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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PD수첩' 기성용 '성폭행' 의혹으로 본 스포츠계 학폭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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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조현우 기자)
'PD수첩'에서 기성용 성폭행 의혹 논란으로 본 스포츠계 학교 폭력 실태를 살펴 보았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
16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이라는 제목으로 축구 스타 기성용의 성폭력 의혹을 파헤쳤다. 기성용은 당시 축구를 함께 했던 친구 B와 함께 피해자 C와 D에게 유사성행위를 축구부 합숙소에서 강요했다는 논란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답했다.

오늘 '피디수첩'에 피해자 D가 출연해 증언했다. "그러니까 저도 2004년도 때 정말 저희가 가해했던 피해자들에게 그 미안한 마음도 알겠더라고요"라고 D는 말하며 자신들도 학교 폭력 가해를 한적이 있음을 인정했다. 당시엔 잘 몰랐지만 자신들이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나서는 확실히 잘못된 일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피해자 D.

제보자 D는 이다영, 이재영 사건을 보고서 더욱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제 기억으론 스포츠 뉴스가 끝나면 불을 껐죠. 그러면 줄줄이 자거든요. 매일 그 장소에서 일어났어요. 여기 머리맡에 사물함이 이렇게 있어요. 이렇게 발 밑에서 자고"라며 제보자 D는 합숙소 구조를 정확히 그려보았다.

지금은 사라진 그곳을 항공사진으로 확인한 결과 구조가 정확히 일치했다. "제 기억으론 5,6학년이 왼쪽 방에서 잤고 4학년이 다른쪽 방에서 잣거든요 .저희가 거짓말할 것 같음 몰래 당했다고 하지. 저흰 항상 그 위치에서 당했어요"라고 D는 전했다. 한편 제보자 C는 주로 기성용 선수에게 피해를 입었다 전했다.

"정확하게 다섯 번, 여섯 번 이렇게 특정 횟수를 기억할 순 없지만 일단 한 두번 불려간 게 아니다"라고 C는 말하며 "방 자체가 2인 1실. 이런 게 아니라 단체로 자는 방이었어요. 두 방이 있었는데 그런 데서 이제 했지. 밖에서 한 적은 없어요"라고 얘기했다. 20년 전 일이지만 C와 D는 자신들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B씨 같은 경우는 다리를 벌려서 그 사이에서 성폭력을 당했었고, 기성용 씨한테 한번 성폭력 상황이 있었을 땐 골반 옆에 앉아서 그랬었죠"라고 D는 증언한다. 제보자 C는 "정말 억울했었다"고 말하며 같이 당하는 상황이었는데 친구만 빠져나가니 억울했던 감정이 있었다고 얘기한다.

성폭력은 최소 6개월 동안 계속되었다 한다. 하기 싫어도 거부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때 당시엔 뭐 맞았다, 뭐 당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생각을 하고 왜냐하면 운동을 못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저는 그때 정말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고 축구를 하고 싶었는데"라고 피해자 C는 피디수첩과의 통화에서 전했다.

제보자 D는 "저는 사과를 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기성용과 마찬가지로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B 역시 성폭력 의혹을 부인한다. B는 "기성용과 제가 어렸을 때부터 친했다"고 말하며 "어이가 없고 화나고 황당하다"고 얘기했다. 기성용은 "나는 사과할 게 없고 미안할 것도 없고 너희가 사과를 하고 나한테 그 기사에 대해서 정확하게 철회를 한다면 내가 선처를 하고 만나볼 수 있는 생각을 해보겠다 그 이야길 전달했다"고 기자회견에서 전했다.

기성용과 피해자들 사이엔 후배 E가 있다. 그가 피해자들에게 전달했다는 통화 내용을 피디수첩에서 들어봤다. "내가 지난날 과오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겠지만 형도 같이 축구했었잖냐. 애들한테 사과하고 할수는 있는데 형이 사과하고 하면 다 잃고 나서 하는 거 아니냐"라는 후배 E. 폭로 첫날 이뤄진 통화였다. 후배 E의 통화에 따르면 기성용이 사과 의사를 밝혔던 듯 하다.

기성용 측 법률대리인은 제보자 D와의 통화 내용을 들려주었다. "우리가 오보 기사를 내면 성용이 형 쪽에서 명예훼손이나 이런 거 혹시나 걸 수 있어"라는 말이 이어진다. 그러면서 기성용 측 법률대리인은 "자신이 피해가 있으면 오히려 너무 떳떳하다"고 말하면서 "왜 피해가 있는 사람이 고소를 거부합니까?"라고 말한다.

제보자 D는 그냥 사과를 받고 혼자서 끝내려고 했었다며, 이틀 동안 어떠한 액션을 한 것도 없었다 전한다. 그들이 가만히 있던 사이 두 사람에 대한 다른 언론 보도들이 쏟아졌다. "가만히 있으니까 여론이 다 공격하고. 제가 전화받으면 돈 바라고 했냐, 뭐 했냐.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요"라고 제보자 D는 말한다.

제보자 C 또한 "일단 그냥 저희한테 전화오고 기자 분들한테도 계속 연락 오고 이게 정말 어떻게 보면 사실을 말하고자 했는데 너무 힘든 상황이 된 느낌이었어요"라고 얘기한다. 기성용 측은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단 입장이다. 법률대리인은 "정말 20여년 전에 있었던 일의 증거가 있다고 했으니 그걸 확실히 내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측 변호사는 성폭력 피해를 증명할 증거가 더 있냐고 묻는다. C,D측 법률 대리인은 "다른 피해자들도 있는 상황이라 여러 경로를 통해서 압박이 들어오고 있는 건 사실이고요. 그리고 그런 걸로 유추해봤을 때 분명히 증거를 저희가 공개하게 될 경우에 이걸로 법정으로 깔끔하게 갖고 가서 이야기하는 것이 공정한 해결책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21년만에 시작된 진실게임.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은 폭로를 멈출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스포츠계에 이게 한두번 있는 일이 아닐 거라 생각해요. 왜냐면 저도 20년 넘게 축구했었는데 그래서 이런 게 지금 터져 나왔을 때 확실하게 뿌리를 뽑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제보자 C는 말한다. 제보자 D 또한 "저희 어머니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그런 일을 당했다고 하면"하며 눈물을 보였다. "제가 그때 다짐했어요. 저 그동안 공사장에서 일하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기 정말 힘들었거든요. 다 놓을 수 있어요. 이젠 겁나지 않아요"라고 제보자 D는 말한다. 그는 자신이 거짓말을 하는 거라면 모든 걸 놓겠다고 전했다.

벌써 3주째 공방이 오가는 성폭력 문제. 기성용 측은 법적 책임을 묻겠다 했으나 아직 소송이 제기되진 않았다. 이어 또 다른 추가 제보자가 등장했다. 추가 제보자는 법정에서 이야기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피디수첩 측은 직접 고발에 나섰던 한 학생을 만나봤다. "왜 피해자에게 진작 말하지 않았냐고 하지만 일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라고 피디수첩 MC들은 얘기했다.

학교폭력 피해자인 정호(가명) 씨는 "춤을 추라고 해서 췄다. 이제 안 추면 너 학교 가서 맞고 어차피 추게 될 거야. 그러니까 춰. 그렇게 해서 강제로 추게 됐고 학교 가서 또 추다가 또 맞고"며 자신이 야구부에 있었던 시절 겪었던 폭력에 대해 얘기했다. "야구를 하면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배우다가 실력이 늘고 노력한만큼 성과가 보이니까"라며 야구에 대한 꿈을 꾸고 야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진학한 자신에 대해 얘기하는 정호 씨.

"사람들이 너무 운동을 키로만 생각하는구나 편견을 깨보기 위해서 진짜 엄청나게 열심히 해보려고 했어요. 그러려고 했는데"라며 정호 씨는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 또래였던 선수가 자신을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사건에 대해 전했다. "예를 들어서 휴지를 이렇게 뽑아서 물을 묻히고 밥에 넣는다든지 아니면 머리에 물을 붓는다든지 그렇게 해서 밥을 못 먹게끔. 한번은 제가 머리를 감고 있었어요. 머리를 감고 있으니까 이렇게 숙이고 있는데 친구들이 제 몸에 오줌을 싸더라고요. 그러면서 그거 보고 웃고"라고 정호 씨는 괴롭힘을 당했던 상황들을 털어놓았다. 

처음으로 부모님께 이 사실들을 털어놓은 정호 씨는 이후 운동을 하러 돌아가지 못했다 한다. 정호 씨의 아버지는 "자기를 그날 데리러 안 왔으면 죽었을 거라고 하더라고"라며 눈물을 보였다. 정호 씨는 "아버지가 우는 걸 처음 봤어요. 상상도 못했거든요"라며 눈물을 삼켰다. 

당시 그가 겪었던 학교 폭력 일지를 보면 그가 식당, 합숙소, 바깥 등 다양한 곳에서 한 명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집단 폭행을 당했던 사건들이 적혀 있다. 가해 주동자는 여섯 명. 그 중에는 야구부 회장 아들, 야구부 총무 아들도 있었다. 정식으로 문제 제기를 하자 가해 학생 부모들의 항의와 협박이 쏟아졌다. 

게다가 오히려 정호 씨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학교위원회가 열렸다. 야구부 후배들이 성추행을 당했던 증언도 이어졌다. 당시 같은 야구부 선수이자 정호 씨의 후배였던 이를 피디수첩 측이 만났다. 그는 성추행 피해를 당했던 이들과 같은 학년이었다. 야구부 후배 최진호 씨는 "그냥 말도 안되는 소리예요. 추행을 당했단 학생들은 오히려 정호 형을 괴롭혔던 학생들인데. 걔네는 덩치가 컸었어요. 어떻게 정호 형한테 일방적으로 강제추행을 당해요"라며 증언했다. 

이후 조사에서 성추행 건은 피해 경위가 의심스럽다는 판단이 나왔다. 정호 씨의 어머니는 "정호가 진짜 가해를 한 게 아닌데 그렇게 한 것처럼 꾸며서 만드는 거잖아요. 근데 야구부 내에서 같이 운동했던 사람들인데 그렇게 똘똘 뭉쳐서 한다는게, 어떻게 사람들이 그렇게 잔인하지?"라고 얘기한다.

야구부 학폭 가해자 아버지는 "이런 거 하지 마세요. 저희가 사주한 거 없고요. 피해학생 쪽 사람들 정상적인 사람들 아니에요. 제가 판단하기에는"라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전하며 오히려 제작진에 버럭 화를 냈다. 당시 야구부 학부모 중 한 사람은 피디수첩과 만나 "폭행 그 문제로 당시에 학교에서 회의를 하고 정호가 성추행을 했다, 이런 식으로 말을 만들어서 몰고 간 거죠"라고 증언했다. "학교 폭력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서 회장님이나 뭐 누구누구가 그런 식으로 했다는데, 가해자 OOO학생 아버님"이라고 당시 야구부 학부모는 분명하게 전했다. 아까 학폭 가해자 아버지의 말과는 전혀 다른 사실이다.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정호편에서 이야기해주고 싶어도 저희 애한테 불이익이 갈까봐. 그때 그 당시엔 말을 못 했어요"라고 야구부 학부모 중 한 사람은 증언을 하며 덧붙였다. 정호 씨의 아버지는 "그 어린애를 갖다가 하지도 않은 걸 강제추행범으로 만든다는 거 그걸 나는 용서 못해요. 강제추행 피해자라고 주장한 사람들, 그렇게 몬 사람들, 같이 애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그 부모들 모두 공범이에요"라고 얘기한다.

야구를 할 때마다 눈이 빛났던 아들은 결국 그 해 야구를 포기했다. 정호 씨의 어머니는 "유명 선수들이 있잖아요. 사실 그 선수들이 실력으로만 올라간 것 같지만 피해자를 밟고 올라간 성공이에요. 진정한 사과 없이는 어떤 누구도 용서가 안된다"고 전했다. "승자독식에 있는 체육계 문화가 바뀌어서 다시는 이런 학교 폭력이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스포츠계 폭력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여전히 무감한 태도로 일관한다. 청소년기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만 답변을 되풀이하는 것에서 보면 그러하다고 피디수첩측은 말한다. "근본적으론 없어져야 되는데 근데 보면 맞을 짓을 해. 우리는 그거보다 심하게 맞아도 잘하고 잘했는데 왜 자꾸 이런 걸 다루세요?" 그들이 학교 폭력에 대해 다루는 피디수첩과의 통화에서 얘기한 말들이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피디수첩)'은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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