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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스트레이트' 차별금지법 "국민 10명 중 9명 찬성" 보수개신교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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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조현우 기자)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 혐오에 대해 다뤘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14일 오후 8시 25분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정치권의 성소수자 혐오 논쟁에 대해 다뤘다.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의 발언을 시작으로 성소수자들에게는 너무나 흔해진 비극적 죽음에 대해서도 취재했다. 故변희수 하사의 죽음은 최근 전해지며 많은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다음 달 15일 첫 재판이 잡혀있었으나, 변희수 하사는 첫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고작 2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회적 타살'이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방부는 "성전환자 군복무를 위한 제도 개선 방침 없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또한 이에 대해선 답변이 없다.

사실 문제는 정치권의 혐오 발언이다. '혐오'의 정치학이라는 주제로 다음 취재 영상이 이어졌다. 차명진 당시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시병 후보는 "강압에 의한 동성애는 처벌하는 법안을 제출했어요. 그러면 합의에 의한 동성애는 처벌 안 할 거예요?"라고 말하며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옹호가 아닌다, 이 말은 인총차별도 말고 동성애도 차별말자 이런 얘기 아닙니까?"라며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아예 그는 그런 공약까지 함께 발표했다.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조장하는 법률이나 조례를 폐기 혹은 개정토록 하여 우리 사회가 동성애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풍토에 빠지지 않도록 막겠습니다"라는 망언이 바로 그것이다. 이어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황당한 질문을 던졌다.

이종명은 "홍대에서 열렸던 퀴어 축제에도 참여하셨고 동성애 처벌 관련된 군형법 폐지에도 찬성하셨습니다. 그렇다고 후보자께서 동성애자는 아니시죠?"라는 질문이었다. 진선미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질문 자체가 차별성을 담고 있는 질문일 수 있습니다"라고 차분히 답변했다.

이어 김순례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에 "동성애는 에이즈의 원인입니다. 반항하지 마세요. 자꾸 그거를. 무리를 따르면서 이걸 거역하지 마세요"라며 호통을 친 바 있었다. 김순례 위원은 자유한국당 소속. 박한희 변호사는 이에 대해 "굉장히 계산된 발언인 거죠. 내가 이런 발언을 하면 적어도 극우세력한테는 오히려 나를 대변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걸 얻을 수 있을 거란 걸 알고 한 것"이라 설명한다.

당시 미래통합당 서울 노원구을 후보 이동섭은 "동성애 문제 때문에 에이즈가 많이 나타나고 그로 인해서 청소년 미래 세대가 죽는다면 이거는 나라의 재앙"이라 얘기했다. 박지원 당시 민생당 전남 목포 후보는 "저는 딸이 둘 있습니다. 근데 제 딸 신랑이 입장하는데 여자면 전 기절할 것 같아요"라고 노골적인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었다.

특히 '기독당'은 '동성애 반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당시 기독자유통일당 후보 이안숙은 "특별히 딱 하나 잡는다면 동성애법에 때문에 출마했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현재 공직선거법은 혐오발언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어 이런 일들을 규제하기 어렵다. 장애인에 대한 혐오 표현은 규제할 수 있으나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표현은 규제가 힘든 현실이다.

정치인들의 이런 혐오 발언들은 보수 개신교계를 의식한 면이 크다. 보수 개신교계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철저히 반대하고 있다. 퀴어 축제가 열릴 때마다 보수 개신교계는 혐오에 앞장서는 단체이기도 하다. 한편 퀴어축제에는 성소수자 당사자보다 열성적으로 축제에 참여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성소수자의 부모들이다.

그냥 한번 안아주고 프리 허그 행사를 진행할 뿐인데, 한번 안기기만 해도 우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어른들이 부모들이 어떻게든 세상을 바꾸도록 노력할게. 그때까지 아프지 말고 힘들지 말고 잘 견뎌줘, 이런 느낌이었어요"라고 축제에 참가했었던 한 성소수자 부모는 얘기한다.

그런데 이러한 광경 앞에 무조건 '해산'을 울부짖으며 막무가내로 반대 집회를 여는 이들이 있다. 바로 보수 개신교계 집회자들이다. 축제 참가자보다 두 배나 많은 개신교 신자들의 집회 시위. 그들은 물리적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트랜스젠더 이한결 씨는 "끌려가는 상태에서 앞을 보려고 하는데 눈앞에서 저랑 마주친 경찰이 그냥 지나간 적이 있어요. 아, 나는 지금 이 사람들이 보호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한결 씨의 어머니는 "그 심정을 사실 잘 이해 못했거든요. 근데 인천 퀴어축제에 함께 갔다가 아이의 심정을 느꼈어요"라고 말했다. 지난 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교회 지도자들을 만나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 당부했다. 그런데 당시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 김태영은 난데없이 차별금지법 애기를 꺼낸다. 국회를 압박하는 방법도 점점 치밀해지고 있다.

복음법률가회 변호사는 "목사님들 한 5명이 지역에 있는 국회의원들을 면담 요청하면 대부분 거절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전한다.  여러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정치권에서도 이를 의식한다는 것. 그러나 교회 내부에서도 이들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감리교 이동환 목사는 성소수자 혐오가 굉장한 악의적인 방식이라 전했다. "그전엔 종북 프레임이 있었고 그 다음엔 이슬람 프레임이 있었어요. 그 두 개가 지나가니까 이제 동성애 프레임을 끌고 와서 자신들 잘못을 성찰할 생각은 않고 봐라, 이게 한국교회를 무너뜨린다 이러고 있는 형국"이라 그는 전했다.

보수 개신교를 제외한 다른 종교권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원들을 움직이는 건 보수 개신교의 막강한 교섭력, 결국 표 때문이다. 세한대학교 배종호 교수는 "특히 수도권은 1%, 2%, 3%로 갈리잖아요. 근데 기독교 단체는 굉장히 조직적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소극적 행보를 보이는 상황입니다"라고 정치권에 대해 얘기했다.

몇 년 전 인권위 조사를 보면 직장 내 '커밍아웃' 비율은 13%가 채 되지 않는다. 분명히 우리 주변에서 함께 살고 있지만 배타적인 사회 분위기 때문에 커밍아웃을 꺼릴 수밖에 없는 성소수자. 서울의 한 웨딩홀에서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이 부부는 성별이 모두 남자다. 어머니의 따뜻한 축사도 이어졌다. 

"축복된 결혼이 되어 세상을 조금씩 바꾸는 한 걸음씩 걸어가는 아들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어머니는 축사를 건네며 행복하게 웃는다. 두 사람의 집을 찾아가보니, 사는 모습 또한 여느 부부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김용민, 소성욱 부부는 함께한지 8년이 다 됐지만 동성결혼이 불가하다보니 배우자 신청이 되지 않는다 한다.

그저 동거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두 사람.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사망하더라도 배우자의 가족이 거부하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는 경우도 잦다 한다. 이에 부부는 미리 유언장을 써두었다고 한다. 유언장 또한 법적으로 무척 힘이 강한 건 아니라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는 두 사람. 부부는 자신들을 부부로 인정해달라며 시위를 하기도 했다. 

반면 법적 보호를 받으며 잘 지내는 동성 부부도 있다. 바로 주한 뉴질랜드 대사 필립 터너 부부다. 필립과 히로시 부부는 서로의 취미를 자연스레 공유하며 이들은 공식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다. 이들은 청와대 행사에서 부부로 공식 환영을 받았다. 

이케다 히로시는 "모두가 저희가 부부라는 걸 압니다. 주말에 남편과 뭐 하고 지냈어? 이런 것들이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라고 말한다. 필립 터너는 자신이 20대였을때만 해도 동성애가 불법이라는 역사가 있었으나 1986년 동성애가 합법화되면서 2013년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었다고 전했다. 

필립 터너는 "더 중요한 건 여러 법이 만들어지고 사회가 변화하면서 성소수자들도 시민으로 함께하는 법안이 생긴 겁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필립 터너는 얼마 전 숨을 거둔 변희수 하사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군에서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인권의 문제로만 접근하는 게 아닙니다. 국방과 안보에도 도움이 됩니다. 실제 자신을 표현하게 되면 더 나은 군인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필립 터너는 얘기했다. 

이어 14년째 제자리인 차별금지법 이야기도 나왔다. 지난 20대 국회까지 7명의 의원이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그러나 모두 폐기되거나 철회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김한길 의원이 이 법안을 발의했을 때 무려 51명의 의원이 함께했다. 김한길은 "국회의원들이 표에 약하잖아요. 각 지역구의 몇몇 교회들이 이런 국회의원은 절대 뽑아선 안된다. 일요일마다 이런 식으로 설교하니까. 난 좀 빼줘요, 이런 국회의원들이 나온 거죠. 그래서 보니까 다빠져서 이제는 공동발의 요건을 못 채운 거예요"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이번 21대 국회에선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차별금지법안을 제일 먼저 발의했다. 장혜영 의원은 "정확히는 차별이 뭔지를 규정하고요. 그런 차별을 국가인권위원회라고 하는 독립적인 기구에서 어떻게 시정할 것인가를 말하는 법안"이라 전했다. 장혜영 의원은 발의 이후 9개월째 한번도 심사되지 못했다고 전하며 "더불어민주당하고 국민의힘 양당 간사가 이번 회기에서 이번 국회에서 이법안을 소위에 올리자고 합의하면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인데 그런 합의가 안 이뤄진 거죠"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표 차별금지법을 준비중이라는 이상민 의원. 이상민 의원은 "20여 분의 민주당 의원과 또는 다른 당 의원들이 동참해줘서 제가 지금 같이 공동 발의하는 도장을 찍어놨죠"라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될 수 있을까. 이상민 의원은 "어렵다고 봅니다. 쉽지는 않지만 압박을 오히려 더 세게 하면 완강하게 반대하는 그룹이 있다 하더라도 덮을 수 있다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故변희수 하사는 "제 조국이 이로 인해서 좀 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그거 하나만으로도 제가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이유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라고 얘기했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 국민인식 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허일후와 성장경은 전했다. 정치권이 좀 더 '사람'을 위한 것에 힘을 쓰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스트레이트측은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25분 방송되며 유튜브 등으로도 송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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