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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PD수첩' 故변희수-故김기홍의 죽음, "차별금지법 제정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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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조현우 기자)
'PD수첩'에서 故변희수 하사, 故김기홍 운동가의 죽음과 트랜스젠더 혐오에 대해 다뤘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

13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변희수, 그녀에 대한 오해'라는 제목의 특집이 진행됐다. 젠더 디스포리아를 겪던 故변희수 전 하사는 계속해서 군 복무를 하기 위해 여단장 등 군의 허락을 맡고 성전환 수술을 하고 돌아오게 된다. 

군대에서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후련하게 돌아왔던 故변희수 전 하사의 기대를 배반한 '강제 전역'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어릴 적부터 계속해서 군인을 꿈꾸며 40:1의 경쟁률을 뚫고 부사관에 합격 후 각종 조종 성적 등에서도 A를 받으며 열심히 군 생활을 했었던 故변희수 전 하사.

故변희수 전 하사의 고교 동창들은 "희수는 희수니까. 수술을 하고 말고 이런 건 상관 없었어요. 희수는 당연히 군대 복무를 다시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강제전역을 당하게 된 거죠"라고 말한다. 법률대리인들은 故변희수 전 하사의 강제전역 자체가 부당한 규칙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 전한다.

허평환 전 기무사령관은 "건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군의관 판정이 나오면 되는 게 아닌가"라고 말한다. 故변희수 전 하사는 곧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 군의 차별에 맞섰다. "제 조국을 위해서 일하고 싶어서 마음을 바치고 싶어서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 제 조국이 이로 인해서 조금 더 옳은 방향으로 나갔으면, 그거 하나만으로도 제가 이렇게 목소리를 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故변희수 전 하사는 생전 인터뷰에서 말했었다.

"내가 복직이 됨으로서 사회에 줄 수 있는 메시지, 사회에 줄 수 있는 역할들, 불의나 남들이 그냥 힘든 경험들을 하는 걸 못 지나치는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군인권센터 김형남 소장은 말한다. 이어 故변희수 전 하사는 소송을 하게 된다. 김보라미 법률 대리인은 "그때 기자회견을 할 때 제가 옆에 있었는데, 정말 떨려하는 게 느껴졌어요. 어린 나이잖아요. 정말 군에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하게 느껴졌어요"라고 말한다.

강석민 법률 대리인은 "변 하사는 딱 처음 봤을 때 너무 열심히 하는 그런 부사관인 거예요. 그래서 '좀 다른 것도 생각을 해봐', '꼭 군대가 답은 아냐' 이렇게 얘길 하면 자기는 군대가 자기 천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군대에 돌아가서 무조건 할 거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그런 얘길 계속 하는 거예요. 저는 그것도 참, 돌아보니 너무 안타깝네요"라고 전했다.

군과의 소송 과정에서 故변희수 전 하사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지인 주예린 씨는 "경비 일이나 이런 데를 지원을 해도 연락이 안 왔다 하더라고요. 배송기사를 할까? 라는 얘기도 했었어요"라고 얘기한다. 고교 동창 중 한 명은 "희수한테 너 여기 와서 일하면 나보다 훨씬 잘할 것 같아, 진짜 잘할 것 같아, 했는데 면접 보기도 전에 떨어뜨리더라"고 말한다.

주예린 씨는 "취업이 안 되는 이유는 본인이 이야기했던 바로 그런 거였던 것 같아요 .전 국민한테 얼굴이 알려져 있으니까. 성전환, 강제 전역, 군 하사 출신 변희수. 사람들이 다 아는 거겠죠. 어떻게든 아득바득 생활 해보려고 그 상황이 너무 마음이 아픈 거죠. 계속 어떻게든 살아보려 했던 사람인데"라고 말한다.

故변희수 전 하사의 지인 신지예 씨는 "군과 싸우면서 힘들어하시고 거의 마지막에는 정말 생활고 때문에 어려워하셨다 들었어요. 그러니까 그게 차별과 멸시라고 하는 게 다르다는 이유로 쫓겨나고 손가락질 당하면 거기 누가 살아남을 수 있겠어요"라고 말한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변 하사의 전역 처분을 취소하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군은 답하지 않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절망도 너무나 컸다. 삶의 전부였던 군 복무와 사회 생활의 벽은 너무 높았다. 故변희수 전 하사는 "갈 데가 없어요, 저희는. 사실상 죽으란 얘기입니다"라고 말했던 바 있다. 이후 故변희수 전 하사는 집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해병대 대위에서 전역한 방혜린은 "하사 이상 간부들은 다 독신자 숙소 살고, 다 출근해서 직장생활 하다가 퇴근해서 혼자 생활하고 그러는데"라며 변희수 하사의 소식에 달렸던 '여군들이 어떻게 껄끄럽게 같이 사냐'는 악플에 반박했다.

"아주 불가피한 3,4주 훈련 때문에 퇴근을 못하면 그냥 잠깐 씻고 말지. 근데 막 우루루 열 몇명 들어가서 샤워기 하나 두고 씻지 않거든요. 그냥 먼저 씻으세요. 이렇게 순번대로 씻고"라고 방혜린 전역 대위는 전했다. 이어 여군 보직 제한이 사라졌고 복무환경도 달라졌다 한다.

육군 대위를 전역한 김은경 씨는 "예전엔 여군 막사가 따로 있었고 칸막이에 여군을 분리해놨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변희수 하사도 똑같이 근무하도록 해놨기 때문에 군으로 산다고 생각해야지 여군으로 산다고 하는 건 잘못된 인식이에요"라고 얘기했다. 강석민 법률 대리인은 "성전환수술을 한 사람이 현역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변 하사가 전역하고 설령 지원했다 하더라도 이번엔 트랜스젠더 성전환자라는 이유로 아마 입대를 막아버렸을 거예요. 그래서 군복무를 할 수가 없는 거죠"라고 말한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원장 박휘락은 "우리가 이제 북핵이나 이런 걸로 상당히 노력해야 할 부문이 많은데, 이 사람이 들어옴으로 인해서 국내 전투력이 저해될 수 있는 부분, 그건 당연히 전투에 영향을 끼치죠"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의견을 가진 이도 있다. 37대 기무사령관 허평환은 "저는 변하사가 성전환 수술을 한 이후에도 군 복무를 하겠다는 걸 존중했어요. 용기죠. 신념이고. 변 하사를 받아준다고 해서 우리 군에 결정적 전투 저해 요소가 없는데? 결국 군의 전투력 기준은 사기, 군기, 단련, 숙달이라고 해요. 4가지 요소인데 군 전체의 사기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숙달은 훈련 부분인데 그것도 큰 문제가 안되고, 군기, 기강에도 문제가 안됩니다"라고 분명히 말한다.

김은경 전역 대위는 "군의 전투력과 정체성은 무관하다"고 말하며 "오히려 트랜스젠더는 이래서 안된다, 이래서 안된다 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군 장교로 임관 후 비행훈련을 진행, 수료했던 이민규(가명) 씨를 만난 PD수첩. 이민규 씨는 거의 자는 시간도 없이 아침부터 새벽부터 공부하고 비행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그러한 시간들을 보냈다 전했다.

"성적도 늘 상위권이었고 열심히만 하면 좋은 파일럿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이민규 씨는 전한다. 그러나 젠더 디스포리아로 고통이 극심해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다. "선후배 관계도 남군으로 이어가야 하는데 더이상 못버티겠다, 하는 시점이 왔어요. 대대장에게 호르몬 치료 기록지랑 수술 기록지를 보여드렸는데, 1분 정도 쭉 훑어보시고 네가 원하는 게 뭐야?"라고 이민규 씨는 당시 상황을 말한다. 

결국 이민규 씨는 "바위에 계란 던지는 거 그거죠. 군 내부 분위기가 오픈돼 있진 않으니까"라며 공군으로서 복무하길 포기하게 된 상황에 대해 전했다. 이민규 씨는 변 하사의 경우 그 상황들을 바꾸어 보려다 그렇게 된 거라 얘기했다. 세상을 바꿔보려던 변 하사는 결국 군에 복귀하겠단 소망을 이루지 못했다. 이민규 씨 또한 7년여간을 노력했으나 공군으로서 나라에 이바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2016년, 군 내 트랜스젠더 금지를 철폐했다. "훌륭한 사람들을 채용하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만드는 일"이라며 미국 국방부 측은 정체성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능력이 뛰어난 이들을 영입하는 것이 목적이라 전했다. 이어 여군으로 입대 후 성전환하고 남군으로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 마티어스 아르메스토와도 인터뷰를 나눈 PD수첩.

"2년간 트랜스젠더 군인으로 복무 중입니다. 한국 국민에게 제가 하고픈 말은 우리 트랜스젠더들은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팀이나 부대에 다른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다양한 견해가 있고 남다른 경험을 하는데 보통 이런 걸 거치면 다른 어느 군인보다 우릴 강하게 만듭니다"라고 마티어스는 전했다.

국방부 장관은 "트랜스젠더의 군복무를 연구한적이 없다"며 이제 연구해야겠다고 말해 세계적 추세에 뒤떨어지는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과연 군대만 트랜스젠더를 차별하고 혐오했냐는 질문을 PD수첩의 제작진들은 묻는다. 트랜스여성인 최유리 씨는 생활 속에서 차별과 혐오를 받았던 이야기를 꺼냈다.

"아무리 내가 남자로 태어났어도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럼 수술하고 나면 만지게 해줄 수 있냐' 이런 말들. 주변 사람들이 '자기 아이의 정체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만날 수 없어'라고 하고. 굳이 그런 얘길 안 해도 되는데, 안 만나도 괜찮아요. 저는. 그냥 웃고 넘어가는데 볼일 보고 집에 와서 생각하면 너무 괴로워요"라고 최유리 씨는 눈물 흘렸다.

트랜스젠더 활동가였던 故김기홍 또한 "우리가 살아내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싸울 테니까 다들 살아내세요. 제발"하고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었다. 제발 살아달라 호소했던 김기홍 씨가 지난 2월 세상을 등졌다. 김기홍의 지인이기도 한 주예린 씨는 "그렇게 한순간 떠나니까 저한테 너무 충격이죠"라며 눈물을 흘렸다.

동네 주민이 대놓고 김기홍의 욕을 담벼락에 적기도 했을 정도로 故김기홍 씨는 일상에서 혐오와 차별과 마주해야 했다. 지인인 나림다 씨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던 거죠. 근데 김기홍 씨가 항상 지나가야만 했던 길이었어요"라고 전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만한 그런 혐오들을 많이 접했었다며 나림다 씨는 말했고 "집앞 화분에 칼이 꽂혀있기도 했고요. 너무 불안하다, 무섭다, 나 일다 살해당하면 어떡하지? 이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라고 얘기했다.

故김기홍 어머니는 딸을 잃고 난 후, "세상에 어떤 사람들이 자기가 살기 힘들어 가면서, 아파가면서 그런 생활을 하겠어요. 성소수자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운명을 타고난 것을 그건 병도 아니고 우리하고 다른 것 뿐인데, 그런 거를 좀 이해해주고 남아있는 사람들 마음 안 아프게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 그건 낭떠러지 끝에 서는 것과 같다고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아버지, 어머니들은 말한다.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아버지 변 씨는 "항상 자기의 정체성을, 남성이냐 여성이냐 이렇게만 묻는 세계 속에서 어떻게든 자기가 살아남는다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죠"라고 전했다.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2020 국가위원회 조사에서는 트랜스젠더 85%이상이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전했고, 직장을 포기한 경험은 절반이 넘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제21대 차별금지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한길 전 의원은 2013년 차별금지법을 발의했었다. 

김한길 전 의원은 "개신교 집단에서 우리 지역에 어느 누구누구 국회의원이 동성애에 찬성했는데, 다음에는 꼭 떨어뜨려야 됩니다, 이렇게 몇 번 하니까. 거물정치인이란 분들도 다 무릎을 꿇더라고요. '와, 이렇게 세게 반대하네? 나 좀 빼줘' 이렇게 하기 시작하면서 하나둘씩 서너씩 수십 명이 다 빠져나가고 나니까 10명이 안 되면 법안을 발의 못하거든요"라고 말했다.

발의 전부터 유성구 이상민 의원 사무실 앞에선 보수 개신교도들, '대전학부모연합회', '건강한가정세우기연대' 대표와 회원들의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자 폭탄도 많이 받고 또 항의도 받고 그러면서 저도 맷집이 커졌어요. 목사님들이 그러세요. 성경을 갖고 오시면서 성경에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만 만들었는데,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그건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에 불과한데 그 사람들은 목사님이 위로하고 껴안고 또 힘들어하는 문제가 있음 그걸 해결해주고 그러셔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전한다. 

"여러 열거 사유 중에 성 지향성과 성 정체성을 빼라, 고 하는데 이걸 왜 빼야 하는지. 이걸 빼야 된단 얘기는 이걸 빼서 부당한 차별을 하겠단 사회적 인식과 풍조가 있구나. 그 조항은 반드시 넣어야 되겠구나라는 깨우침을 갖게 됩니다"라고 이상민 의원은 전한다. 

홍성수 교수는 "차별금지법 반대하는 분들한텐 이렇게 묻고 싶어요. 여러 우리 자료들이 차별은 실재한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근거가 있고요. 근데 여기에 대한 우리 사회가 응답을 해야 할 거 아닙니까. 근데 만약 차별금지법 반대한다? 그럼 어떻게 응답하자는 건지 묻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故변희수 하사는 생전 인터뷰에서 "저희는 가만히 숨어서 살아가는데, 저희는 이제 세금도 내고 한 국가의 국민인데 자랑스러운 한 국가의 국민인데 왜 이렇게 숨어서 살아가야 하는가"라고 말했었다. 주변에 당장 친구, 애인, 동료가 죽어가는데 왜 아직도 차별금지법을 미루는지, 대체 얼마나 더 죽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이들은 이야기한다. 

최전방 전차 조종수로 활약했던 故변희수 하사. 살아내는 게 투쟁이라며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싸웠던 故김기홍 운동가. 두 사람이 바란 건 그저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혐오와 차별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헌법에 의해 보호받는다. 차별금지법은 지금까지도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 차별로 인해 누군간 일자리를 잃고 누구는 죽어가고 있다면, 이러한 차별은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PD수첩은 얘기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피디수첩)'은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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