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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초점] '설강화', 역대급 스케일 캐스팅 자랑이 불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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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채연 기자) JTBC 새 드라마 '설강화'가 역대급 스케일의 배우 라인업을 공개했으나 여전히 역사 왜곡에 대한 불편함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3일 JTBC '설강화' 제작진은 오는 18일 첫 방송을 앞두고 흑백버전의 단체 포스터를 공개했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임수호' 역의 정해인과 '은영로' 역의 지수, 외과의사 '강청야' 역의 유인나, 기숙사 사감 '피승희' 역의 윤세아, 전화교환원 '계분옥' 역의 김혜윤, 안기부 팀장 '이강무' 역의 장승조, 안기부 팀원 '장한나' 역의 정유진 등이 얼굴을 비췄다.

또 ‘은창수’ 역의 허준호, ‘남태일’ 역의 박성웅, ‘홍애라’ 역의 김정난, ‘조성심’ 역의 정혜영, ‘최미혜’ 역의 백지원, ‘안경희’ 역의 이화룡, ‘주격찬’ 역의 김민규, ’응철’ 역의 장인섭, ‘고혜령’ 역의 정신혜, ‘여정민’ 역의 김미수, ‘윤설희’ 역의 최희진, ‘최병태’ 역의 안동구, ‘오광태’ 역의 허남준, ‘김만동’ 역의 김종수, ‘오덕심’ 역의 남미정, ‘신경자’ 역의 정이서 등 막강한 배우들의 라인업을 공개하며 드라마의 생동감을 더욱 높이려고 했다.
  
JTBC '설강화' 단체 포스터
JTBC '설강화' 단체 포스터
하지만 이 역시도 누리꾼들의 찜찜한 마음을 풀지 못했다.

기획단계부터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설강화'는 캐스팅부터 촬영 종료까지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냈다. 당시 공개된 시놉시스에 따르면 '설강화'는 1987년 최루탄이 폭죽처럼 터지던 시대, 여대 기숙사에 피투성이 남자가 뛰어들고, 여학생은 그를 시대를 위해 싸우는 운동권 학생이라 생각해 치료해주지만 남자는 무장간첩이었다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특히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로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하지만 남파공작원과 안기부 팀장으로 설정된 남자 주인공 설정에서 간첩, 안기부 등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당시 '영초'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여자 주인공이 실존인물인 민주화운동가 천영초를 연상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JTBC '설강화'
JTBC '설강화'

이에 JTBC는 직접 입장을 내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라며 "'설강화'는 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 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라고 해명하고 여자주인공 이름을 '영초'에서 '영로'로 변경하며 제작에 착수했다.

그러나 촬영이 모두 끝나고 방영 날짜가 결정되며 최근 공개된 대본 리딩 영상에서 누리꾼들은 주연 정해인을 '재독교포 출신의 명문대 대학원생'으로 표현한 자막에 '동백림 간첩 조작사건'이 연상된다고 언급했다.

'동백림 사건'은 당시 중앙정보부가 서유럽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유학생 가운데 194명이 동베를린(동백림) 북한 대사관에 들어가 간첩 활동을 했다고 발표했으나, 대법원이 단 한 명도 간첩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인 간첩 조작 사건으로 꼽힌다.

기획 단계부터 '설강화'의 발목을 잡던 '역사 왜곡 논란'을 씻어내기도 바쁜 와중에 논란거리가 가중된 꼴이다. 이쯤 되면 누리꾼들은 앞서 역사 왜곡 논란으로 2회 만에 폐지된 '조선구마사'와 '철인왕후'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장동윤, 감우성, 이유비, 박성훈, 김동준, 정혜성 등 탄탄한 캐스팅으로 시작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 및 동북공정 논란으로 방송 2회 만에 방영을 중단했다.
 

SBS '조선구마사'
SBS '조선구마사'

'조선구마사'의 박계옥 작가가 집필한 '철인왕후' 역시 조선왕조실록을 찌라시로 표현하고, 조선제례악을 희화화하며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또 실존인물인 신정왕후를 저속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풍양 조씨 종친회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결국 '철인왕후' 역시 모든 플랫폼에 올려두었던 클립 및 다시보기, VOD 서비스를 중단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중단 9개월 만에 서비스를 재개하며 계속된 비난의 목소리를 받고 있다.

대중은 여전히 역사 왜곡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이상 대중은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밝힙니다'라는 문구를 믿지 않는다. 제작진은 정해인과 블랙핑크 지수를 필두로 하는 역대급 캐스팅을 자랑하고 있을 게 아니라 대중의 눈총을 인식하고 오명을 벗도록 노력해야 한다.

 

디즈니 플러스 공식 트위터 캡처
디즈니 플러스 공식 트위터 캡처

더 큰 문제는 '설강화'가 JTBC 방송을 제외하고는 국내 플랫폼에서 작품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직 디즈니 플러스(디즈니+)에서만 VOD 시청이 가능하다. 즉, 이는 전 세계로 송출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미 해외에는 영화 '택시운전사', '1987' 등으로 한국의 역사에 대해 기민한 누리꾼들이 많다. 비난의 목소리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다.

과연 '설강화'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처럼 방송 전 역사 왜곡에 대한 논란을 씻어내고, 오명을 벗어낼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다만 이렇게 역사 왜곡에 대한 명확한 해명 없이 스케일만 강조한다면 대중의 눈길은 여전히 싸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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