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드라마 '금수저' 최원영, 재능과 성실을 겸한 배우 (종합)

(톱스타뉴스 유수연 기자) 드라마 '금수저'의 배우 최원영이 작품과 연기자로서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는 배우 최원영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드라마 '금수저'는 누군가와 인생을 통째로 바꾸는 힘을 지닌 금수저로 인해 운명이 뒤바뀌는 가난한 집 아이와 부잣집 아이의 이야기다.
    
최원영이 연기한 황현도는 주인공 황태용(이종원 분)의 아버지이자 도신그룹 회장이다. 하지만 실체는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인물로, 돈을 향한 끝없는 탐욕을 바탕으로 온갖 악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최원영은 "황현도는 동화 속에나 있을 법한 인물이라 참 재밌고 흥미로웠지만 현실적으로 표현하기에 쉬운 인물은 아니었다"며 "금수저를 사용해 인생을 바꾸는 등, 캐릭터 자체가 복잡하지 않나. 그래서 작가님이 표현한 부분 외에 캐릭터에 대한 추측을 많이 했어야 해서 많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간단하게 시청자들에게 보여지는 황현도의 인물상을 그리는 데에 충실했고, 그 과정에서 인물의 배경을 만들어갔다"며 "외적으로는 모든 걸 절제하고, 차가운 이미지가 있다 보니 외투 단추도 되도록이면 금속으로 추구하는가 하면, '신발은 이런 걸 신지 않았을까', '걸음걸이는 이렇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내적인 부분에서는 황현도의 행동에 사연과 이유를 찾으려고 애를 쓰고, 복잡다난하게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원영은 캐릭터 황현도에 대해 "냉혈한이지만, 일반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극에서 황현도의 역할이 악역의 이미지고, 등장인물들과 갈등과 대립을 이어간다. 그 지점을 연기로 수행하되, '악한 인물이니 악하게 보여야지'라는 생각으로 연기를 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돈밖에 모르는 냉혈한 캐릭터라면, 알고 보니 기계였다던지, 불사신이라던지, 일반적인 '사람' 캐릭터는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황현도는 다른 감정을 모두 똑같이 느끼지만, 대신 돈과 권력 가치관 시간 질서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유독 도드라지고 월등히 뛰어난 집념을 가진 인물이 아닐까. 이 지점을 더욱 극대화해 캐릭터에 보이게 하려 노력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가난은 죄가 아니라 질병이다", "(성경의) 하나님의 자리에 돈을 넣어 읽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다" 등. 극 중 황현도는 '가난'과 '돈'에 대해 다소 적나라한 대사를 연신 읊는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며 힘든 점은 없었을까.

최원영은 "(황현도의) 대사들을 처음 접했을 때 스스로 애를 먹긴 했다. 계속 황현도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곱씹어 보려고 했다. (확실히) 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던 것 같다"며 "사실 황현도를 연기해야 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그가 하는 말들이 논리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라고 회상했다.

이어 "황현도는 자신이 생각하는 자본과 사회 등, 그에 맞는 가치를 정립시켜서 남에게 설득시키려 하는 인물이다. 제 스스로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황현도'는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있는 인물이었다. 또한 다른 등장인물들이 그의 말을 듣고 찔리도록 했어야 했다"며 그러니 그의 생각을 제 스스로 '말도 안된다'고 받아들여서는 안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드라마를 보시면, 장면 중간중간 황현도가 붉은 주스를 마신다. 원래 대본에는 ‘차를 마신다’ 등의 지문으로 적혀 있었는데, 제가 붉은 주스로 바꿔달라고 요청해서 바꿔서 촬영한 것"이라며 "해당 장면을 보면서 '피를 마시는 건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고 싶었다. 별 의미 없어 보이지만, 황현도의 인간적이지만 냉혈한 부분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들 역할로 호흡을 맡게 된 육성재, 이종원 두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최원영은 "처음에는 '네가 지금 승천이냐 태용이냐?' 하면서 정신이 없었다"고 웃으며 "아마 그런 점은 두 사람이 더 어려웠을 텐데, 너무 잘하더라. 어떻게든 애써서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 모습들이 배우로서 감동스러웠고, 그러다 보니 '나도 힘내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쉬운 점 없이 유연하게 잘 촬영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극 중 황현도는 서영신(손여은 분)의 계략으로 불구의 몸을 얻게 되는가 하면, 도신그룹까지 빼앗기며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특히 진짜 아들 서준태(장률 분)를 자신의 손으로 살해한 것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최원영은 이 '눈물'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최원영은 "저도 그 감정이 뭘까 생각을 해봤지만, 어떻게 하나로 표현하면 안 될 것 같다"며 "영신에게 준태에 대한 진실을 전해 들었던 그 순간에 본능적인, 인간이 가진 거부할 수 없는 감정선과 그동안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회의감, 영신이가 그 사실을 알려줬을 때의 충격이 겹쳐지며 흘린 눈물이 아니었을까"라고 분석했다.

사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것은 황현도 뿐만이 아니다. 극중 금수저를 사용한 인물들은 모두 소중한 것을 잃으며 이른바 '단죄'를 당한다. 이 같은 결말에 대해 최원영은 "사실 현도가 맞은 결말은 현도가 치른 댓가도 있지만, 영신의 몫도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극 중 영신이도 도신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자식을 동생으로 위장하는 등 모략을 세우지 않나. 현도가 더 큰 악행을 저지르다 보니 영신의 행동이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을 뿐, 영신도 악행을 저질렀고, 영신도 잃은 것이 많다"며 "영신뿐만 아니라 모든 등장인물들이 작게 혹은 크게 자기의 분에 넘치는 욕망때문에 파멸의 길로 가게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돈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충분 요건이다. 하지만 이걸 부당하게 욕심을 실현시키면서 까지는 너무 쫓지 말라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처럼 끊이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인간이 지나친 욕심을 부리면 맞게 되는 파멸적인 결말이 그려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만일 운명을 바꿔준다는 '금수저'를 가지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원영은 "실제 금수저가 있더라도 겁이 나서 사용할 생각도 안 할 것 같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규칙 등이 너무 복잡해서 안 할 것 같다. 나는 모든 상황을 아는데 금수저를 사용하고 나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다른 사람으로 알고 있는 것 아니냐. 너무 피곤하다. 돈이 있으면 뭐 하나. 그렇게는 피곤해서 못 살 것 같다"며 웃었다.

배우 최원영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MBC '금수저'는 물론, 현재 화제를 모으며 방영 중인 tvN '슈룹' 두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본의 아니게 두 드라마 촬영 일정이 겹쳐 쉽지는 않았다"며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이런 일이 잦다. 이건 내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열심히 잘 마치자'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금수저'와 '슈룹' 모두 시청자들이 좋아해 주시는 반응이 있어 '나 복받았구나'는 생각을 했다.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우연치 않게도 '슈룹'의 이호 역할 역시 황현도 만큼 욕망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 보인다. 이에 최원영은 "이호 역시 보이지 않는 욕망이 있는 인물이고, 어떻게 보면 극중 가장 무서운 인물이 될 수도 있다"며 "태평성대를 이룬 군주임에도 불구하고, 권력에 도전하는 등 자신이 가진 콤플렉스를 건들면 칼같이 날을 세우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호는 한 나라의 자애로운 왕이기도 하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대신들이 있고, 부모로서의 책임, 어머니와의 아들에서 오는 관계에 대한 갈등도 있다"며 "그 모습들을 단면적이고 입체적이게 표현을 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잘 해내야 된다'는 느낌으로 해냈다. 또한 워낙 대가이신 선배님들과 좋은 배우분들과 함께해서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최근만 하더라도 대기업 그룹의 회장, 한 나라의 군주, 찌질한 남편, 신경외과 교수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아온 최원영. 모든 역할이 '찰떡'같이 달라붙었지만, 유독 그의 연기력은 '악역'일 때 더욱 빛나는 듯한데.

이 같은 시청자들의 반응에 "좋은 반응을 받고 있는지 몰랐다"면서 "'악역'을 통해서 사랑을 받고 있어서 더 좋다, 이런 느낌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선역, 악역 등 다양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난다는 것이 만족스럽고 감사한 일"이라고 반응했다.
   
또한 "사실 배우로서 여러 역을 맡아서 수행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주어진 작품과 역할 안에서 제 스스로도 '이 정도면 내가 할 만큼 했다'는 만족감을 느끼고, 대중이 되었든 회사가 되었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그 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것만큼 기쁜 일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02년 영화 '색즉시공'을 시작으로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최원영. 데뷔 이래 쉴 틈없이 작품을 해온 그는 놀랍게도 '슬럼프'와 관련해 "그럴 여유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최원영은 "항상 어떤 작품이건 잘 수행할 것만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순간순간 괴로운 것은 있었지만, 슬럼프라기보단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다"며 "사실 이제야 조금 시작해 볼 만한 것 같다. 아직 이미지 소모를 하려면 한참 남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어쨌든 배우라는 직업은 내가 원해서 선택한 것이지 않나. 처음 이 길을 선택했던 사명감 같은 것을 환기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점차 연기를 하면서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는 충만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는데, 그게 좋은 것 같다. 항상 그 느낌과 에너지를 가지고 '내가 다시 이 길을 열심히 가봐야지'라고 다짐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수저'와 '슈룹'의 촬영까지 모두 끝마친 최원영은 연말까지의 계획에 대해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게 목표"라고 너스레를 떨며 "특별한 계획은 없고, 지친 몸과 컨디션을 다시 원 상태로 돌려놓고 싶다. 또 '여유롭게 지내자' 정도가 계획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원영은 지난 12일 종영된 '금수저'에서 도신그룹 회장이자 황태용(이종원 분)의 아버지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현재 방영 중인 tvN '슈룹'에서는 캐릭터 '이호'로 출연 중이다.

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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