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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美 CDC 학술지에 '구로콜센터' 관련 논문 게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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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조민재 기자)
뉴시스 제공
한국 방역당국이 서울 구로 콜센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를 예로 들어 밀집한 사무실에서의 전염 확산을 경고하고 전 세계에 적극적인 감시와 역학 조사를 권고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확진자 발생 직후 1000명이 넘는 조사대상을 파악해 진단 검사를 실시하고 휴대전화 위치 정보로 해당 건물 주변에 5분 이상 머무른 사람들에게 1만6000통 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방역 성과도 외국에 소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책임 저자(교신 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정 본부장이 낸 첫 논문으로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학술지에 실렸다.

26일 미국 CDC 학술지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에 따르면 정은경 본부장 연구팀(제1저자 박신영)은 '한국 콜센터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Coronavirus Disease Outbreak in Call Center, South Korea)' 논문을 공개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모아서 여러 가지 지침이나 방역정책에 활용하게 된다"며 "콜센터의 집단감염 사례에 대한 것을 정리해 전 세계와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중앙과 지방의 협력으로 신속하게 전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방역 결과에 대한 부분들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서울 구로구 한 빌딩에서 콜센터 사무실을 중심으로 발생한 집단 감염 사례와 관련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조치 결과 등을 분석한 자료로, 질병관리본부 외에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 방역 담당자들도 논문에 참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3월8일 서울시가 해당 빌딩 근무자 감염 사실을 인지하자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검사를 수행한 1143명 중 9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건물에서 일했거나 살거나 방문한 1143명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비율은 8.5%지만 이 중 94명은 11층 콜센터 사무실에서 확인됐다. 즉, 11층으로 범위를 좁히면 해당 층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216명 중 43.5%인 94명이 감염됐다는 얘기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사람들로 혼잡한 사무실 환경이 코로나19 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거의 모든 환자가 11층 한쪽에 있었다"라며 "엘리베이터와 로비에서 층이 다른 작업자들 사이에 상당한 상호 작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은 11층으로 제한됐고 이는 상호 작용이나 접촉 지속 시간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추가 확산에 주요한 촉진제였을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실제 연구팀이 11층 확진자들의 좌석을 정리한 그림을 보면 5좌석을 제외하면 확진자들이 발생한 좌석들은 11층 한쪽에서 서로 마주 보거나 나란히 앉은 상태로 배치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발병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콜센터 등 혼잡한 사무실 환경에서 특히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며 "이는 어떻게 고밀도의 작업 환경이 코로나19 확산을 위한 고위험 장소가 될 수 있고 잠재적으로 추가 전염의 원천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구로 콜센터에서 보시다시피 한층에서 노출된 경우 43.5%로 굉장히 높은 양성률을 보여주고 있다"며 "굉장히 밀집하고 또 밀폐된 공간에 노출이 될 경우에는 누구나 감염이 될 수 있다고 하는, 밀폐·밀집된 근무환경 또는 실내환경이 코로나19 전파에 위험하다는 것을 한 번 더 말씀드리고자 했다"고 이번 논문 작성 배경을 설명했다.
뉴시스 제공
연구팀은 무증상(asymptomatic) 상태로 확진된 환자들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무증상 환자는 양성이 확인됐지만 격리 기간 14일 내내 무증상이었던 사례다.

확진자 97명 중 89명(91.7%)은 조사 중 증상을 보였으나 4명(4.1%)은 조사 중엔 증상이 없다가 자가격리 기간 중 증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나머지 4명(4.1%)은 격리 기간 14일 이후에도 무증상이었다.

무증상자 비율 4.1%는 이전 일본 연구팀이 추정한 30.8%보다 낮고 중국 베이징에서의 무증상 환자 비율인 5%(262명 중 13명)와 비슷했다.

방역당국은 확진 환자의 가족 접촉자 225명(가구당 2.3명)을 추적했는데 유증상자와 접촉한 34명이 2차로 감염됐다. 잠복기를 거쳐 자가격리 기간 증상이 나타난 가족 접촉자와 무증상 환자 접촉자들은 격리 기간 이후에도 증상을 보이지 않았고 진단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다. 무증상 환자의 가족 접촉자 17명 중 2차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결과를 연구팀은 첫 확진자가 발생한 3월8일 이후 강도 높은 자가격리 등을 고려했을 때 무증상에서의 전염성을 감지하지 못했거나 격리 조치되면서 무증상 상태에서의 감염을 차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팀은 "잠재적으로 노출된 모든 사람과 그들의 접촉자들을 검사로 전염 사슬을 중단시키는 데 도움이 됐을지도 모른다"며 "전 세계적인 대유행(팬데믹)으로 전환 속에서 우리는 공중 보건 당국이 적극적인 감시와 역학 조사를 실시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증상이 없는 시기에 노출된 접촉자들이 17명 정도 있었는데 이분들은 모두 모니터가 끝날 때까지 양성으로 확인되지 않아 무증상기에 감염된 사례는 콜센터 경우 보고되진 않았다"라면서도 "다른 연구들에서는 이런 무증상 또는 증상이 발생하기 전 하루나 이틀 정도 감염력이 있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어 전문가와, 국내외와 소통하기 위해 논문 형태로 정리를 해 보고드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논문에선 구로 콜센터 확진자와 접촉자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방역당국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당국은 확진자 발생 다음날인 3월9일 빌딩을 폐쇄하고 근무자와 거주자를 대상으로 12일까지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이후 13일부터 16일까지는 해당 빌딩 근처에 5분이라도 머물렀던 사람들을 휴대전화 위치 정보 등을 토대로 찾아 총 1만6628개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였다.

인구학적 정보를 이용한 건 857명으로 620명(72.3%)은 여성이었으며 평균 나이는 38세(범위는 20~80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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