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가격을 수억원씩 내려도 전세를 찾는 사람이 없어요."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장주로 통하는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작년까지만 해도 수능 이후에 전세로 들어오려는 교육 이사 수요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문의조차 없다"며 "예년 같으면 학원이나 학군 등 교육 환경이 좋은 강남으로 이사 오려는 사람들이 넘쳤는데 올해는 발길이 뚝 끊겼다"고 전했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역전세난'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매년 수능 이후 학원 등 좋은 교육 환경과 학군을 찾는 이사 수요로 특수를 누렸던 강남 8학군조차 전세 시장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
잇단 금리 인상으로 철옹성 같았던 강남에서도 전세 매물이 수백 건씩 쌓이고, 전셋값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9월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 대비 1.03% 하락했다. 2009년 1월(-1.92%)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서울은 전월 대비 0.75%, 경기와 인천은 각각 1.15%, 1.34%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인상에 따른 월세전환 및 갱신계약 영향으로 신규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매물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는 매물적체가 계속되는 수원·화성시 위주로, 인천은 신규 입주물량 영향이 있는 연수·중구 위주로 하락하며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전셋값 하락세는 가파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84㎡)’는 지난 6일 8억6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같은 면적의 전세 매물의 시세는 2억원 하락한 6억4000만원에 나왔다. 또 반포동 ‘반포자이(전용면적 84㎡)는 지난 9일 12억375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 6월 신고가 22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다섯 달 만에 10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금리가 치솟는 상황에서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전세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능 이후 강남 부동산 시장에 불었던 ‘수능특수’가 사라진 것이다.
실제 은행 전세 대출 금리가 8%대 육박하고 있다. 은행 변동금리 대출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월 대비 0.58%p(포인트) 오른 3.9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전세 대출 금리는 전세대출 5.21~7.32%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에 따라 전셋값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으로 이사 대신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세입자들이 많고, 전셋값도 하락 조정되면서 전체적으로 전세 수요가 감소했다"며 "교육 환경 등 입지 조건이 좋은 지역이더라도 역전세난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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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톱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2/11/24 06:15 송고  |  reporter@topsta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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