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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포커스]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MV에 담긴 ‘나르시시즘’ 코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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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최근 한 걸그룹이 독특한 컨셉으로 컴백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구구단(gugudan)이다.
 
구구단(gugudan)은 두 번째 미니 앨범 ‘Act.2 Narcissus‘의 타이틀곡인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 노래의 가사는 ‘정말 예쁜 내가 매력적인 너랑 사랑에 빠지고 싶은데 나 어떠냐?’로 요약 가능하다. 일견 보기로는 꽤나 많은 걸그룹에서 차용한 화자 중 하나이긴 하지만 앨범명과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렇기 단순하게만 바라보기는 힘들다. 앨범명부터가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져 죽은 목동 나르시스이며 뮤직비디오에는 관련 코드가 상당히 함유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 ‘나 같은 애’ 뮤직비디오는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만든다.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나르시시즘’이란 자신이 리비도의 대상이 되는 정신분석학적 용어로, 자기애(自己愛)라고 번역한다. 이는 상기의 인물인 나르시스와 연관지어,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네케가 1899년에 만든 말이다. 예를 들어 한 여성이 거울 앞에 오랫동안 서서 자신의 얼굴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황홀하여 바라보는 것은 나르시시즘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뮤직비디오에 담긴 ‘나르시시즘’ 코드를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하나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하나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먼저 구구단(gugudan) 하나의 파트를 살펴보면 방 안에 거울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다. 특히 바닥에 커다란 거울이 있으며 그 위에 하나가 누워있다. 이 거울이 호수를 상징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나르시스 신화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에 하나 옆에 있는 꽃은 크게 클로즈업 되진 않지만 나르시스 신화에 기초해서 보면 수선화일 가능성이 있다. 나르시스가 죽어서 된 꽃이 수선화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꽃은 숫자 하나와 비슷한 모양의 꽃병에 담겨있는데 이는 구구단(gugudan) 하나를 상징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팀에서 하나가 맡은 단수가 1단이기에 이 상징은 더욱 설득력이 있다. 또한 이어진 장면에서 노트북과 책에도 거울이 있는 모습은 하나의 자기애 코드가 더욱 강화되도록 만든다.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소이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소이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이어 구구단(gugudan) 소이의 파트다. 이 파트에서 소이는 꽃, 액자, 그림이 가득한 장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두 아름다움과 예술을 상징하는 물품들이다. 이어 그는 아예 액자 속에 들어가며 자신의 액자에 ‘프리미엄 퀄리티 -럭셔리’라는 문구를 붙인다. 해석이 필요 없을 정도의 자기애다.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소이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소이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또 다른 장면에서 그는 발을 물이 담긴 꽃병에 넣는다. 이후 목을 꿀꺽하는 장면과 연결 지어 보면 이 장면은 ‘꽃에 물주고 있다’라고 해석 가능하다. 내가 바로 꽃이라는 이야기다.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미나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미나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이 외에도 구구단(gugudan) 막내인 미나의 파트도 흥미롭다. 자기 파트에서 미나는 TV 속 과거 훌륭한 인물에도 본인 얼굴을 등장시킨다. 또한 들고 있는 화폐에도 본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다. 그리고 많은 돈을 들고 있는 그가 물 쓰듯이 돈을 날려서 사는 것은 자신 관련 상품들로 추정된다. 방 안에는 미나와 관련된 상품들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뮤직비디오 속 미나는 훌륭한 인물이면서 자기 자신의 광팬인 부자다.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미미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미미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다른 멤버들도 살펴보자면 멤버 미미는 SNS를 연상시키는 곳에 있다. 그리고 자기 사진을 찍어 올려 ‘좋아요’를 받는다. 이런 그는 뮤직비디오에서 자기 자신을 무한대로 촬영하기도 하고 아예 스캐너로 자신을 찍기도 한다. 이는 ‘좋은 것은 크게 봐야한다’는 메시지라 할 수 있으며 훌륭한 자기애 코드로 연결된다.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나영-혜연-샐리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나영-혜연-샐리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또한 나영의 경우엔 촬영 및 조명 장비로 가득 찬 공간에서 노래를 부르고 해빈은 구두가 진열된 런웨이를 걷는다. 두 사람의 장면 모두 화려한 현대여성을 상징하는 대표 물품들이 담겨 있는 셈이다. 그리고 혜연은 자화상을 그리는데 여기에서도 거울이 등장한다. 이는 작품이나 다름없는 자신의 미모를 정말 작품에 담아내고자 한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리고 샐리는 화려함의 대표 상징물인 공작 날개 부채를 들고 있는데 ‘공작’이라는 직위와 연결 지어서 보면 더욱 흥미롭다. 참고로 공작은 서양 귀족 계급 중 가장 높은 직위다.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해빈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해빈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마지막으로 세정은 그리스로마신화의 조각상, 거울 등이 배치된 공간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끼를 부리고 있다. 특히 그가 최면에 빠지는 장면은 나르시스 신화를 연상하게 한다. 나르시스가 최면에 빠진 것처럼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자신을 볼 수 있는 도구인 거울이 가득한 공간에서 이루어진 최면인 만큼 설득력은 제법 높다.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세정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세정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이런 ‘나 같은 애’ 뮤직비디오는 하나의 물품이 관통하는데 이는 바로 TV다. 故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연상하게 하는 TV머리의 조각상에서 구구단(gugudan) 멤버들의 얼굴들이 나오기도 하고 파트 전환의 매체로 TV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장면 배치는 ‘TV 속에 나오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나’라는 해석이 가능하게 만든다. 실제로 뮤직비디오 마지막 장면에서는 멤버들이 TV에 나오는 듯한 모습을 한명씩 다 비춘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단수가 채널로써 함께 선보이고 있다. 이는 이번 곡이 나르시스를 모티브로 한 것이기도 하고 이를 모티브로 할 만큼 구구단(gugudan)이 아름다운 걸그룹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샐리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구구단(gugudan) 샐리 / 구구단(gugudan) ‘나 같은 애 (A Girl Like Me)’ MV 영상 캡처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것은 ‘나 같은 애’ 초반 장면에 나오는 구구단이다. 이는 단순하게만 보면 동명의 걸그룹인 구구단(gugudan)의 뮤직비디오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 해석이 틀리지는 않겠지만 숫자 자체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7X8 = 56과 2X4의 의미는 뭘까. 정답을 따로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이 숫자들을 구구단(gugudan) 멤버들의 단수와 연관 지어 해석하면 다소 재밌는 해석이 나온다.
 
멤버 미미는 자신이 럭키걸이라서 단수를 7단으로 했고 샐리는 자신이 중국인이고 중국에서 행운의 숫자가 8이라서 자신의 단수를 8단으로 했다. 또한 혜연은 자신이 오-라는 리액션을 많이 해서 5단이라고 했고 해빈은 자신인 식스센스급 반전매력이 있어서 6단이라고 밝혔다. 이것을 7X8=56에 대입하면 ‘행운에 행운을 곱한 행운 그 자체인 나는 오-라는 리액션이 나올 만큼 식스센스급 매력을 가진 여자’라는 문장이 도출된다. 비슷한 관점에서 보면 2X4도 행운의 숫자인 8과 연결된다. 이 해석이 정론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나 같은 애’의 뮤직비디오는 그야말로 자기애의 정수라 할만하다.
 
구구단(gugudan)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구구단(gugudan)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대중문화도 문화고 예술인만큼 하나의 작품으로서 완결성을 갖추기 위해 공들이는 것은 환영 할만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구구단(gugudan)의 신곡은 분명히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며 환영할만한 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이렇게 공들여 나온 그들을 선택하는 것은 대중의 몫일 터. 이번 활동이 구구단(gugudan)의 자기애가 더 높아지게 할 만한 성공작으로 기억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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