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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참사' 한달…생존자 "세월호때와 뭣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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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박동현 기자)
뉴시스 제공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참사 한 달을 맞은 29일, 생존자 민경원씨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한익스프레스 중대재해 사망사고 진상규명, 책임 및 재발방지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다.

민씨는 당시 지하 2층에서 작업을 하다 구사일생으로 현장을 빠져 나왔으나 동생을 잃었다.

그는 "지하 2층에는 작업자 8명이 있었다"며 "불을 발견하고 '불이야'라고 외친 뒤 동료들과 탈출하려고 했으나 너무 빠르게 퍼지는 불길로 10여초 만에 출입구 3곳이 모두 막혀 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이어 "현장 상황이 녹화된 동영상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소화기를 찾는 시공사 '건우' 대표의 다급한 목소리와 본인이 살기 위해 뒤돌아서 도망치던 모습(이 있다)"며 "승객을 모두 버리고 속옷 차림으로 본인 목숨만을 부지하려 한 세월호 선장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민씨는 "이번 화재로 3시간 만에 (창고가) 완전히 다 타버렸다"며 "정상적인 절차대로 정확히 시공했다면 최소 2~3일, 적어도 이렇게 빠른 시간에 다 타 버리진 않았을 것이다. 부실시공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위험한 현장, 절차를 지키지 않은 부실시공에 화재 감시자 및 안전 관리자를 못 본 게 40여일"이라며 "화재가 발생한 시점에 그들이 있었는지, 그랬다면 어디에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또 "비상벨, 피난유도선, 피난유도등, 비상구와 같은 기본적인 것들만 준비 돼 있었다면 지상층에서 일했던 30여명의 희생이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제 동생은 한 쪽 손목이 빠져 귀 밑에 붙은 채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천 화재 유가족 및 생존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산재는 살인"이라며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하느냐. 노동자가 산재로 유명을 달리하면 무엇이 남느냐"고 물었다.

이들은 "많은 관련 기관이 찾아왔지만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말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고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모든 행정 책임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말했다"고 했다.

이어 "발주처 한익스프레스는 책임이 없다고 물러나 있고, 감리업체 '전인’은 노동자 안전에 책임을 다하지 않았으며, '건우'와 하청업체들은 심지어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한다"며 "이들은 모두 책임 회피를 위해 하청에 하청을 하는 위험의 외주화에만 최선을 다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38명 고인의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며 "이천 화재사건의 진정한 책임자를 밝히고 강력한 처벌에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대책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초동 한익스프레스 본사 앞에 이어 화재 현장에서도 기자회견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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