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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EBS 온라인클래스 상황실 '워룸'…'빨간불' 들어오자 "즉시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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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박동현 기자)
뉴시스 제공
"여기 빨간 불 하나 들어왔네? 즉시 대응 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

22일 오후 2시30분 서울 구로구 유비온 사무실에 마련된 EBS 온라인클래스 현장상황실. 데이터가 저장돼 있는 중앙컴퓨터 클라우드로 접속하는 클라우드 게이트웨이 상황을 나타내는 모니터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한 게이트웨이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현장에 대기하던 관계자들이 노트북에 눈을 돌렸다. 노트북에는 빨간색 글자로 적힌 기록이 연달아 나타났다. 한 IP(주소)에서 1초 간격으로 다운로드 시도가 연달아 벌어진 것이다. 붉은 표시는 3분만에 이내 사라졌다.

22일 모든 초·중·고등학생이 원격수업에 참여한지 사흘이 지났다. 앞선 1, 2차 온라인 개학날 접속 장애로 우려를 낳았던 학습관리시스템(LMS) EBS 온라인 클래스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위기다.

EBS는 지난 14일부터 온라인클래스 전체 시스템을 운용하는 IT 업체 '유비온' 사무실에 기술상황실 '워룸(전쟁상황실)'을 차렸다. 현장에는 EBS 김유열 부사장을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MS), 베스핀글로벌, SK브로드밴드, 유비온, LG CNS 관계자 20여명이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몸으로 부딪히면서 시스템을 안정화시켰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당국과 EBS,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등은 지난달 중순까지도 전국 초·중·고교생 전원을 원격수업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박백범 차관은 "31번 환자로 말미암은 '슈퍼 전파' 이전인 3월 초에는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EBS 또한 온라인 클래스를 만들기 전에는 대구경북에 국한한 원격수업 지원을 구상했다. EBS 김명중 사장은 "맨 처음에는 대구, 경북 지역을 위해서 지원이 가능하냐는 논의가 있었는데 일이 커졌다"며고 말했다.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의 인프라를 증설하는 예산지원이 결정된 것은 지난달 18일이다. 업무협약은 25일에야 맺어졌다. 1차 온라인개학날인 지난 9일에서 5일이 지나서야 '워룸'도 꾸려졌다.

IC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진들도 '전무후무'한 일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마이크로소프트(MS) 김영욱 부장은 "이렇게 급하게 폭발적으로 서버 용량을 늘렸던 일은 저희로서도 전무후무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전체 초중고생들이 이용할 수 있을만큼 인프라를 증설하는 데 걸린 시간은 길어야 1주 남짓이다.

온라인클래스 데이터베이스로 접속하는 통로인 게이트웨이를 하루만에 8개에서 80개로 10배 늘리는가 하면, 클라우드 용량을 최대 3만명 수준에서 2주만에 700배로 늘렸다.

이날 오후 2시 27분에 온라인클래스에 접속해 있던 학생 수는 22만3천244명이다. 최대 동시접속자는 67만명에 달했다. 지난 온라인개학날과 같은 접속장애는 일어나지 않았다. 일부 오류가 있어도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곳의 일이 끝난 게 아니다. 원격수업은 계속 진행된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5월5일까지 연장됐고, 교육부는 등교개학의 시점과 방식을 정하되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형태를 고려하고 있다.

'워룸' 실무자들은 매크로를 이용해 학습내역을 조작하는 부정학습자를 가려내는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 혹시 모를 디도스(DDoS,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에도 대응 채비를 갖추는 중이다.

클라우드 운영을 맡고 있는 베스핀글로벌 관계자는 "삼중으로 방화벽을 구축했다"며 "수강 진도를 채우기 위해 편법으로 쓸 수 있는 매크로 작업을 막는 일상적인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클래스 개발을 맡은 유비온 구재명 부장은 "보안을 강화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며 "부정학습자를 네 종류로 분류하고, 기술적으로 판별해 교사들에게 안내할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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