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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판 구하라 사건'…32년 만에 나타나 1억 타간 생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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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조민재 기자)
뉴시스 제공
이혼 이후 연락이 끊겼던 어머니가 소방관 딸이 순직하자 32년 만에 나타나 유족급여를 받아간 이른바 '전북판 구하라' 사건이 벌어졌다.

숨진 소방관의 아버지와 큰딸은 "딸의 장례식에 오지도 않았던 사람이 뻔뻔하게 돈을 받아갔다"며 거액의 양육비 청구 소송을 냈다.

31일 전북지역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주에 사는 A(63)씨는 지난 1월 전주지법 남원지원에 전 부인 B(65)씨를 상대로 양육비 1억8950만원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B씨와 이혼한 시점부터 두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매달 50원씩 계산해 양육비를 청구했다.

이번 소송은 수도권의 한 소방서에서 일하던 A씨의 둘째 딸(당시 32세)은 지난해 1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서 비롯됐다. 숨진 딸은 119 구조대원으로 일하며 수백 건의 구조 과정에서 얻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을 앓다가 가족과 동료 곁을 떠났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11월 공무원재해 보상심의위원회를 열고 A씨가 청구한 순직 유족급여 지급을 의결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친모인 B씨에게도 이런 사실이 통보됐고, B씨는 본인 몫으로 나온 유족급여와 둘째 딸 퇴직금 등 약 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망할 때까지 매달 유족연금 91만원도 받게 된다.

이를 알게 된 A씨는 지난 1월 전 부인인 B씨를 상대로 양육비를 청구하는 가사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1988년 이혼 이후 단 한 차례도 가족과 만나지 않은 데다, 둘째 딸의 장례식장도 찾아오지 않은 B씨가 유족급여와 퇴직금을 나눠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딸들을 키우는 동안 양육비를 전혀 주지 않는 등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이혼 이후 매달 50만씩 두 딸에 대한 양육비를 합산해 B씨에게 청구했다.

그러나 B씨는 법원에 낸 답변서를 통해 "양육비 청구는 부당하다"면서 "당시 전업주부로서 아이들을 내버려둔 사실이 없고, 전 남편이 집에서 쫓아내다시피 하며 나와 아이들의 물리적 접촉을 막았다"고 반박했다.

A씨 부녀를 대리하는 강신무 변호사는 "양육 의무를 전혀 하지 않은 부모가 피가 섞였다는 이유만으로 자녀의 유산 상속 권한을 온전히 보장받는 건 현행 국내 사법 제도의 크나 큰 맹점"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이른바 '구하라법'이 21대 국회에서는 꼭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전주지법 남원지원 가사1단독 심리로 재판과 조정이 진행 중이다. 선고는 오는 7월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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