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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학원강사 확진되면 큰일"…방역·입시 대치동 학원은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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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박준서 기자)
뉴시스 제공
2일 강남구 대치동에 소재한 유명 프랜차이즈 A 재수학원. 2층에 자리한 10여개 강의실마다 각 28명의 수험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자율학습을 하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점검을 하러 교육부 박백범 차관과 여러명의 취재진, 공무원들이 도착했음에도 덴탈마스크를 쓰고 책에만 고개를 파묻은 학생들은 미동조차 없이 조용했다.

박 차관이 "덴탈마스크가 불편할 법도 한데 솔직히 괜찮으냐"고 한 학생에게 물었다. 안경과 마스크를 낀 학생은 펜을 놓지 않고선 "괜찮다"고만 답할 뿐이었다. 이 학생의 앞에는 수험서가 적어도 십여권 이상 쌓여 있었다.

책상의 길이는 80cm, 거리는 1.5m. 학원 측이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구성했다는 강의실의 모습이다. 그럼에도 수험생들이 앉는 책상은 창가 끝에서 강의실 뒷문 끝까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곳곳에서 수험생들이 방역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모습이 보였다.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써야 하고, 책상 앞에는 비말을 차단하기 위한 투명한 격벽이 붙어 있었다. 이미 콩나물 시루처럼 느껴지는 강의실이었지만 본래는 2배인 55명이 수업을 듣고 자습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학원에 들어올 때는 열화상카메라와 비접촉식 체온계로 체온을 재야 한다. 손으로 직접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야 한다. 매일같이 가족 중에 해외여행자가 있는지, 자가격리자는 없는지 등을 묻는 문진표도 작성한다.

학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초반보다 안정감이 있게 된 것 같다. 학부모들도 위험하다 싶으면 학원에 통보해 주더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뉴노멀(새 일상)'을 만들었다지만, 대학 입시에 인생의 초반을 쏟아붓는 '수능공화국'은 변함이 없다는 걸 실감케 했다.
뉴시스 제공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의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박 차관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 두 곳을 찾아 코로나19 방역 대비 실태를 점검했다.

수도권에서 학원 강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수강생들이 이어서 감염되면서 학원이 국지적 지역감염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우려감에 학원가를 방문한 것이다.

박 차관은 인근 B학원을 찾은 자리에서 "대부분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지만 한 두가지 거리두기, 환기가 부족한 것을 발견해 현장에서 지도했다"며 "오는 14일까지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 자제해주십사 국민들에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학원에서 출입할 때 이상 증상이 있는지 일일이 점검해 주시라"며 "학원에 오면 아이들간 거리를 띄울 수 있도록 수칙을 지켜달라"고 학원 측에 당부했다.

학원 관계자들은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했다.

B학원 관계자는 "저희도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며 "2월말부터 6주간 운영을 하지 않고, 운영해도 될 지 안 될지를 교육청과 수시로 확인하고 지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학원 대표는 "강사들도 하루 2번 증상을 확인하고, 이태원 집단감염 발생 당시에는 심야에도 확인했다"며 "가족이나 위험요소가 있는 사람은 학원에 나오지 못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제공
박 차관은 A학원에선 직접 방역수칙 점검 내용에 서명했다. 12개 모두 이상 없음으로 표시돼 있었다.

구체적으로 나열하면 학원은 출입자 명부를 관리해야 하며, 유증상자의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 종사자도 전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1일 1회 이상 증상을 확인해야 한다.

방역관리자를 지정해야 하고, 수업 전후 실내 소독을 해야 한다. 강의실 내 수강생 최소 1미터(m) 거리유지도 강제된다. 차량을 운행한다면 운전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용 전후 소독해야 한다.

지난달부터는 학생들도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증상 확인에 협조해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시간에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정부는 앞서 수도권 학원에 이용자제를 권고하고, 다 외우기도 벅찬 방역수칙들을 지키지 않으면 벌금과 집합금지 조치를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럼에도 수험생들은 이날도 방역과 대입이라는 두 개의 부담감을 어깨에 진 채 학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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