 애가 마냥 예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잘 모르겠더라. 큰 모성이 생기지 않아서 내가 나쁜 엄마인가? 싶었다. 아무래도 (모성애에 대해) 사회적으로 강압적인 면이 있지 않은가.”

이후 그는 모성애는 기른 정에서 나오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키울수록 예뻐지더라. 초반에 엄마는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왜 우리 사회는 엄마라는 사람은 다 이래야 한다고 말하지? 정말 낳기만 한다고 해서 엄마인가? 나는 아이는 기른 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아이의 마음 속 성을 잘 쌓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드라마 ‘마더’를) 봤다”

이보영 / 다니엘에스떼 제공
이보영 / 다니엘에스떼 제공

‘이보영 나오면 실망은 안 해’

데뷔 16년차 배테랑 배우 이보영. 하지만 그는 데뷔 초 이후 단 한 번도 악역을 한 적이 없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그는 “나도 하고 싶다. 제가 과도기 때 ‘나는 정적인 역할만 들어올까?’ 하고 고민하다 문득 ‘내가 악역을 한다고 그렇게 무서운가?’란 생각이 들더라”며 “그저 좋은 캐릭터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마더’로 이보영이라는 배우를 다시 증명했다. 그가 데뷔 초부터 지금 이 순간 까지 말했던 ‘신뢰를 주는 배우’는 이미 성공한 목표일지도 모른다.

끝으로, 이보영은 종영 후 육아에 집중 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번 정도 현장에 아이를 데리고 간 적 있다. 그런데 아이가 ‘그 언니는 어디갔어?’, ‘이 언니는 왜 언니가 아니야?’ 라며 의식을 하더라. 찍는 내내 우리 아이 옆에 많이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부족한 것 같다”

이보영은 만약 ‘마더’ 시즌2가 나온다면, 혜나와 수진이가 행복한 장면이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바램은 우리와 같다. 아니, 좀 더 나아가 ‘마더’ 뿐 아니라 세상 모든 혜나와 수진이가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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