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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살림 54.5조 적자 '역대 최대'…코로나로 올해도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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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공

지난해 경기 부진에 따른 세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54조원을 넘어서면서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하는 국가채무도 700조원을 넘겼다.

국가 재정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지만, 올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악화한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작업에 들어가면서 재정건정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7일 발표한 2019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통합재정수지는 12조원 적자를 냈다. 2015년 2000억원 적자를 낸 지 4년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17조6000억원) 이후 10년 만에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0.6%로 2009년(-1.5%) 이래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7년(-1.3%)·1998년(-3.5%)·1999년(-2.2%)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015년(-0.01%)에 이어 이번이 6번째다.

지난해 관리재정수지도 54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관리재정수지는 2008년부터 12년 연속 적자 행진하고 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있던 2015년(-38조) 이후 세수 호황과 활기를 띤 반도체 업황 덕분에 3년 연속 규모가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도 -2.8%로 2009년(-3.6%) 이후 10년 만에 적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미래세대를 위해 쌓아놓는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한 수치로 한 해 동안의 나라 살림살이를 파악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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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2019년도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통합재정수지는 1조원 흑자, 관리재정수지는 42조3000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결산을 보면 각각 예상보다 13조원, 12조1000억원가량 적자 규모가 커졌다.

강미자 기재부 재정건전성 과장은 재정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증가한 이유에 대해 "2018년 초과 세수에 따른 세계잉여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방교부세가 10조5000억원 정산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경기 둔화로 인한 기업 실적 부진으로 세입이 줄어들고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따라 적극적으로 재정을 집행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예산 불용률은 1.9%로 2006년(1.6%)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적극적인 재정 집행에 비해 세수가 줄어들자 부족한 재원을 국채발행 등으로 메우면서 국가채무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1년 사이 48조3000억원 늘어나 72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7.2%에서 38.1%로 올라갔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가 11조7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을 편성함에 따라 올해 국가 채무 규모는 당초 예상인 805조2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이 늘어난 815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39.8%에서 41.2%로 올라가게 된다. 관리재정수지도 본예산 때 예측한 적자 규모(71조5000억원)보다 10조5000억원 증가해 8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1차 추경으로 인해 4.1%까지 오를 전망이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4.0%를 넘어간 건 1998년(-4.6%) 이후 22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 유럽연합(EU)의 재정준칙인 GDP 대비 3.0%도 훌쩍 넘어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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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코로나19 피해가 커지자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위해 2차 추경편성 작업에 착수했다. 소득 하위 70% 1400만 가구에 지급 예정인 긴급재난지원금 소요 재원은 약 9조1000억원이다. 이 중 2조원은 지자체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7조1000억원은 예산 지출구조 조정을 통해 최대한 충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 가구를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필요한 재원 규모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부처 반대 기류에 7억원 지출 구조조정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긴급재난지원금의 규모를 늘릴 경우 추가 국채 발행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올해 세수 또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세입 경정을 위한 3차 추경 가능성도 거론된다. 세입 경정은 부족한 세수를 추경을 통해 메우는 것을 의미한다. 3차 추경을 할 경우 필요한 재원 역시 국채로 발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강 과장은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제상황 극복을 위해 재정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재정건전성 지표가 다소 악화될 전망"이라며 "채무 증가속도를 예의주시하면서 건전성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충분히 고려해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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