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썩은 대게' 논란, 수산물 유튜버가 직접 먹어봤다 "감칠맛 진해"

(톱스타뉴스 한수지 기자) 최근 노량진 수산시장에 이어 강원 속초에서도 '썩은 대게'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수산물 전문 유튜버가 직접 실험에 나섰다. 

어류 칼럼니스트 김지민씨는 지난 9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입질의 추억TV jiminTV'를 통해 "대게가 죽으면 얼마만에 썩을까? 먹어보고 충격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앞서 김 씨는 10대 학생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썩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게 다리를 구입했다는 사연과 관련 "썩은 게 아니라 흑변현상"이라고 주장해 왔다. 당시 그는 많은 누리꾼들로부터 "멍멍이 소리, 니가 유튜브에서 먹으면 믿는다" "직접 먹여보면 된다. 썩은 냄새와 비린내는 차원이 다르다" "산화된 부분은 저렇지 않다. 무식하다" 등의 악플을 받았다.

결국 '입질의 추억' 김씨는 직접 수산시장에서 살아있는 싱싱한 대게를 구입했다. 

살아있었지만 상처가 있었던 대게는 검은색으로 이미 흑변 현상이 시작됐다. 그는 "긁히고 쓸려서 상처가 난거다. 산소와 혈액이 만나서 산화가 된다. 이게 바로 흑변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게를 실온(섭씨 22~24도)과 시원한 베란다(섭씨 10도)에 방치해 흑변현상을 관찰했다.

이어진 영상에서 김 씨는 실험 약 20시간 뒤 완전히 흑변한 대게를 관찰했다. 실온에 방치한 대게는 내장 부분과 다리 절단 부분이 먹물처럼 완전히 검게 변했다. 껍질도 거뭇한 흔적이 가득했다. 기온이 더 낮은 베란다에 방치한 대게는 정도만 덜할 뿐 확연히 검게 변한 상태였다.

김씨는 "산소와 지속적으로 맞닿으면서 살도 물러졌고 내장이 흘러 녹아내렸다"고 했다. 또 게딱지에 고인 검은물을 가리키며 "게의 혈액"이라며 "거의 먹물처럼 됐다"고 말했다. 

냄새를 맡아본 김씨는 "신기하게도 그냥 대게에서 나는 냄새가 난다. 썩은내는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내장의 상태는 육안으로 봤을 때 먹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검게 변한 대게를  찜기에 쪄서 시식했다. 김씨는 "활대게를 바로 쪄 먹었을 때에 비해서는 부드러움이 조금 덜하다. 뻣뻣하고 수분기도 날아간 느낌"이라면서도 "그런데 여전히 단맛이 진하고 활게엔 없는 감칠맛이 매우 진하다. 숙성이 되면서 감칠맛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실온에 있는 대게도 맛본 그는 "희한하다. 맛있다. 감칠맛이 진하다"라고 말했다. 내장에 대해서는 "상하진 않았지만 비린 맛이 강하다"라고 전했다. 

'썩은 게 아니더라도 상품성은 떨어지지 않느냐'라는 질문에는 "대체로 절단 대게는 그만큼 저렴하게 판다"고 말했다. 

그는 "검게 변한건 멜라닌 색소 침착이고 썩은 것과 별개다. 멜라닌은 유해하지 않으며 맛에 관여하지도 않고 색만 변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썩은 대게를 팔았다면 100% 상인 잘못이다. 그런데 썩은 대게라 판단할 근거는 뭐냐, 단지 검은 색이어서? 아니면 복붙 찌라시 언론 기사만으로 판단?"이라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노량진 대게 사건을 속초에서 당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새해 해돋이를 보기 위해 부모님과 속초를 찾았다는 A씨는 대게에 곰팡이처럼 보이는 검은 얼룩이 가득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A씨는 "윗부분은 멀쩡해서 3분의 1 정도 먹은 후 뒷면을 보니 곰팡이가 잔뜩 펴있더라"면서 "너무 불쾌하고 화가 났지만 오랜만에 부모님과 함께 온 연말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아 결제하고 나왔다. 다시는 속초 못 올 것 같다. 노량진 썩은 대게 사건이 있어도 이렇게 장사하는 곳이 계속 있다는 게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식당 측은 지난 2일, 해당 커뮤니티를 통해 사과문을 올려 입장을 밝혔다. 식당 관계자로 추정되는 B씨는 "상황의 경중을 떠나 저희 가게의 명백한 잘못이고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주문이 새로 들어가다 보니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고객님께 조금이라도 빨리 갖다 드리고자 했던 것이 대게가 까매지는 흑변현상이 일어나게 됐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해당 식당은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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