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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시리즈, '그 노래를 다시 한번 불러주오'…누구도 원치 않는 이별 '배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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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경혜 기자) 임영웅이 부르면 그 어떤 노래라도 바로 임영웅 장르가 된다.
부르는 곡마다 명곡으로 재탄생 시키는 임영웅, 그에게서 다시 듣고 싶은 노래와 무대를 재조명해 보는 시간.

임영웅 시리즈 '그 노래를 다시 한번 불러주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임영웅/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12일, 결승전 생방송 날이 아버지 기일이었습니다. 엄마 혼자 남겨두고 미안하다고, 아버지가 선물을 주신 거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오랜 시간 응원해 준 시청자분들, 좋은 조언을 주신 마스터분들, 낳아주신 어머니와 할머니께도 감사드립니다"

2020년 3월 12일​ '미스터 트롯' 제1대 진의 자리를 두고 펼쳐진 결승전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도성의 '배신자' 를 '인생곡' 으로 들고나와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해 무대를 꾸민 정통 트로트 강자 임영웅은 기억에도 없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독백하듯 담담하게 '배신자' 를 불렀다.
임영웅 시리즈, '그 노래를 다시 한번 불러주오'…누구도 원치 않는 이별 '배신자'
젊은 시절 아버지와 함께 늘 가요무대를 시청했던 기자는 그동안 여러 가수들이 부른 '배신자' 를 참 많이 들었다.

그동안 들었던 '배신자' 는 언제나 가벼운 느낌으로 다가왔었는데 이날 임영웅의 '배신자' 는 커다란 돌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 아프고 무겁게 다가왔다.

그 무게의 차이는 배신자의 대상이 달랐기 때문이다.

다른 가수들이 불렀던 '배신자' 는 남녀 사이의 이별로 누군가 한 사람이 원해서 헤어지거나 서로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이별이다. 하지만 피천득의 '인연' 처럼 평생에 우연히 한 번쯤은 만날 수 있는 이별이다.

​그에 비해 임영웅의 '배신자' 는 아버지의 부재로 누구도 원치 않는 이별이다. 우연히라도 만날 수 없는 영원한 이별이다.

그래서 임영웅이 부르는 '배신자' 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역설적인 표현한 망부가다.
임영웅 시리즈, '그 노래를 다시 한번 불러주오'…누구도 원치 않는 이별 '배신자'
추억이 없다고 눈물이 없지는 않다.

그랬기에 임영웅은 기억에 없는 아버지였지만 부르면 눈물부터 날 것 같아 그동안 그 어디에서도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한 이 노래를 가장 중요한 마지막 결승에서 어머니를 위해 불렀다.

'바램' 으로 어머니께 효심을 드러내던 착한 청년 임영웅이 평소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장난처럼 불러줬다는 '배신자' 를 선곡해 어머니께 가장 소중한 추억을 안겨드리려고 한 건 아닐까...

피아노로 시작되는 인트로부터 새어 나오려는 눈물을 털어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손가락을 툭툭 치며 감정 조절을 한 임영웅은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은 채 시청자들의 감정만을 출렁거리게 하며 끝까지 참 잘 불렀다.

"도입 부분에서 감동받을 것 다 받았고 가창력까지 더해져 임영웅의 진가가 100% 발휘되었다" 라고 극찬한 조영수 마스터의 심사평처럼 자신의 진가를 남김없이 발휘하고 난 후엔 임영웅은 휘몰아치는 감정을 눈물로 토해냈다.

그의 눈물에 그동안 그가 겪었을 외로움과 고단함과 설움이 깨끗하게 씻겨내려가기를 바라며 기자인 나도 울었다​. 실컷 울었다​.

'어느 봄날 얄밉게 떠난 님, 그대는 사랑의 배신자' 가 된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임영웅/유튜브 영상 캡처
기자인 내가 결혼을 하고 ​우리 아이가 8살이 되던 해, 나의 아버지는 임영웅의 아버지처럼 '어느 봄날 얄밉게 떠난 님' 이 되어 훨훨 날아갔다.

그날은 우리 아이가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하는 날이었고 우리 아버지가 인생의 마지막 길을 가신 묘한 날이었다.

우리 아이는 ​봄처럼 화사한 원피스를 입고 검은 상복을 입은 나의 손을 잡고 입학식을 갔다. ​

​우리 아이는 ​ 갈래갈래 땋은 머리에 토끼 모양의 연분홍 머리핀을 하고 나는 헝클어진 머리에 하얀 천을 반으로 접어끼운 가느다란 실핀을 했다.

우리 아이는 ​설레는 마음으로 내 손을 잡고 하늘을 보며 걸었고 나는 그런 아이를 보며 삐져나오는 눈물을 꾹 참으려고 묵묵히 땅만 보고 걸었다.

넓은 강당에서 화사하게 단장한 엄마들 사이에서 가장 칙칙하고 불쌍해 보이는 나를 향해 햇살처럼 활짝 웃던 내 아이의 얼굴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손녀의 입학식은 꼭 보고 가겠노라던 우리 아버지와 꽃다운 나이에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두고 먼저 가버린 임영웅의 아버지를 떠올리니 인생이란 게 참 아이러니하고도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임영웅/유튜브 영상 캡처
가기 전에 간다고, 이제는 못 온다고 미리 말해주면 못 가게 잡기라도 할까 봐 그렇게 살짝 가버린 나와 임영웅의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오늘 기자가 다시 듣고 싶은 노래는 '미스터 트롯' 결승 진출자 기호 7번 임영웅의 '배신자' 다.

'그 노래를 다시 한번 불러주오' 임영웅 시리즈는 다음 편에도 계속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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