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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림 "세븐틴, 하나 줘도 10가지 표현"…'손오공' 독자 캐릭터 구축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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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세븐틴'(SVT)은 다인원 그룹이다. 열세 멤버로 일찌감치 화려하고 역동적인 안무 구성을 선보여왔다. 그런데 대단한 건 무대 하나에도 팀의 군무가 아닌 개별 개성과 서사를 빚어내 핍진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활동 음반인 미니 10집 'FML' 타이틀곡 '손오공' 안무로 마치 근두운(筋斗雲)을 탄 듯 진일보하고 더욱 집중력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세븐틴 멤버들이 뮤직비디오에서 마치 분신술을 쓴 것처럼, 200명이 넘는 댄서들과 한 몸처럼 움직이는 '메가 크루' 장면은 '신묘한 기운'을 불러왔다. K팝에서 이례적인 정경이었다.

'손오공'은 세븐틴의 메인 프로듀서이자 보컬팀 리더인 우지(WOOZI·이지훈)와 작곡가 겸 프로듀서 범주(BUMZU·계범주)의 시너지가 이번에도 빛난 곡인데, 저지 클럽(Jersey Club)·아프로비트(Afrobeats)·드릴(Drill) 등 최근 세계에서 유행하는 사운드를 K팝 안에 유연하게 잘 녹여냈다.

그런데 사실 '손오공'이라는 단어 자체엔 함정이 많다. 각종 동양적인 서사가 의도치 않게 부여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고전소설 '서유기' 손오공은 물론 홍콩 배우 저우싱츠(周星馳·주성치) '서유기' 시리즈의 손오공, 일본 만화 '드래곤볼' 손오공, 국산 만화 '날아라 슈퍼보드' 손오공, 일본 만화 '최유기' 손오공, 아동 한자학습만화인 '마법천자문' 손오공, 심지어 국내 예능 '신서유기' 속 손오공 등 각종 해석이 뒤따를 수 있는 레퍼런스가 많다. 한편에선 세븐틴의 '손오공'의 영어 제목 '슈퍼(Super)'가 '드래곤볼' 속 최강전사인 '초사이어인(Super Saiyan)'에서 따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세븐틴의 '손오공'은 이런 기존 서사에 눌리지 않고 독자적인 길을 간다. '드래곤볼' 속 손오공의 분신술을 떠오르게 하는 일부 손동작이 포함돼 있는데, 그건 오마주가 아닌 재창조에 가까웠다.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하이브 레이블즈)의 아낌 없는 지원, 멤버들의 역량 그리고 이런 합을 끌어낸 윤혜림 플레디스 퍼포먼스디렉팅팀 팀장과 팀 세임(Team Same) 안무가 최영준의 협업 등이 빚어낸 안무 뚝심은 '독립적인 손오공'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K팝 안무 작업에 새로운 풍경을 삽입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윤혜림 팀장은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세븐틴 멤버 한 명 한 명이 각 파트의 주인공이 되도록 연출하는 데에 중점을 많이 뒀다. 우리가 남들보다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경험치를 획득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윤 팀장은 이미 '핫(HOT)' 등 기존 세븐틴 무대에서 장면 장면마다 열세 명이 모두 보이도록 동선을 짜와 호평을 들었다. 그녀는 2000년대 1.5세대 K팝 그룹 '신화' 안무팀에서 본격적인 경력을 시작한 K팝 안무업계 베테랑이다. 다음은 윤 팀장과 나눈 일문일답.

-'세븐틴 퍼포먼스 디렉터'로서 멤버들의 퍼포먼스에 항상 자부심을 갖고 계셨을 텐데 이번 '손오공' 무대는 더 그랬을 거 같아요. '손오공' 퍼포먼스를 잘 마무리하신 지금 소회가 어떠신가요?

"모든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열심히 해 준 세븐틴 멤버들, '메가크루'라는 부담스러운 퍼포먼스를 정말 멋지게 제작해 준 최영준 안무가, 많은 인원을 통솔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플레디스 퍼포먼스 디렉팅팀 팀원들, 그리고 자기 일처럼 연습 때마다 열정적으로 연습에 임한 안무팀 여러분. 모두가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만족스러운 성과와 호응에 정말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한편으로는 다음에 대한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요.(웃음)"

-메가 크루 퍼포먼스가 멤버들에게 큰 성장의 계기가 됐을 거 같은데요. K팝 업계에 이례적인 시도였던 만큼 디렉터님도 새롭게 얻어간 부분이 있을 거 같은데요. 어떤가요?

"새로운 도전 자체가 가장 큰 성과인 것 같습니다. 세븐틴 멤버들, 저를 포함한 참여 인원 모두에게 한 앨범의 타이틀곡을 '메가크루' 퍼포먼스로 제작하는 것 자체가 첫 경험이었고, 이를 통해 우리가 남들보다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경험치를 획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웃음)"
뉴시스 제공
-특히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200여명을 진두지휘하실 때 카리스마와 유연함을 동시에 잘 보여주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리더십은 무엇이었습니까?

이처럼 많은 인원을 빠르게 정리하지 않으면 모두에게 너무 힘든 작업이었기 때문에 리더십보다는 책임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연습 때에는 장황하게 설명하는 대신 제 의도대로 간결하고 단호하게 설명하고, 촬영 때에는 열심히 연습했던 것을 바탕으로 즐겁고 밝게 진행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춤을 춘다'는 것은 결국 각자 열심히 연습한 것을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멋있게 뽐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댄서들 연습을 이끄실 때 가장 어려운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공통적으로 강조하시는 부분이 있다면요?

"일단, 다인원이면 최대한 간결하고 단호하게 의사 전달을 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많은 인원이 지저분하게 보이지 않으려면 한 몸처럼 움직이게끔 동작의 정확성과 박자 포인트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그 디테일 작업은 결국 연습의 양과 강도를 늘려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미안하지 않으면서도 모두가 지치지 않는 선에서 연습 강도와 연습량을 조절하는 것이 항상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번 안무를 구성하시면서 최영준 안무가님과 제일 많이 나누신 얘기는 무엇입니까? 그것이 퍼포먼스에 어떻게 녹아들어갔나요?

"'손오공'이 워낙에 단순하면서도 임팩트가 큰 제목이기 때문에, 일차원적으로 모두가 아는 고전소설이나 만화 속 주인공을 연기하는 안무가 나오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나눈 것 같습니다. 세븐틴 멤버 한 명 한 명이 각 파트의 주인공이 되도록 연출하는 데에 중점을 많이 뒀고, 거기에 멤버들의 개인적인 캐릭터 연구와 표현력이 더해져 '이 곡의, 이 시대의 주인공 세븐틴'을 만들어 보자는 의도에 가깝게 퍼포먼스가 완성됐다고 생각합니다."
뉴시스 제공
-세븐틴은 인원이 많은 만큼 무대 구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동선일 듯합니다. 장면 장면마다 열세 명이 모두 보이도록 잘 구성해오셨는데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멤버들의 평소 성격, 움직임 특성 등을 관찰하셔서 무대나 동작에 반영하는 것도 있을 거 같아요. 어떤가요?

"디렉터를 맡은 초기에는 한 그룹을 맡으면 그 그룹 자체를 한 팀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여러 작업들을 거치면서 그 그룹을 구성하는 한 명 한 명의 표현력이 모여야 더 완성도 있는 퍼포먼스가 완성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아티스트 한 명 한 명의 캐릭터를 주의 깊게 보고 연구하게 되더라고요. 그 과도기에 만난 세븐틴 멤버들은 '하나를 줘도 10가지를 표현해 주는' 아주 열정적이고 뛰어난 친구들이어서 항상 즐겁게 작업하고 있고, 그 멤버들의 매력과 실력이 뭉쳐져 보시는 분들에게 세븐틴의 퍼포먼스가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븐틴 멤버 모두가 어떤 곡이든 표현하는 데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노력하는 자세를 갖고 있어서 무대 위에서 개개인의 모습이 잘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세븐틴 초창기부터 계속 함께 해오셨어요. 데뷔 전 연습실에서 3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을 하며 '공연돌'로서 입지를 다져온 것으로 아는데요. 그 당시를 떠올리신다면 세븐틴의 어떤 가능성들을 봤습니까?

"제가 그 당시에는 세븐틴 말고 다른 팀들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연습생이었던 세븐틴의 연습평가회를 봤을 때 '와, 얘네 잘한다!'라는 첫인상을 가졌던 기억이 납니다. 다들 기본기가 탄탄했고, 무대 에너지가 굉장히 좋았어요."

-또 계속해서 지금까지 세븐틴을 봐오셨는데요. 세븐틴 멤버들의 가장 변한 점, 반대로 변하지 않은 점은 무엇입니까?

"겉모습도, 실력도 모두 성숙해졌고 본인들 일에 더 냉철하고 까다로워졌다는 점이 변한 점이고, 변하지 않은 점은 무대에 대한 욕심,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 멤버 사이에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시스 제공
-SM을 거쳐 플레디스까지 오랜 기간 K팝 업계를 봐오셨어요. 이 업계의 성장과 함께 해오셨는데 팀장님이 보시기에 K팝의 어떤 점이 가장 성장한 거 같나요? 특히 안무적인 부분에선 무엇이 가장 발전했습니까?

"제가 감히 K-팝 전반에 대해서는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안무에 국한해서 말씀드리자면,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K-팝이 발전한 데 퍼포먼스가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만 통했던 '칼군무'라는 말을 이제는 전 세계에서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처럼요. K-팝 퍼포먼스로 보여 줄 세계가 넓어진 만큼 앞으로의 발전이 개인적으로 더 궁금합니다."

-팀장님은 어떻게 이 분야에 발을 들이시게 됐나요? 이 부분에서 성과를 거두신 분으로서 다음 목표는 또 무엇인가요?

"고등학생 때 방송안무팀이라는 개념도 잘 모른 채 친구들과 연습하고 대회도 나가고, 그게 마냥 즐거워서 춤을 췄는데 우연히 오디션 안내 글을 보고, 겁도 없이 '한번 해 볼까?'라는 생각에 오디션을 봤어요. 그 당시에 친구들과 지역 댄스대회에서 신화의 '온리원'을 공연했던 즈음이어서 그 곡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오디션에 붙고 나서 내가 들어온 팀이 신화 안무팀이라는 것을 알게 돼 엄청 민망하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여전히 이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가끔 놀라기도 합니다. 다음 목표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충실히 살고, 제가 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춤을 좋아하는 젊은 친구들뿐 아니라 현재 K팝 아이돌 중에서도 팀장님과 같은 역할을 꿈 꾸는 이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마냥 좋아서 췄던 춤이 직업이 되고, 그 직업이 인정받는 시대가 온 만큼 본인의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번 생각하지만 쉽지는 않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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