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강원도교육청이 도내 국공립, 사립 등 전체 유치원 감사 결과를 모두 실명으로 공개하자도내 학부모들은 충격에 빠졌다.
실명 명단 공개 다음날인 26일 도교육청 홈페이지가 한동안 다운될 정도로 유치원 명단이 많은 관심을 받은 가운데 명단을 확인한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다니고 있는 유치원이 포함돼있다며 당혹감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작년까지 유치원에 다니다 올해 초등학교를 가게된 박모(8)군의 어머니 김모(37·여·원주시)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교사들에게 뒷돈을 챙겨주곤 했다”며 “다른 부모들도 다 해 우리 아이만 미움을 받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원주시에 거주하는 정모(27·여)씨도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위해 밤새 줄서가며 등록했는데 해당 유치원의 비리 적발 내용을 보면 당혹감을 감추기 어렵다”며 “이런 곳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라고 고개를 저었다.
춘천시의 한 유치원에 자녀 두 명을 보내고 있는 이모(34)씨는 "도교육청 홈페이지에서 비리 유치원 명단을 보고 난 뒤 잠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금도 지원금이지만 대부분 부모들이 특수활동비 명목으로 보조금을 제외하고 매달 20만원씩 납부했다. 그 돈이 아이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원장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사용됐다니 분통이 터진다"고 밝혔다.
반면 유치원 원장들은 도교육청의 비리내역 공개, 유치원 실명공개 등이 과한 처사라고 항변하고 있다.
원주시의 한 유치원 원장 B(51·여)씨도 "일부 유치원에서 비리 행태를 보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지 않은 유치원들까지 불신 가득한 눈으로 바라봐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26일 춘천경찰서 관계자는 “유치원 운영은 엄밀히 따지면 개인 사업으로, 비자금 조성 등 비리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항목은 검찰에 송치해도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며 “법 개정 없이는 실질적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도교육청이 지난 25일 언론에 공개한 유치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도내 전체 사립유치원에서 526건의 비리가 적발됐으며 공립유치원에서는 79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사립유치원은 위법부당한 회계집행이 156건으로 가장 많았고 적립금 변칙운영이 24건, 불법적 시설운영 7건, 기타 서류 미비 등 경미한 사례가 339건인 것으로 밝혀졌다.