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민성 기자) SK하이닉스가 기술력이 높은 우수 엔지니어에 대해 정년에 관계없이 계속 일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
27일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천캠퍼스에서 이석희 사장과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왁(자지껄) 콘서트'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CEO(최고경영자) 공감경영 선언'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개발·제조 분야의 숙련된 인력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고 보고 우수 엔지니어로 인정되면 정년이 지나도 전문성에 따라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내년 정년 대상자부터 이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정년은 60세다.
업계에서는 이 제도가 중국 등으로 반도체 분야 기술인력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직원 2만5천명 가운데 연구개발(R&D) 및 제조 공정 엔지니어는 1만명 가량 되는데 이중 정년이 가까워진 핵심 기술인력이 연장 근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오랫동안 회사 성장에 기여한 우수한 기술인력들이 정년을 넘어서도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돼, 개개인은 물론 회사의 기술 역량 또한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제도는 해외 업체를 견학하고 돌아온 일부 직원들의 자발적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디스플레이도 지난 2011년 우수한 연구·개발(R&D) 인력과 공정·장비 엔지니어들에게 실질적인 정년 연장을 가능하게 하는 '정년 후 연장근무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또 상대평가 제도를 2020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동료 간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길 수 있는 제도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초에 목표를 세우고 반기와 연말에 평가를 받던 정기평가를 프로젝트별 상시 업무평가로 대체한다. 직원 호칭에도 변화가 생긴다.
세대·직위·직군 간 소통을 강화하고 직원들의 자발적 의견 개진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기술사무직 전 직원의 호칭을 TL(티엘)로 통일하기로 했다.
기존의 호칭 체계는 사원·선임·책임·수석 등 4단계였는데 이런 직급 호칭을 아예 없앤 것이다.
TL은 '기술적 리더'(Technical Leader), '재능있는 리더'(Talented Leader) 등의 중의적 의미가 담겨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 같은 호칭 체계 변화는 소통 강화 등을 위해 다른 기업에서도 다양하게 도입된 상태다.
CJ그룹은 지난 2000년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님' 호칭을 도입했고, 이런 추세는 아모레퍼시픽이나 SK텔레콤 등 다른 이종업계 기업들로도 확산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발표한 공감경영 선언에 대한 임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이른 시일 안에 세부적인 기준과 시행 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