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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떳떳 넘어 자부심 '울림'…브루노 마스, 9년 전과 뭐가 같고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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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유연한 진성과 감미로운 가성을 넘나들며 그 자체로 귀한 악기가 되는 솔풀한 목소리에 화려한 연주력 거기에 찬란한 무대매너까지.

18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7 브루노 마스(Bruno Mars)' 두 번째 날 공연. 전날에 이어 같은 무대에 오른 '글로벌 팝스타'인 푸에르토리코계 미국 싱어송라이터 브루노 마스(38·피터 진 헤르난데스)는 '뛰는 자 위에 나는 자'였다.

첫째 날 공연에서 호연을 하고도 몸이 더 풀렸는지 이날 더 훨훨 날아다녔다. 폭죽과 함께 역시 이날도 "서울 코리아!"를 외치며 등장한 그는 '24K 매직(24K Magic)'으로 공연의 포문을 열어 젖혔다. 황금빛 하늘에 마법 같은 주말이 가는 게 아쉬운 일요일의 관객들은 토요일 관객보다 더 열광했다. 마스는 "안녕 코리아, 안녕 서울"이라고 인사했다.

'피니스(Finesse)' '트레저(Treasure)' 등 5만여 관객이 전율을 느끼기도 전에 환희와 그루브가 스쳐 지나가는 무대가 이어졌다. 마이클 잭슨을 잇는 팔방미인으로 통하는 그다운 무대였다. 세련된 브라스 사운드가 넘실거리는 '트레저'는 합창곡이었다.

또 마스는 자신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던 트래비 맥코이의 노래 '빌리어네어(Billionaire)'를 부를 땐 블루스 풍으로 능숙하게 기타를 연주하는 등 다재다능한 악기 실력도 뽐냈다. 애틋함과 신남이 뒤섞인 '빌리어네어'의 무대는 명연이었다. 후반부 정적이 군데군데 깃든 여백조차 음악이 됐다.

느긋한 분위기의 '콜링 올 마이 러블리스(Calling All My Lovelies)'는 한낮의 열기가 뭉근하게 남아 있는 몽롱한 야외 여름밤과 더할 나위 없이 어울렸다. 좋아하는 상대에게 전화를 걸어 읍소하는 내용의 이 곡에서 마스는 우리말로 "보고 싶어요"라고 얘기하는 등 한국을 위한 팬서비스도 확실히 했다.

'베르사체 온 더 플로어(Versace on the Floor)' 순서에선 땅에 별이 떴다. 객석의 5만명이 일제히 스마트폰의 플래시를 밝힌 것이다. 그 가운데 마스의 목소리가 유성처럼 공중을 떠다녔다.
뉴시스 제공
특히 글로벌 히트곡 '메리 유(Marry You)'를 들려줄 땐 올림픽주경기장 위 하늘마저 들썩 거릴 정도로 객석에선 떼창이 나왔다. 플로어 지정석뿐 아니라 2, 3층의 지정석도 스탠딩석으로 탈바꿈했다. 이어진 그루브 넘치는 '런어웨이 베이비(Runaway Baby)'도 관객들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마스가 환호와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도가 텄다는 걸 보여준 곡이기도 했다. 후반부의 금속성 사운드를 강조한 편곡의 변주는 화룡점정이었다. 결국 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으로 이 무대는 마무리가 됐다.

직접 피아노를 치며 자신이 작업에 참여한 여러 곡을 메들리처럼 부르는 순서도 마련했다. 시 로 그린의 '퍽 유', 스눕 독 & 위즈 칼리파 '영, 와일드 앤 프리(Young, Wild & Free)', 자신의 곡 '토킹 투 더 문', 비오비의 '나싱 온 유'의 부분 부분을 노래해 큰 호응을 얻었다.

'웬 아이 워즈 유어 맨(When I Was Your Man)'에서 부드러운 고음은 독야청청이었다. 막바지 '락드 아웃 오브 헤븐(Locked Out of Heaven)', '저스트 더 웨이 유 아(Just The Way You Are)' 무대는 공연을 마치 처음으로 되돌리는 둣한 열기였다.

앙코르곡은 자신이 피처링한 마크 론스의 '업타운 펑크(Uptown Funk). 이 곡을 피날레로 약 3분간의 불꽃쇼와 함께 마스의 이틀 간 서울 공연 일정은 마무리됐다.

마스는 마치 음악이 혈관·신경망을 타는 것처럼 무대 위에 존재했다. 그가 내뱉는 모든 노래 발음은 한꺼번에 사라지지 않고, 오래오래 여운이 남았다. 무대 위에 다른 것이 꿰차지 않고 음악이 주어가 되는 그런 울림의 순간이 이어졌다. 울림이 감동의 굴림이 돼 떨림이 강림했다.

이번 마스 콘서트의 주최사인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첫날 공연을 본 뒤 소셜 미디어에 "최고의 싱어, 아티스트, 엔터테이너, 댄서. 고품격과 밤무대풍을 섞어주는 무대매너. 나도 저런 '울림'이 있으면 좋겠다"고 썼다. 그런데 이 문장 뒤엔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face with tears of joy) 이모티콘이 더해졌다.
뉴시스 제공
이미 음악 팬·슈퍼콘서트 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마스와 정 부회장과 마스의 숙명(?) 때문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2014년 1월23일 페이스북에 "요즘 어떤 해외가수가 한국공연을 하기로 하고 현대카드에 연락을 줬다. 한국초연으로 공연완판은 너무 확실한 아티스트. 2~3년 전 같으면 당연히 슈퍼콘서트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제 슈퍼콘서트에도 영혼이 깃들어야 할 때라 패스했다. 인기는 최고이지만 아직은 젊고 앨범도 몇 장 없는 지라 울림이 작을 것 같아서. 이 담에 더욱 깊어지면 꼭 초대하려고"라고 썼다.

이 해외가수가 바로 마스였다. 마스는 그해 4월8일 첫 내한공연을 확정하면서 현대카드 측에 연락했다. 하지만 당시 현대카드는 다른 빅 이벤트를 준비 중이었다.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 출신 폴 매카트니의 첫 내한공연이었다. 그런데 매카트니의 건강 문제로 그 해 공연은 무산됐다. 매카트니는 이듬해 처음 한국을 찾아 '슈퍼콘서트'로 공연을 성료했다.

첫 내한공연 이후 마스는 모두가 알다시피 전 세계 팝계를 주름잡는 슈퍼스타가 됐다. 울림이 커진 것이다. 이런 '퇴짜 일화'가 마스의 내한 소식과 함께 수면 위로 올라오자 정 부회장은 "숙명의 슈퍼콘서트. 구원을 간청했습니다. 이 나라에서 떳떳하게 살려고"라며 화답하고 나섰다.

마스는 이번 공연을 통해 정 부회장이 떳떳한 것을 넘어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9년 전 마스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현 케이스포돔)에서 1회 공연으로 1만2000명을 모았는데, 이번엔 이틀 2회 공연으로 8배 이상인 10만1000명 관객을 모았다. 2017년 역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로 열렸던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의 2회 내한공연 10만명을 웃도는 기록이다. 앞서 일반 예매에선 25분만에 티켓이 매진됐다. 동시접속자수는 116만명으로 내한공연 티켓 예매 역대 최다치였다. 이로 인해 온라인에 암표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경기장 밖에서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꺼워했다.

마스는 9년 전보다 더 능수능란해졌다. 허스키하면서고 감미로운 보컬은 더 낭창낭창해졌고 춤은 더 유연해졌으며 악기 섭렵은 더 과감해졌다.
뉴시스 제공
최근엔 국내 '밀양 박씨'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한국계 미국 래퍼 겸 싱어송라이터 앤더슨 팩(Anderson .Paak)과 R&B 슈퍼 듀오 '실크 소닉(Silk Sonic)'을 결성하는 등 다양한 색깔의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사이 그래미 어워즈를 더 받아 지금까지 총 15회 이 상을 수상했는데 그 만큼 아우라가 더 커졌고 무대 장악력은 더해졌다. 이전 내한공연 때보다 한계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진화한 것이다.

이번 내한은 세션의 연주력, 코러스의 화음, 댄서들의 그루브 넘치는 춤도 일품이었다. 곡수는 메들리까지 포함해 스무곡이 안 됐지만 러닝타임은 100분에 달했다. 곡들이 저마다 페스티벌에 맞춰 길게 변주됐기 때문이다. 특히 '런어웨이 베이비' 직전 혼신의 솔로 연주를 섬보인 드러머 에릭 헤르난데스는 마스의 친형으로 눈길을 끌었다.

마스가 스타들의 스타로 통하고 게다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로 치러진 만큼 국내 스타들도 대거 객석을 찾았다. NCT,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 펜타콘, 더보이즈, 엑소 멤버 디오(도경수), 갓세븐 멤버 뱀뱀 등 K팝 스타들은 물론 배우 천우희, 배우 한가인·연정훈 부부, 배구선수 김연경 등이 공연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날 공연장을 찾은 NCT 마크·해찬은 데뷔 전에 맥코이와 마스가 부른 '빌리어네어'를 영상으로 공개한 적이 있어 감회가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해찬은 지난해 NCT 드림으로 해당 공연장 무대에 오른 적도 있다. 올림픽주경기장은 이번 마스 공연과 오는 30일부터 7월2일까지 펼쳐지는 싸이의 전국 투어 '2023 흠뻑쇼' 서울 공연을 끝으로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규모 공연이었던 만큼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운영도 중요했는데, 주최사 현대카드·주관사 라이브 네이션은 이를 잘 감당해냈다. 잠실종합운동장역사부터 동선 안내 표시를 해 혼선을 피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앞서 소셜 미디어에 "이번 슈퍼콘서트를 트리거로 현대카드는 슈퍼콘서트를 공연 당일만이 아닌 '티켓 구매에서 공연 종료'로 정의를 확대했다"면서 "즉 '티켓 구입에서 공연관람까지'의 전 과정이 모두 쾌적해야 한다고 정의하고 불법 암표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연구와 개발에 직접 들어갔다"고 적기도 했다.

아울러 음악 팬들 사이에선 이번 마스 공연을 기점으로, 얼마 전부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가 처음 내한하는 대형 뮤지션의 콘서트를 주로 유치해온 전통을 깨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나섰다. 실례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는 매카트니를 시작으로 콜드플레이, 켄드릭 라마, 샘 스미스 등 2010년대 중후반엔 주로 첫 내한하는 거물급 뮤지션들의 공연에 '슈퍼 콘서트'를 달아왔다. 그러다 2020년 영국 밴드 '퀸', 지난해 미국 Z세대 아이콘 빌리 아일리시 그리고 이번에 마스까지 다시 내한하는 뮤지션들의 공연에도 '슈퍼콘서트'를 붙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스위프티'(테일러 스위프트 팬덤) 사이에선 미국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두 번째 내한공연이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시리즈로 성사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스위프트는 2011년 2월 첫 내한공연 이후 한국을 찾지 않고 있는데, 이제 웬만한 금액으로는 초청하기 힘든 거물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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