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 ‘도굴’, 이제훈의 새로운 얼굴을 만날 시간 (종합)

(톱스타뉴스 이은혜 기자) 배우 이제훈이 새로운 얼굴을 보여 줄 준비를 마쳤다. 영화 ‘도굴’을 통해 보여질 이제훈의 변화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도굴’ 라운드 인터뷰에 참석한 배우 이제훈은 작품 개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날 이제훈은 가장 먼저 영화 ‘도굴’에 대한 칭찬을 시작했다. 이미, 작품의 출연진들은 언론배급시사회와 개봉 기념 인터뷰 등을 통해 시나리오의 재미를 칭찬한 상황이었다.

“기승전결이 잘 돼 있었어요. 캐릭터들이 정말 매력적이었고, 각자 하는 일들이 명확했고, 그 인물들을 누가 연기할까 궁금했어요. 훌륭한 배우들과 앙상블을 이루면서 연기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해요. 또, 제가 상상할 수 없었던 땅을 파고 들어가는 부분들 등을 구현해 주신 미술팀을 비롯한 스태프들에게도 감사해요. 이야기에서는 배우들이 주인공이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소품과 배경을 잘 구현해주신 스태프들이라고 생각해요”

배우 이제훈은 이번 영화 ‘도굴’에서 천재적 면모를 갖춘 도굴꾼 강동구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제훈은 이 캐릭터를 연기하며 이전과는 다른 가볍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범죄 오락물 장르를 처음 참여했어요. 장르물들은 좋아하는데, 제가 그동안 이런 작품 선택을 안 했었더라고요. 강도구가 말이 많고, 수다스럽고, 사람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잖아요. 또 얘가 하는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심하게 하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요. 그런 부분들을 정말 즐기면서 했어요”

사실 영화 ‘도굴’ 속 강동구 캐릭터가 마냥 가벼운 매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추측할 수 없는 깊은 상처와 비밀을 간직한 인물로 이중적인 매력까지 더해진 사람이다.

“황용사부터 선릉까지 오는 과정에서 잔망스럽고 재기발랄한 강동구의 모습을 보여줘요. 그런데 사실 그 내면은 굉장히 어둡고, 복수에 대한 목표가 뚜렷한 인물이거든요. 사실 원래 시나리오에는 그런 부분들이 뚜렷하게 있었고, 촬영도 했거든요. 그런데 조금 이야기를 스피디하게 가져가자는 결정이 있었고, 편집을 했어요. 그 부분이 없어도 충분히 이야기가 전달 됐기 때문에, 오히려 더 깔끔해진 것 같아요”

‘도굴’ 속 이제훈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외적인 부분에서도 변화를 줬다. 수염을 길렀고, 흙먼지를 뒤집어썼다. 물에 젖은 생쥐 못지않은 모습까지 보여줬다. 이제훈의 이런 외적인 변화 역시 ‘도굴’을 보는 또 다른 재미 포인트다.

“수염 마음에 안 드시죠?(웃음).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변신’까지는 아니라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은 욕구가 있거든요. 지저분하고 머리도 안 감을 것 같은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수염도 기르고, 피부도 하얀 편인데 태닝도 하고, 분장도 했어요”

“흙을 먹는 장면들도 있죠. 겉으로 보면 분장인데, 스태프들이 돼지바 아이스크림 겉면을 다 긁어서 제가 연기하는 장소에 배치해주셨어요. 맛보면서 ‘아 달다’하면서 편안하게 연기했어요. 흙먼지가 날리는 도굴 장면도, 몸에 안 좋을까 배려해주셔서 콩가루랑 선식 같은 것들로 표현해주셨어요. 많은 배려에 정말 감사했죠”

이제훈은 영화 ‘도굴’을 통해 스스로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했다. 동시에 작품을 만드는 스태프들을 향한 감사함까지 다시 되새기게 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더 변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진중하고 차분했거든요. 누가 말하면 경청하고, 말을 걸어주면 답하고. 연기할 때도 제가 한 연기에만 깊게 고민하던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연기를 잘하는 것도 당연한데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도 할 일’이라는 걸 느꼈어요. 스태프들에게 기운을 주고 싶은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연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 해주시는 스태프들이 정말 감사하고, 그분들 없이 연기 할 수 없잖아요.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게 주연배우의 의무인 것 같아요”

이제훈은 ‘영화광’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끝도 없는 배우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시나리오의 재미와 흥미다. 또 이제훈은 ‘함께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모든 제작진들이 함께 서로 시너지를 주고받고, 소통할 수 있는지가 작품 선택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제가 영화를 경험하다 보니까, 시나리오대로 안 나오는 경우도 많거든요. 많은 고민과 의견이 뒤섞이면서 결과물이 나오니까요. 그런 점에서, 제 생각과 의견을 내보이고 서로 고민을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죠. 그래야 참여하는데 의의를 가질 수 있는 것 같아요”

‘도굴’은 코로나19로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줄어든 시점에 개봉하게 됐다. ‘도굴’ 뿐 아니라 올해 개봉한 많은 영화들이 관객들을 많이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겪어야 했다. 영화 뿐 아니라 전체적인 문화생활을 즐기는 인구가 축소된 상황 속에 이제훈은 안전 수칙을 잘 지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영화 DVD, 음악 CD를 꾸준히 사서 듣거든요. 수집까지는 아니지만 꽤 모였어요. 팬분들이 LP도 선물해주셔서 듣고요. 최근에는 영화 ‘위플래쉬’ DVD를 샀어요. 이 영화 극장에서 3번이나 봤는데, 재개봉한다고 해서 또 보러 갈 예정이에요. ‘위플래쉬’를 TV로 볼 때도 좋았는데, 전해지는 힘과 파괴력은 극장에서 느끼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사실, 요즘 극장에 오시는 발걸음이 무거우실텐데 방역 지침도 잘 되고 있고, 거리 두기도 잘 시행되고 있잖아요. 마스크 잘 끼고, 손 소독조 잘 해서 문화생활 즐기시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