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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특별대우 지위 박탈이 우리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홍콩은 중국과 미국, 베트남에 이은 4번째 수출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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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중국 직수출로 대응 "큰 타격은 없어"
홍콩보안법 통과로 미중 갈등 악화가 더 큰 문제
전문가 "중국 무역 의존도 줄여야"

(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29일(현지시간)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 지위를 박탈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산업계는 "특별지위 박탈로 인한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가 미중간 갈등의 '트리거'가 될까 봐 긴장하고 있다.


◇ 홍콩 경유지 입지 흔들…반도체·화장품 등 중국 직수출 전환할 듯

미국이 홍콩의 특별무역지위를 철회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앞으로 미국이 중국에 적용 중인 보복관세가 홍콩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홍콩산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비싸지게 되는 것으로, 홍콩의 대미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홍콩으로 수출하는 한국 제품 중 114%가 제3국으로 재수출된다. 이 재수출 중 98%가 중국행이고, 미국으로 수출되는 비중은 1.9% 수준이다.

우리 기업의 경우 미국 재수출 비중이 미미해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로 인해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홍콩이 금융허브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우리 기업 입장에서 홍콩을 경유국으로 활용하는 이점이 사라질 경우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에도 변화가 필요할 전망이다. 홍콩 경유 대신 중국으로의 직수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엽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홍콩 수출액은 319억달러로 중국과 미국, 베트남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이 가운데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69.8%로 상당수를 차지한다.

특히 홍콩은 대중국 수출의 중요한 우회지 역할을 해왔다. 2018년 기준 홍콩에서 수입한 한국 제품 가운데 82.6%가 중국으로 재수출됐다.

홍콩이 세계 3위 금융허브인 만큼 자금 조달이 용이하고, 무관세 혜택 및 낮은 법인세, 중국과 직접 거래에 따른 법적·제도적 리스크 완화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는 일단 중국과의 직수출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인프라 여건이 개선되면서 종전에도 직수출로 많이 전환한 상태"라며 "반도체는 전세계적으로 무관세 품목이어서 홍콩 우회를 통한 관세 부문의 이점은 적었는데 홍콩이 물류나 금융허브 등 경유지 측면에서 이점까지 상실하게 되면 중국 직수출 비중을 더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수출 선을 바꾸는 과정에서 일부 물류 등 비용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중견 수출기업은 물류 비용 증가는 물론, 수출을 위한 항공편 확보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유업계 역시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홍콩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거의 없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거래는 장기 계약이어서 당장 대응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도 "홍콩에서 실제 사업을 수행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분쟁 확산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가 리스크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정유사 전체 석유제품 수출 물량 가운데 중국은 20%, 홍콩은 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화학업계는 중국 수출 비중이 적게는 60%에서 많게는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피해를 입을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의 홍콩 법인을 싱가포르나 대만 등 다른 국가로 옮기는 곳도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미중갈등 / 연합뉴스
미중갈등 / 연합뉴스
◇ 미중 무역분쟁 악화시 타격 우려…중국 의존도 줄여야

문제는 이번 홍콩보안법 통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각한 무역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중의 패권다툼은 미국의 화웨이 등 중국 기업 때리기에 이어 환율전쟁,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더욱 심화하면 양 국가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에 놓인 우리 기업이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미중 변수까지 커지면서 산업계는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2018년까지는 관세가 문제였다면 현재는 홍콩문제 포함해 환율, 관세, 금융, 기술 타분야로 미중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동안 미국 무역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홍콩 특별지위 자체는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이 적겠지만 문제는 이 문제가 미중 간 통상분쟁이 본격화하는 데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가뜩이나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안 좋은데, 초강대국 두 나라가 이렇게 통상 분쟁을 벌이게 되면 그 영향이 전세계로 퍼지고 특히 우리나라가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수출 국가 1위이며, 미국이 그 다음이다.

무역협회 문병기 연구위원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출과 공장 등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내수비중이 큰 업종은 아예 중국내 현지화, 기술개발 노력을 강화하고, 중국 내수시장에서 매출 비중이 낮은 업종은 중국 대신 다른 국가로 생산지역을 변경하는 등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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